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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무료 배달' 받고 '10% 할인' 얹고···배민, 쿠팡이츠에 맞불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무료 배달' 받고 '10% 할인' 얹고···배민, 쿠팡이츠에 맞불

등록 2024.04.01 16:21

김제영

  기자

쿠팡이츠, 지난주 와우 회원 대상 '무료 배달' 시작배민, 이달부터 알뜰배달 '무료'···기존 10% 할인 유지배달업계 '출혈경쟁' 재점화···쿠팡이츠, 요기요 턱밑 추격

그래픽=이찬희 기자그래픽=이찬희 기자

배달의민족이 쿠팡이츠가 띄운 '무료 배달'에 가세한다. 배달의민족은 기존의 음식값 10% 할인에 더해 알뜰배달의 배달비 무료 정책을 시작하면서 배달업계 1위 수성에 나선다. 앞서 쿠팡이츠가 무제한 무료 배달을 내세운 지 일주일 만에 혜택을 강화하며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은 이날부터 알뜰배달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알뜰배달은 지난해 4월부터 여러 배달을 동시에 시행하는 배민의 자체 배달 서비스다. 묶음 배달로 효율성을 높이면서 배달비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배민은 우선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알뜰배달 무료 제공을 시작한다. 배민 앱 내의 배너를 통해 알뜰배달 무료 쿠폰(최소 주문 금액 1만5000원)을 무제한 발급받도록 했다. 동시에 기존 제공하던 한집배달·알뜰배달 10% 할인 혜택도 유지한다. 두 가지 중 하나를 선택하는 식으로 혜택을 강화했다.

배민이 무료 배달에 나선 건 쿠팡이츠의 무료 배달 공세에 맞대응하기 위한 걸로 풀이된다. 앞서 쿠팡이츠는 지난달 26일 와우 회원을 대상으로 자체 묶음 배달 서비스인 '세이브배달'의 무제한 무료 배달을 시작했다. 그동안 배달 물가 상승에 주범으로 꼽히던 배달비가 무료로 전환된다는 점에서 파격적인 혜택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배달업계의 출혈 경쟁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배민은 특히 무료 배달에 기존의 10% 할인을 유지한 데다가 멤버십·구독과 같은 상품 가입 없이도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더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었다. 이를 통해 국내 배달 시장의 60%를 차지하는 배민의 입지를 더욱 굳건히 하려는 모양새다.

실제 배민은 지난해 배달비 경쟁력을 내세워 실적 개선에 성공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배민은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5% 성장한 6998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16% 오른 3조4155억원을 냈다. 배민에 따르면 알뜰배달 가입 매장의 주문 수는 가입 이전 대비 20% 증가하는 등 실적에 기여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쿠팡이츠가 막대한 자금력을 토대로 공격적인 외형 확장에 나서면서 배달업계는 또다시 '치킨게임'에 돌입할 전망이다. 앞서 배달업계는 코로나 당시 라이더의 공급이 부족해지자 배달비 프로모션으로 출혈 경쟁을 벌인 바 있다. 이번에는 엔데믹 이후 시장이 정체하자 소비자 모시기에 나선 모양새다.

특히 배달업계 3위인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턱밑까지 추격하면서 업계의 지각 변동도 예상된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월 국내 배달 앱 3사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배민 2193만명, 요기요 603명, 쿠팡이츠 547만명을 기록했다. 요기요는 전년 동기 대비 17% 감소한 반면 쿠팡이츠는 65% 급증했다. 요기요와 쿠팡이츠의 MAU 격차는 매월 줄어들고 있다.

이에 요기요도 배달비 낮추기에 돌입했다. 요기요는 지난주 무료 배달 멤버십 '요기패스X' 구독비를 기존 월 4900원에서 2900원으로 한시 인하해 이달부터 할인 금액(최소 주문 금액 1만7000원)이 적용된다고 밝혔다. 앞서 요기요는 지난해 11월 요기패스 구독비를 9900원에서 4900원으로 내린 바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쿠팡이츠가 요기요를 제치는 건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요기요가 가격 혜택적인 측면이나 식당 입점과 배달 서비스 부문에서 분명한 강점을 내세우지 못해서다. 그동안 소비자와 업주의 이탈로 경쟁력이 약화했고, GS리테일의 인수 이후 의사결정 구조가 경직됐다는 점도 약점으로 꼽힌다.

업계 한 관계자는 "코로나 당시 라이더 단가 경쟁도 기약 없는 출혈 경쟁을 이어가다가 코로나 종식과 함께 종결됐다. 이번 배달비 인하 경쟁 역시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배달 시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경쟁사가 파격적인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면 소비자 이탈이 불가피한 만큼 어쩔 수 없이 그 흐름에 따라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혜택 외에도 식당 업주 및 라이더의 처우 개선, 플랫폼 서비스 고도화 등 서비스적인 측면에서의 차별화 전략을 펼칠 수 있는데, 가격 인하 경쟁이 시작되면 이에 대응할 수밖에 없다"며 "건강하지 못한 경쟁을 벌이는 게 아쉽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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