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워홈 주총 및 매각 계획 등 질문에 불편한 기색
이 날 구 전 부회장은 모자와 안경을 쓰고 공판 시작 10분 전에 도착했다. 구 전 부회장은 출석에 앞서 오는 31일 예정된 아워홈 임시 주총 등과 관련한 취재진의 질문에 "내가 (임시주총에 대해) 왜 대답하냐"며 법정으로 빠른 발걸음을 옮겼다.
구 전 부회장은 법정으로 이동하면서 "기자들이 법원 안 까지 들어올 수 있냐. 나 지금 바쁜데 대답할 거 없다. 주총은 비밀이다. 당신들한테 왜 밝혀야 하냐. 말이 되는 소리를 해라"는 등 질문을 막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구 전 부회장은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배임 등의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에 참석한 구 전 부회장은 마스크를 쓴 채 담담한 표정으로 피고인석에 앉아 재판에 임했다.
이날 5차 공판에서는 경영지원부 재경부문 실장을 지낸 증인 A씨, 세무회계 팀장을 보낸 B씨 등이 참석했다.
A씨는 구 전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2017년부터 2021년까지 명절마다 임원 지급 명목으로 구입한 상품권 일부를 현금화해 개인적으로 수령한 혐의 등에 대해 증언했다. B씨는 구 전 부회장이 골프장 회원권을 구 전 부회장 개인 명의로 매수한 혐의 등을 설명했다.
구 전 부회장은 ▲주주총회 결의 없이 자신의 급여를 증액을 지시한 뒤 초과 지급금을 받은 혐의 ▲회삿돈으로 상품권을 매수해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토지의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을 회사 대금으로 납부한 혐의 ▲골프장 회원권을 개인 명의로 매수하면서 회삿돈을 사용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아워홈은 2021년 11월 자체 감사 결과 구 전 부회장의 횡령 및 배임 정황을 파악하고 경찰에 고소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2022년 7월 구 전 부회장을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불구속 송치했다. 횡령액은 약 3억원, 배임액은 약 20억원으로 조사됐다.
앞서 그는 2021년 보복 운전 집행유예 판결을 받고 아워홈 대표이사직에서 해임됐다. 이후 같은 해 11월 회사로부터 횡령 및 배임 혐의로 고소 당했다.
구본성 전 부회장은 오는 31일 아워홈 임시 주주총회를 앞두고 있다. 안건으로는 구 전 부회장의 장남인 구재모 씨와 전 중국남경법인장 황광일씨의 사내이사 선임의 건, 기타비상무이사로 구본성 본임 선임의 건이 담겼다.
구 전 부회장은 2022년 2월 아워홈 보유 지분을 모두 매각하고 경영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밝혔지만, 이번 임시주총 안건이 통과되면 구 전 부회장 세력이 아워홈 이사회를 장악하게 된다. 구지은 부회장은 내달 3일 임기가 만료된다.
다만 이번 재판의 원고가 아워홈이기 때문에 구 전 부회장이 경영권을 획득하면 자체 고소 취하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구 전 부회장이 고소 취하를 목적으로 경영권 복귀에 나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한편 구본성 전 부회장의 횡령·배임 혐의에 대한 6차 공판은 내달 20일 오전으로 예정됐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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