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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자 의원의 ‘대찬 인생, 정치이야기’

[이사람]박혜자 의원의 ‘대찬 인생, 정치이야기’

등록 2013.12.21 08:54

최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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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국회의원 와이드 인터뷰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

▲ 여성들이 정치에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는 박혜자 의원
지난해 4.11 총선에서 광주 전남지역 19개 선거구 중 유일한 여성 후보였던 민주당 광주 서구 갑 선거구 박혜자 호남대 교수가 경쟁력 있는 후보들을 누르고 여의도에 입성했다.

지난 제9대 총선에서 광주 제5선거구에서 당선된 신민당 김윤덕 의원과 제16대 총선 광주 동구 민주당 김경천 의원에 이은 세 번째 여성 국회의원이 됐다.

광주와 전남에서는 16대 총선 이후 12년 만에 지역구 여성 국회의원과 최고위원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박혜자 의원을 어렵게 만나 정치 인생을 들어봤다.

박 의원의 유년시절과 학창시절은 큰 굴곡 없이 안정적이고 평탄했다. 20년간 행정학 교수로서, 2004년 전라남도 복지국장으로서, 정부위원회 참여 일원으로서 활동해 오던 박 의원은 2008년 CBS방송 ‘시사매거진’ 프로를 하게 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그는 처음으로 “삶을 산다는 것이 지옥일 수도 있다”는 생각과 어려운 이웃을 접하면서 가슴에 생체기를 내는 듯한 아픔을 느끼고, 이후 무모한 도전이지만 ‘정치인’의 행보를 걷기 시작했다.

“처음 국회의원을 나올 때 여러 고민을 했어요. 문제는 자기 결단이라고 생각했죠. 마음 속에 계속 가야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버릴 수 있다고 스스로 몇 번의 다짐을 하고 나왔기 때문에 흔들리지 않았어요”

<광주전남여성미디어클럽>은 지난 2012년 4월 총선에서 어렵게 지역구 의원으로 당선돼 민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 의원을 만나 여성정치인으로서의 삶과 진솔한 정치이야기를 들어봤다.

▲ 여성으로서 정치 활동의 어려움은 없나?

우리 사회는 연대가 필요한데, 아무래도 여성정치인들은 남성들보다 연대가 약해 지역구 관리가 제일 어렵습니다. 에피소드라면 제가 호남대 교수 생활도 했지만 최근에는 전남대 행정대학원 학생으로 관리자 과정을 등록했어요. 전남대 행정 교수 중에는 내 제자도 있는데 제가 그 밑으로 들어간 셈이 됐죠. 여성이 아무리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지역구 관리하고 선거 치르기가 굉장히 쉽지 않고 어려움을 많이 느낍니다.

의정활동 중에도 가령 예산으로 의견이 달라 싸울때도 있는데 심의를 마치고 공개적인 석상에서 하지 못하고 나와서 이야기 하다보면 여성이 저 혼자라 “무슨 여자가 욕심이 그렇게 많으냐”는 등 상당한 스트레스가 있기도 해요. 그래서 자기 컨트롤이 중요하고 무엇보다 배로 뛰어야 하죠. 저희 여성정치인들끼리 모여지게 되면 그런 얘기도 해요. “남자들보다 3배 이상은 뛰어야 한다”고요.

▲ 건강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저는 아침 6시면 정확하게 출근해서 국회에 나가 건강증진실로 들어갑니다. 7시까지는 반드시 운동하고, 7시 40분쯤 되면 사무실로 올라가 그날 일정을 준비하죠. 운동이 나를 지켜주는 시간이죠. 국회의원으로서 가장 특혜라고 생각하는 부분이기도 해요. 트레이닝도 받고 또 운동을 하면서 정치도 이뤄져요. 운동을 나온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서로 의견 조율도 하게 되더라구요.

▲ 여성정치인들의 소통의 자리가 있나?

최근에 민주당 여성의원들이 전체 그룹 카톡방을 열었어요. 카톡방을 통해서 의견을 올려보고 “그러면 이건 이렇게 해봐” 서로 조언이나 충고도 해주고 해요. 트위터나 페이스북도 직접 하고 있어요. 보통 차안에서 많이 하는데 자료가 남기 때문에 요즘은 하도 사태가 많이 터져서 못할 때가 많습니다.

