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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단기납종신 환급률 '자율'로···한숨 돌린 생보업계, 다음은 '제3보험'

금융 보험

단기납종신 환급률 '자율'로···한숨 돌린 생보업계, 다음은 '제3보험'

등록 2024.03.25 15:16

김민지

  기자

금감원, 생보사에 가이드라인 제시 대신 '자율 시정' 권고최근 단기납종신 환급률 120%대 수준···재무건전성 우려↓업계 "당장 경쟁 재발 가능성 낮아···제3보험 시장 집중할 것"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감독원이 단기납 종신보험(이하 단기납종신)의 판매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 대신 환급률을 시장 자율에 맡기기로 결정했다. 생명보험업계가 앞서 환급률을 120%로 낮추고 김철주 생보협회장 역시 과당경쟁과 관련 자정 노력을 거듭 당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생보업계는 단기납종신 경쟁 재발 가능성은 낮다고 진단하면서 '제3보험' 상품 개발과 마케팅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감원은 생명보험협회에 개별 보험사들의 단기납 종신 현행 환급률 수준이 적정한지 평가하고 자율적인 시정에 나설 것을 권고했다. 금감원은 다음 달 상품 개정에서 시정 사항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 경영진 면담이나 현장 조사 등 조치를 취하겠다는 계획이다.

금융당국이 환급률 120% 초반대일 경우 보험사의 재무 건전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다고 판단하면서 생보사들의 다음 달 상품 개정에도 현행 환급률 수준이 유지될 전망이다.

단기납종신은 보험료 납입 기간이 5~7년으로 기존 종신보험 상품보다 짧고 보험료 납입 완료 시 환급률이 100% 이상이라 추가금을 얹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는 상품이다. 그러나 저해지 상품으로 분류돼 중도 해지할 경우 환급률이 50% 미만이란 것이 맹점이다.

지난해부터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며 생보사들은 계약서비스마진(CSM) 확보에 유리한 보장성 보험 판매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나생명을 필두로 단기납종신 환급률 경쟁에 불이 붙었고 신한라이프는 환급률이 업계 최고 수준인 135%를 내걸기도 했다.

과당경쟁이 시작되자 금감원은 재무 건전성 리스크와 불완전판매를 우려했다. 이에 지난 1월 생보사들에 대한 현장 점검과 서면 점검에 나섰다. 지난 17일에는 소비자 경보를 내리고 불완전판매 모니터링을 진행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금감원이 환급률을 직접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배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그러나 금감원은 비교적 온건한 수준에서 환급률을 업계 자율에 맡기는 것으로 결정내렸다.

이는 이미 생보업계가 환급률을 120%로 낮춘 데다, 생보협회 차원에서도 과당경쟁 자제하겠다는 목소리를 낸 것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다시 과당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제기되나, 금감원에서 다시 과열 조짐이 보이면 즉각 경영진 면담을 조치하겠다고 밝힌 만큼 이전만큼의 경쟁은 벌어지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생보사들은 일단 환급률을 어느 정도 지키며 보장성보험 상품을 판매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우선 금감원에서 어느 선까지는 용인하겠다는 취지로 자율적으로 맡긴 것이니까 그나마 나은 상황"이라며 "이미 한두 달 전 높은 환급률로 판매를 진행했다 보니 더 공격적인 마케팅을 하기엔 무리가 있는 데다 추가로 고객을 유인할 수 있는 지점도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생보사들은 단기납종신 경쟁에 열을 올리기보다는 제3보험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이미 대형 생보사들을 중심으로 제3보험 상품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선회하는 추세다.

제3보험은 생·손보사가 모두 취급할 수 있는 상품으로, 질병이나 상해 또는 병간호를 보장하는 보험이다. 질병보험이나 암보험, 간병보험 등이 이에 속한다. 제3보험은 마진이 높은 보장성 상품으로 연평균 7%의 고성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손보업권 시장 점유율이 70% 이상을 차지하는 등 업권 간 불균형 성장이 지속하고 있다.

생보사들은 올해 초부터 제3보험 신제품 출시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삼성생명, 한화생명을 비롯해 중소형사인 동양생명과 AIA생명 등도 제3보험 신상품을 선보였다. 제3보험 시장 역시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생보업계는 여전히 새로 발굴한 담보가 남아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생명보험협회 또한 제3보험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해 상품개발의 유연성을 확대하고 소비자 수요가 높은 신규 담보 발굴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보험개발원과 공조해 통계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상품 개발을 지원하고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를 활용해 그동안 보장하지 않았던 영역의 보장도 강화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기납종신은 현 상태의 환급률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여기서 근소하게 올리든지 혹은 내리는 방향으로 가겠지만, 이 또한 시장 상황을 보고 각 사가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대형 생보사를 필두로 제3보험 강화 쪽으로 턴어라운드를 많이 했고 이미 제3보험 상품들을 많이 선보였다"며 "이전처럼 단기납종신에만 집중하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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