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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바이오 품고 주가 하락 오리온, 회복세 접어드나

유통·바이오 식음료

바이오 품고 주가 하락 오리온, 회복세 접어드나

등록 2024.02.16 10:01

수정 2024.02.16 17:07

김제영

  기자

지난달 레고켐바이오 인수 발표 직후 주가 큰 폭 하락레고켐 실적 손실, 지분법에 따라 약 25% 수준 반영

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오리온 제공오리온 본사 전경. 사진=오리온 제공

오리온이 매출 3조 클럽을 목전에 두고 폭락한 주가를 복구하지 못하고 있다. 제과기업 오리온의 과감한 바이오 투자에 의구심이 제기된 탓이다. 오리온 신사업 전반의 성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한 '빅딜'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오리온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2조9124억원, 영업이익 4923억원을 거뒀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1.4%, 5.5% 증가한 성과다. 영업이익률은 16.9%로 전년 대비 0.7%포인트 상승했다.

이번 실적은 특히 한국 법인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법인의 지난해 매출은 1조700억원으로 전년 대비 13.9% 증가했다. 한국 법인이 매출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88억원으로 20.4% 늘었다.

해외 법인의 경우 중국과 러시아 법인 매출은 각각 1조1789억원, 2003억원으로 7.5%, 4.5% 감소했다. 베트남 법인은 0.5% 증가한 475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이는 중국·베트남의 최대 명절인 춘절·뗏 시점 차이와 중국 위안화 약세 및 러시아 루블화 가치 폭락의 영향을 받았다.

오리온은 올해 지난해 증설한 파이와 비스킷의 생산량을 늘리고, 추가 생산라인을 구축해 시장 지배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3대 신사업인 간편식사대용식과 음료 등도 국내 판매 채널을 다각화하고, 해외에서는 북미 등 해외 지역에서 대형 유통채널 입점과 품목을 확대해 외형 성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오리온 주가 차트. 자료=네이버 증권오리온 주가 차트. 자료=네이버 증권

다만 이 같은 호실적에도 오리온의 주가는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오리온이 레고켐바이오 인수로 바이오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면서부터다. 증권가에서는 오리온의 사업 포트폴리오가 식품과 바이오로 양분돼 투자가치가 희석되고, 수익성이 우려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실제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리온의 주가는 전날(15일) 전일보다 1000원 하락한 9만3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오리온의 주가는 지난달 15일 레고켐바이오 인수 발표 이후 이틀 만인 17일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오리온은 15일 종가 기준 11만7100원에서 17일 8만98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가총액 1조원이 증발했다.

오리온이 바이오 사업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선 이유는 성장 가능성을 높이 평가해서다. 주력 사업인 제과 시장은 저출산 기조와 건강을 중시한 식품 트렌드 등 시장 환경이 변하면서 성장이 정체된 상황이다. 이에 오리온은 지난 2018년부터 ▲간편식사대용식 ▲음료(생수) ▲바이오 등 3대 신사업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제주 용암수'가 중심인 음료 사업은 성과가 부진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생수 시장에서 오리온의 제주 용암수의 시장 점유율은 약 1% 수준이다. 제주 용암수는 최근 5년 연속 적자 상태다. 연도별 영업손실은 ▲2018년 14억원 ▲2019년 27억원 ▲2020년 45억원 ▲2021년 30억원 ▲2022년 45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오리온은 음료 사업 특성상 초기 대규모 설비투자로 연간 62억원의 감가상각비가 반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EBITDA(법인세·이자·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 기준 흑자 운영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음료 사업은 2022년 EBITDA 기준 1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사진=오리온 제공사진=오리온 제공

간편대용식도 성장세지만 매출 규모가 크진 않다. 오리온은 2016년 농협과 합작법인인 오리온농협을 설립하고 2018년 간편식사대용식 브랜드 '마켓오네이처'를 출시했다. 마켓오네이처의 오그래놀라 작년 매출은 전년 대비 17% 이상 성장하고, 그래놀라 시장 점유율 17%로 올랐다.

간편식사대용식 제품의 생산 기준 매출이 집계되는 오리온농협의 매출은 지난 2018년 145억원에서 2022년 453억원으로 3배 이상 성장했다.

바이오 사업의 경우 지난 2020년 본격 닻을 올렸다. 오리온은 중국 국영 제약기업과 합자 법인 산둥루캉하오리요우를 설립하고, 국내 기술을 상용화하는 방식으로 대장암 진단키트와 성인용 결핵백신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레고켐바이오 인수로 차세대 항암제로 불리는 ADC기술과 합성신약 분야에 연구개발(R&D) 역량 등을 보유하게 됐다.

다만 국내 식품기업 중에서도 수익성이 높은 곳으로 꼽히는 오리온이 바이오 사업 투자를 본격화하며 실적 손실이 불가피할 것이란 우려도 나오는 상황이다.

향후 레고켐바이오의 실적은 지분법에 따라 자회사의 순손익이 보유지분만큼 모회사의 경영 실적에 반영되는데, 레고켐바이오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레고켐바이오의 영업손실은 ▲2020년 298억원 ▲2021년 277억원 ▲2022년 504억 원으로 증가했다. 증권가에서는 2023년 영업손실은 753억 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레고켐바이오의 영업손실은 지분법에 따라 오리오의 레고켐바이오 지분율인 약 25%가 반영될 전망이다. 더욱이 오리온이 막대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바이오 사업을 부담하고 향후 식품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을 지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오리온은 향후 성장 가능성 등을 판단해 추가 인수합병(M&A)에 대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바이오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현재 오리온홀딩스는 1조원 이상의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제과 사업 회사의 바이오 사업 투자 확대로 인해 음식료업체가 보유한 실적 안정성 측면의 투자 포인트가 희석되고 이종 사업 투자에 따른 시너지 효과에 대한 의문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오리온 관계자는 "인수 발표 직후 주가 하락세가 지속됐으나 다시 상승세로 회복 중인 상황"이라며 "신규 사업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운영하고 있는 만큼 매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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