▲ 현 정국이 불통이라고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불통이죠. 지난주 최고위 모두 발언에서 이런 얘길 했어요. “나는 내 얘기를 너무나 안 들어줘서 메아리 없는 이야기만 하는 것 같았는데, 우리 말 들도 있었어요?”라고요. 무력감이 오죠. 우리 사회의 상당한 문제는 오해에서 비롯되는 것이 많습니다. 부부간에도 이해가 잘 되면 해결되는 것이 많은데 소통이 안 되면 정말 곤란하죠. 박근혜 대통령 본인이 청와대에 갇혀 벌써 소리를 안 듣는 것인가하는 생각도 들어요. 또 원래 그것이 익숙하신 분 같기도 하고요. 성장과정을 봐도 어찌보면 당신 중심적이지 않나. 남의 말을 너무 안 들으시는 것 같아요.

▲ 박근혜 정부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우리는 이런 얘기를 계속합니다.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 왜냐면 그것이 박근혜 대통령을 위한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한 것이라면 박근혜 정부가 성공해야 하는 것이기 때문이죠. 그러자면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 야당이 왜 쓴 소리를 하는지 그것을 들을 수 있어야 하는데 안 듣기 시작하면 결국 독단이 되는 것 아닐까요? 이제는 국민들의 의식 수준도 높아져서 그렇게는 안 있을 겁니다. 그렇게 된다면 또 불행한 역사가 반복되는 것이고, 그렇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려면 반드시 이야기를 들어야 한다고 봅니다.

▲ 현 민주당의 입장은?

우리는 헌정이 중단되는 사태를 절대로 원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국민들에게 불행한 것이죠. 우리는 이미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때 이미 경험을 했어요. 그것을 잊으면 안된다고 봐요. 그래서 헌정이 중단되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이고 선거의 패배도 우리가 인정을 한 것입니다.

또, 박근혜 정부가 국정원에 대한 문제도 명확하게 진상규명하고 다시는 재발하지 않도록 조치를 하자는 거에요.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라든가 하는 것도 아니에요. 굉장한 오해가 있는 것 같아요. 우리는 야당이지만 정말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래요. 그래야 우리가 국민들을 편하게 하는 것이니까요. 최근 여론 조사 중에 처음 1위로 올라온 것이 ‘정국의 안정’이었어요. 정치 상황이 빨리 안정되길 바라는 것이 국민들의 의견인 것이죠. 박근혜 대통령이 정말 깊이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 박근혜 정부가 성공하길 바란다고 강조한 박혜자 의원
▲ 정치인으로서 보는 광주전남의 지원책은 어떠한가?

결국 일은 사람이 하는 것인데 MB정부때도 호남 사람이 없었어요. 공공기관이나 장차관급 인사를 보면 호남 인맥이 전멸상태였죠. 그나마 있는 사람들도 아버지때의 호남이지 자기 지역구가 아니였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호남의 채널이 끊겨있다고 봐지는 것입니다. 예전 같으면 탕평책으로라도 포장을 하고 속은 어떨지라도 겉으로는 ‘지역발전’이라는 말도 했는데 지금은 그런말 자체가 없어져 버렸어요. ‘균형발전’이라는 말도 없고 ‘탕평책’이라는 말 자체가 아예 안 나옵니다. 배려라는 말 자체가 없어져 버린 것 같아서 굉장히 우울했습니다. 제가 정치 초년생이지만 이미 정치에 입문한 이상 그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철저하게 호남의 사업이니 예산 등이 없어요. 꾸밈이나 장식도 없습니다. 어떻게 생각하면 광주하고 전북을 분리시키려고 하고 있는 것 같아요. 호남세를 약화시키려고 전북을 떼어내려고 하는 ‘분리전략’의 느낌이 듭니다.

우리 광주전남이 지역구가 8명인데 어떤 사람들은 대전보다 더 많다고 해요. 그런데 그게 많은게 아닙니다. 실제 인구비례로만 따진다면 수도권에 더 많이 의석수를 줘야 합니다. 그런데 그 문제를 자꾸 광주로 타겟을 잡아 오도시키는 일도 있어요. 광주 의원들이 8명이라고 하지만 민주당 의원들은 6명 밖에 아니에요. 이렇게 분리가 되고 있는 상황인데 ‘분리전략’도 하나의 전법이구나 그런생각까지 하게 됩니다.

▲ 정치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치란 우리 사회의 가치를 배분하는 것입니다. 산출물을 생산해 내 놓으면 그 가치를 어떻게 배분하느냐 결정하는게 정치인데, 쪼갤때 인구의 대표성만 보고 얘기해서는 안되구요. 우리가 열심히 땀흘려서 일하지만 그 파이를 나누는 것을 진보는 그것을 시장에다 맡겨서 열심히 일하는 사람,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주자는 것이고, 보수는 보다 적극적으로 정치가 개입을 해서 어려운 사람한테 더 주고 필요에 따라 분배해야 균형을 잡아 갈 수 있다고 봅니다. 이 가치의 배분은 우리 사회 모두에게 걸린 문제입니다.

