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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신약개발 리스크 줄인다···AI 손잡는 제약사들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헬스케어, AI입다

신약개발 리스크 줄인다···AI 손잡는 제약사들

등록 2024.03.13 14:26

유수인

  기자

100만건 이상 논문, 1000개 이상 화합물 탐색 가능신약개발 기간·비용 대폭 낮춰···韓 시장, 전세계 9번째AI기업과 협력 늘어···정부도 'K-멜로디'로 지원사격

신약개발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고수익) 사업이다. 1조원 이상의 막대한 개발비용과 긴 개발기간, 낮은 성공률 등의 문제로 인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이지만 혁신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단일제품 하나로 연간 10억 달러(1조3103억원)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그래픽=홍연택 차장신약개발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고수익) 사업이다. 1조원 이상의 막대한 개발비용과 긴 개발기간, 낮은 성공률 등의 문제로 인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이지만 혁신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단일제품 하나로 연간 10억 달러(1조3103억원)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그래픽=홍연택 차장

인공지능(AI) 기술이 기존의 신약개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로 떠오르자 국내 제약기업들도 기술 확보에 팔을 걷어붙이고 있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기업들은 글로벌 기업 대비 낮은 연구개발 투자, 인력부족 등으로 효율적인 신약개발이 중요하다.

신약개발은 대표적인 '하이리스크 하이리턴'(고위험·고수익) 사업이다. 1조원 이상의 막대한 개발비용과 긴 개발기간, 낮은 성공률 등의 문제로 인해 쉽게 뛰어들기 어려운 분야이지만 혁신 신약 개발에 성공할 경우 단일제품 하나로 연간 10억 달러(약 1조3100억원) 이상의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신약 개발은 크게 ▲후보물질 발굴(Discovery) ▲전임상(Pre-Clinical Development) ▲임상 개발(Clinical Development) ▲상용화(Commercialization) 단계를 거친다. 통상 후보물질 발굴에서만 5년 이상의 기간이 걸리고 전임상~임상 개발 단계에서 5~10년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이에 신약개발에 투입되는 비용 대부분이 이 단계에서 쓰인다.

막대한 시간·비용 투입에도 불구하고 상용화로 가는 길은 멀고도 험하다. 미국바이오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신약후보 물질이 품목허가 승인을 받을 확률은 7.9%에 불과했다.

반면 AI를 활용할 경우 한 번에 100만건 이상의 논문과 1000개 이상의 화합물 탐색이 가능해 질환에 맞는 타깃 발굴이 용이해진다. 연구자 수십명이 1~5년간 해야 할 일을 하루 만에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신약개발에 드는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해 줄 수 있다는 이점 때문에 글로벌 빅파마들은 타깃 발굴·후보물질 도출·임상시험·기존 약물용도 변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기술을 적용하고 있다.

한국의 AI활용 신약개발 시장 예측.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한국의 AI활용 신약개발 시장 예측.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보고서

시장조사기관 글로벌 마켓 인사이트는 AI를 활용할 경우 신약 개발 기간은 평균 10년에서 3년으로, 비용은 1조2000억원에서 6000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관련 세계 시장 규모는 연평균 45.7%씩 성장해 2027년 40억350만 달러(약 5조원)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의 AI 신약개발 시장 또한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최근 발간한 'AI 활용 신약개발 경쟁력 강화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AI 신약개발 시장은 2021년 기준 1340만 달러(약 175억5800만원)로 전 세계에서 9번째로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34.6%로 성장해 5910만 달러(약 774억3870만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은 약물재창출, 타겟발굴, 의약품 후보물질 발굴 등 다양한 부문에서 AI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동국제약은 최근 분야별로 강점을 가진 AI 플랫폼 기술기업들과 연달아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며 신성장동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말에는 AI 신약개발 플랫폼 기업 아론티어와 협약을 맺고 첨단의약품 개발에 나섰다.

아론티어는 2017년 설립된 AI 활용 단백질 구조 기반의 혁신신약개발 스타트업이다.

앞서 지난달 16일에는 온코빅스와 MOU를 체결하고 상처치료제나 기능성 화장품 등에 사용되는 병풀 활용 '테카(TECA)'와 인사돌의 주성분인 '에티즘(ETIZM)' 등 천연물을 통한 항균 및 항염 효과의 개량신약을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동국제약은 온코빅스의 약물 도출 플랫폼인 TOFPOMICS(토프오믹스)를 다양한 질환군의 약물 설계에 적용해 연구 영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삼진제약은 뇌 질환 영상 AI 솔루션 전문기업 '뉴로핏'에 10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뉴로핏은 AI 기반으로 진단-치료 가이드-치료 등 전 주기에 걸쳐 뇌 영상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신약 및 치료 기술 개발의 진보를 꾀하고자 자사 솔루션을 활용해 글로벌 임상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삼진제약은 뉴로핏의 기술력에 자사의 풍부한 연구 자원 및 인프라를 접목시켜 상호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가시적 성과를 낸다는 계획이다.

