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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인텔, 파운드리 '신의 영역' 도전장···삼성이 긴장하는덴 이유가 있다

산업 전기·전자 NW리포트

인텔, 파운드리 '신의 영역' 도전장···삼성이 긴장하는덴 이유가 있다

등록 2024.02.25 07:00

수정 2024.02.27 19:50

김현호

  기자

인텔 파운드리에 힘싣는 美···장관에 거물 CEO 출동올해 1.8나노급 칩 생산···고객사된 MS에 수주액 폭등 2나노 벽 허무는 EUV까지 최초 적용···2027년 분기점

인텔이 1나노급 반도체를 2024년부터 양산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인텔이 1나노급 반도체를 2024년부터 양산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인텔이 1나노(㎚·1나노=10억 분의 1m)급 칩을 삼성전자와 TSMC보다 3년이나 앞당겨 생산하겠다고 밝혔다. 3~4나노 공정에 대한 경험이 충분치 않은 인텔의 선언으로 반도체 업계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인텔의 '파운드리 드림'에는 미국이 나서서 지원 중이며 반도체 업계의 큰손들도 '손님'으로 대기하고 있어 파운드리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인텔 행사에···美거물급 인사 출동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지난 21일(현지시간) 미 캘리포니아 새너제이 컨벤션센터에서 '인텔파운드리서비스(IFS) 다이렉트 커넥트 2024'를 열고 인텔 파운드리(Intel Foundry)를 공식 출범했다. 이 자리의 참석 및 외부 연사로는 지나 러몬도 미 상무부 장관과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CEO(최고경영자), 르네 하스 Arm CEO, 샘 알트만 오픈AI CEO 등이 포함됐다.

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인텔 제공팻 겔싱어 인텔 CEO. 사진=인텔 제공

이번 인텔의 행사는 전 세계 화두인 AI에 집중됐다. 팻 겔싱어 인텔 CEO는 "AI는 세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으며 기술과 이를 구동하는 반도체에 대한 관점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칩 설계자들은 물론 인텔 파운드리에도 전례 없는 기회를 창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이날 5N4Y(4년 내 5개 노드 달성) 공정 로드맵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고 3D 첨단 패키징 설계를 위해 TSV(Through Silicon Via)로 최적화한 인텔 3-T 제조도 나서겠다고 전했다. 이어 2년마다 새로운 노드의 공개 계획을 밝히며 데이터의 집적도가 2년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이 아직 끝나지 않았음을 천명하기도 했다.

한태희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교수는 "겔싱어가 CEO로 취임한 이후 여러 가지 로드맵을 발표했으나 지키지 못한 약속도 있었고 심지어 최근에 출시된 메테오레이크 같은 CPU(중앙처리장치)에는 첨단 기술이 적용됐으나 시스템 레벨에서 눈에 띄는 결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다만 한 교수는 "미국 정부는 (인텔에) 상당히 많은 보조금을 지급하는 등 제조업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며 "대놓고 한국이나 대만 등 극동 지역에 편중된 (제조 기술력을) 가져와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언급하고 있어 우리 나라에게는 심각한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1나노 '문' 열자 주문 폭주···3년 뒤 괴물 EUV 적용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길을 끌었던 점은 인텔이 계획보다 앞당겨 올해 1.8나노(18A)급 반도체 칩 양산에 나서겠다고 밝힌 것이다. 현재 삼성전자와 TSMC의 최선단 공정이 3나노인 점을 고려하면 '신의 영역'으로 분류되는 1나노급 칩을 후발주자인 인텔이 한발 앞서 뛰어든 셈이다.

반도체 칩 성능은 전기 신호가 오가는 회로의 선폭을 얼마만큼 좁히는지에 따라 달렸다. 선폭이 좁을수록 소비전력은 감소하고 처리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이다. 또 반도체 칩이 만들어지는 웨이퍼는 크기가 12인치에 머물러 있어 한정된 공간에서 더 많은 반도체를 만들어야 파운드리 기업의 생산성이 올라가게 된다.

인텔의 18A 첫 대형 고객사는 MS다. 나델라 MS CEO는 이번 행사에서 "우리는 신뢰할만한 최첨단, 고성능, 고품질 반도체 공급망을 필요로 한다"며 "인텔 18A 공정 기반 칩을 설계하고 생산하기로 결정한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칩 종류는 지난해 MS가 발표한 AI 칩 '마이아'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고객사의 이름값이 부재한 삼성전자로선 뼈아픈 대목이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 파운드리 고객 수가 2022년 100개에서 2028년 210개로 늘어 6년 만에 2배 이상 확대가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최근에 밝혀진 삼성의 주요 고객사로는 일본의 프리퍼드 네트웍스, 캐나다 텐스토렌트, 미국 그로크 등 중소기업에 불과해 인텔, TSMC 고객 대비 이름값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대형 고객사 확보로 인텔의 수주 잔액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말 100억달러(약 13조원) 수준에 그쳤던 인텔의 수주액은 150억달러로 늘어났다. 인텔이 자체 설계 칩이 아닌 외부 고객의 일감을 파운드리 한 경험이 없음에도 불과 두 달여 만에 수주액이 50% 늘어난 것이다. 이는 MS와 같은 대형 고객사 확보가 컸다는 분석이다.

인텔, 파운드리 '신의 영역' 도전장···삼성이 긴장하는덴 이유가 있다 기사의 사진

삼성전자와 TSMC는 2027년에 1나노 시대를 연다. 인텔도 양사와 같이 1.4나노급(14A) 칩 양산에 돌입한다. 3년 후 3사의 파운드리 기술력이 비슷한 수준에서 평가되는 셈이다. 인텔의 무기는 네덜란드 ASML로부터 업계 최초로 공급받은 '하이 NA EUV(극자외선) 장비'에 있다.

2나노 벽을 돌파하기 위한 필수 장비로 꼽히는 하이 NA EUV는 시간당 처리할 수 있는 웨이퍼양이 200장에 달하고 기존 EUV보다 파장이 짧아 더 미세한 회로를 구현할 수 있다. 인텔은 지난해 말 이 장비를 공급받았고 미국 오레곤 공장의 14A 공정에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한태희 교수는 "인텔이 3나노 칩 양산 경험도 부족하다는 얘기가 나오기는 하나 지난 몇십 년 동안 저력을 보여주었다"며 "3나노와 같은 기술들이 갑자기 생겨난 것이 아니라 과거로부터 이어진 연속성이라 기술력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와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교수는 "삼성전자도 작년에 200억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고 알려졌는데 MS는 삼성의 고객사들과 비교할 수 없는 고객"이라며 "현재까지의 (파운드리) 영향은 인텔이 훨씬 크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ASML 기술의 원천은 미국이기 때문에 인텔이 미 정부를 등에 업고 (하이 NA EUV를) 입도선매한 것"이라며 "2나노 이하 칩은 이 장비가 있어야만 대응할 수 있고 초기에는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으나 인텔이 (파운드리에서) 치고 나갈 여력을 만들 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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