우리가 자유민주주의를 얘기하는데 민주당 사람들은 두려움을 갖는 것이 자유민주주의라는 얘기는 시장에 맡기자는 것, 능력없는 삶은 도태되어야 한다는 무서운 결과가 될수 있기 때문에 함부로 말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됩니다.

▲ 지역민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우리 지역에게 말하고 싶은 것은 정말 정치에 관심을 가져달라는 거에요. 제가 특강을 가면 꼭 이런 말을 합니다. “능력있고 똑똑한 자식들 의사만 만들려고 하지 말고, 정치에 관심을 좀 갖게 해 주시라” 그런데 너무 힘든 걸 아니까 그렇게 하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는 것입니다. 왜 우리 지역이 그렇게 가난한가? 분배 방식이 수도권 위주나 영남권 위주로 짜여지기 때문입니다.

정치, 욕하고 버려버리면 그것을 좋아할 사람들이 있어요. 기득권층은 체제가 안정이 되니까 좋아할 수 밖에 없습니다. 격차를 줄이는 것은 정치가 없이는 안됩니다. 정의가 담보가 된 정치는 우리 사회가 함께가는 사회, 연대의 사회가 되어갈 수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정치를 버리면 안됩니다. 정치가 아무리 잘못됐다고 해도 그럴수록 뛰어들어서 정치를 고치지 않으면 우리 사회는 못 바꿉니다.

▲ 호남이 너무 고립되지 않느냐는 이야기 나오는데?

우리 지역이 민주당 성격이 강하지만 당시 서구에서 92~93%가 나오리라고는 상상을 못했습니다. 서구가 2,3등으로 높았어요. 이게 이해가 안됐고 동시에 드는 마음이 죄책감이었어요. 내가 우리 광주 사람들을 민주당으로 고립시켰구나하는 것. 내가 정말 잘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정치인으로서의 책임감과 죄책감이 컸죠. 호남민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지 않는가 대선 끝나고 마음이 잘 추스러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무언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지난 겨울 국회 앞에서 천배를 했습니다. 백팔배도 해 본적이 없는 사람이었는데 되더라구요. 천배를 하고 나니까 마음에 스스로 위안이 됐어요. 다시 힘을 얻었는데 우리 정치인들이 잘못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당시에는 “우리 민주당 도와주세요” 그렇게 했는데 지금은 우리를 절대적으로 지지해주던 그분들에게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 것 같아 무슨 방법이 있다면 어떻게라도 하고 싶은데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호남도 이제 고립시켜서는 안되고 경쟁이 되어야 합니다. 물론 영남도 마찬가지입니다.

▲ 정치 멘토는 누구?

현역 정치인 중에도 좋아하는 분들이 몇분 있습니다만 원로 정치인 중에 전 국회의장을 하셨던 김원기 의장을 굉장히 존경합니다. 그 분은 88년도에 협상과 타협을 통해 국회 정치를 살려내신 분입니다. 말하자면 국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해서 지방자치를 타협을 통해 이끌어 내신 분이죠. 고 노무현 전 대통령도 당시“나는 집행만 할테니까, 정치는 당신이 해 주시오”하고 이렇게 믿었을만큼 하시던 분입니다.

▲ 박혜자 의원
▲ 국회의원 임기 동안 꼭 하고 싶은 일이 있다면?

무엇보다 내년 지방선거가 잘 되어야 합니다. 선거를 잘 치르고 나야 우리 길이 보여요. 그렇지 않고는 지금으로서 무엇을 논한다는 것이 부질없는 것 같습니다. 정치는 멀리보고 강하는데 현안에만 사로잡혀서 어디로 어떻게 튈지 모르는게, 요즘은 큰 일 없이 하루를 넘기기가 힘듭니다. 그래서 “오늘 하루도 무사하게”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정치가 쉽지 않습니다.

정치인으로서 저는 여성 최고위원이기 때문에 일단 여성 진출을 적극적으로 끌어내고 도와야 된다는 것이 제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민주당에다가는 당헌에 여성 30%를 못 박아놨어요. 그 이후 첫 선거입니다. 남성들이 “그렇게 넣어줘도 못한다”는 말을 하기도해서 여성 정치인들이 어떻게든지 달성을 해야 하는 것이 제게 주어진 당면과제입니다.

▲ <광주전남여성미디어클럽>에 한마디 해주신다면?

여성미디어클럽이 여성정치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우군이 되어줘서 여성정치인들을 함부로 할 수 없는 그런 것을 보여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정치에 관심을 가지고 정치에 뜻을 펼쳐주시길 부탁합니다.

광주 최진경 기자 choi2jk@


뉴스웨이 최진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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