현재 삼진제약은 비상장 바이오텍인 아리바이오의 경우용 치매 치료제 'AR1001'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지고 있다. 앞서 삼진제약은 지난해 아리바이오와 'AR1001'의 국내 임상 3상 공동 진행 및 국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밖에도 회사는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해 지난해 아론티어와 협약을 체결했다. 삼진제약이 아론티어에 약물 타겟을 제안하고, 아론티어는 자사의 혁신신약 개발 플랫폼 'AD3' 기술을 적용해 개발 가능성 높은 후보물질을 신속히 확보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후 아론티어가 후보물질을 발굴하면 삼진제약이 이를 검증하고 최적화해 상용화에 필요한 절차들을 진행하게 된다. 도출된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지적재산권은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하고, 삼진제약은 상용화에 필요한 '실시권'을 독점적으로 보유하게 된다.

동아에스티도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심플렉스, 연세암병원과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매치료제 등 약물 개발에 나서고 있다.

한미약품은 아이젠사이언스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활용해 항암 분야에서 신규 후보물질 발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아이젠사이언스가 독자 보유한 AI 플랫폼을 기반으로 신규 항암 후보물질을 발굴 및 제안하면, 한미약품이 신약개발 전문 기업으로서 축적한 R&D 역량을 토대로 해당 물질의 도입 여부를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아이젠사이언스는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 DMIS 연구팀의 독자 기술력을 바탕으로 2021년 4월 설립된 바이오벤처 기업으로, 약물의 잠재적 표적 및 작용 기전을 도출할 수 있는 전사체(Transcriptome) 데이터 기반 AI 신약개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동아에스티도 AI 기반 신약 개발 기업 심플렉스, 연세암병원과 고품질 데이터를 기반으로 치매치료제 등 약물 개발에 나서고 있고, 유한양행, 동화약품, 보령 등 다수 제약사도 AI 신약 개발 전문 플랫폼 회사들과 협업 중이다.

자체적으로 AI신약개발 내부 역량 강화에 나선 기업들도 있다.

대웅제약은 크리스탈파이, 온코크로스, 닥터노아바이오텍과 같은 다양한 AI 기업과 협업을 통해 AI 신약개발에 나서는 한편, 동시에 자체적인 AI 플랫폼 고도화를 위해 2021년 AI 신약개발팀을 신설하기도 했다. 회사는 SK바이오팜 출신의 국내 컴퓨터 기반 신약 디자인 과정(CADD) 분야 전문가인 오경석 박사를 영입하기도 했다.

JW중외제약은 신테카바이오, 온코크로스, 디어젠, 큐어에이아이 테라퓨틱스 등 다수의 바이오 및 AI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신약 개발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또 자체적으로 빅데이터 플랫폼 '클로버'를 구축, 이를 통해 항암제, 면역질환 치료제, 줄기세포 치료제 등 다양한 혁신 신약 후보물질을 발굴 중이다.

제약바이오 업계를 지원하는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일찍이 AI 기반 신약개발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4년 전 AI 신약개발지원센터를 설립해 지속적으로 교육, 홍보사업 등을 진행해왔다.

협회는 올해 산업계의 AI 신약개발을 가속화하기 위해 지난 1월 12일 기존의 AI 신약개발지원센터를 AI 신약융합연구원으로 확대·발족하고, 초대 원장으로 김화종 강원대 교수를 선임하기도 했다.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분야에 AI 기술 활용이 늘자 정부도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일명 'K-멜로디(MELLODDY)'로 불리는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K-멜로디는 유럽의 EU-멜로디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AI 신약개발의 걸림돌로 꼽히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을 사전에 방지하면서도 각 기관이 보유한 데이터를 실질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연합학습기술(Federated Learning)을 활용하는 국가 연구개발사업이다.

김화종 원장이 K-멜로디 사업단장으로 있으며, 사업기간은 2024년부터 2028년까지 5년이다. 총 사업비는 348억원이다.

제약바이오협회는 K-멜로디의 주관기관으로 사업단을 구성해 내달부터 세부과제 기획, 공모‧선정 등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단은 국내 제약바이오산업의 AI 활용 신약개발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연합학습 기반 신약개발 가속화 시스템 구축과 성공사례 조기 창출을 목적으로, ▲연합학습 플랫폼 구축 ▲신약개발 데이터 활용 및 품질관리 ▲연합학습 플랫폼 활용 활성화 등의 세부사업을 진행할 방침이다.

김화종 원장은 "이번 사업을 통해 국내 제약바이오기업이 AI를 신약개발에 실제로 적용하는 구체적인 도구를 확보하고 기업간 협력과 경쟁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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