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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주총 앞두고 부는 행동주의 바람···기업 밸류업 '날개' 달까

증권 증권일반

주총 앞두고 부는 행동주의 바람···기업 밸류업 '날개' 달까

등록 2024.02.20 15:09

수정 2024.02.20 15:12

류소현

  기자

행동주의 대상 기업, 22년 47개 사→23년 73개 사 급등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까지 '시너지' 예상올해 발표된 자사주 소각 계획 규모 3조 넘어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3월 주주총회 시즌을 앞두고 행동주의 펀드들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금융당국이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해소하기 위해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도입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갈수록 활발해지고 있는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주주총회에서 주주환원 정책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이뤄질 전망이다. 행동주의 펀드가 기업을 상대로 주주환원 정책을 요구하는 경우가 늘어나는 가운데 정부 역시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기업이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도록 독려하겠다고 팔을 걷어붙였기 때문이다.

정부가 이달 말 발표할 예정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세부안은 PBR(주가순자산비율)이 낮은 기업의 기업 가치를 높이도록 유도하는 추가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PBR을 높이기 위해서는 ROE(자기자본이익률)를 높여야 하는데, 배당과 자사주 소각 같은 주주환원 정책은 자기자본을 낮춰 ROE를 높이는 대표적인 방법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ROE 관리 요구는 일본, 대만 등 글로벌 주식시장 표준으로 발전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정책 당국이 이에 발맞출 경우 기업에 적극적으로 ROE 관리를 요구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에 주주환원책을 요구하는 행동주의 펀드의 공세도 차츰 본격화될 전망이다. 상법에서는 주주 제안을 정기 주총일 6주 전까지 서면으로 제출하도록 하고 있는데 대부분의 기업이 3월에 주주총회를 열기 때문이다. 주총 소집 결의와 통지·공고, 배당 결정은 주총 개최 2주 전까지 해야 한다.

이미 얼라인파트너스, VIP자산운용 등이 행동에 나선 상태다. 얼라인파트너스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7개 금융지주를 상대로 주주환원책을 요구했다. 얼라인파트너스는 국내 은행주의 주주환원율이 선진국 대비 저조하다고 지적하며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통해 주주환원율을 최소 50%까지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씨티오브런던·화이트박스어드바이저스·안다자산운용 등 5개 행동주의 펀드 연합이 삼성물산에 지난 2일 주주 제안서를 제출했다. 이들은 기존에 삼성물산이 제시한 배당안(보통주 주당 2550원, 우선주 주당 2600원)보다 많은 보통주 4500원, 우선주 4550원의 배당을 요구했다. 또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장내 매입도 제시했다.

행동주의 펀드의 움직임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인사이티아에 따르면 2020년 10개사에 불과했던 국내 행동주의 펀드의 대상 기업 수는 2022년 47개 사, 2023년 73개 사로 급증했다.

기업들 역시 주주환원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태다. 기업 측 문서에 주주환원이 언급되는 빈도가 늘어났을 뿐 아니라 올해 공시된 자사주 소각 계획의 규모도 역대급이다. 현재까지 20개의 상장법인이 도합 3조1751억원 규모의 자사주 소각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자기주식 소각 규모가 4조7626억원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자사주 소각 규모는 더 커질 전망이다.

이미 행동주의 펀드의 제안을 수용해 주주환원책을 강화한 기업도 있다. 삼양그룹 계열사 삼양패키징은 지난 16일 158억 원 중 절반인 79억원을 현금배당(보통주 주당 500원)하고 나머지 79억원을 자사주 매입·소각에 쓰겠다고 공시했다. 자사주 매입·소각이 주가 부양에 보다 효과적이라는 VIP자산운용의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저 PBR 문제를 가장 잘 해결할 수 있는 것은 행동주의 펀드"라며 "이번에는 정부 정책도 저 PBR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을 지지하는 상황에서, 행동주의 펀드들의 주장이 힘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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