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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글로벌 이커머스 '물류 전진기지' CJ대한통운 인천GDC 가보니

유통·바이오 유통일반 르포

글로벌 이커머스 '물류 전진기지' CJ대한통운 인천GDC 가보니

등록 2023.11.12 10:00

수정 2023.11.12 12:20

김민지

  기자

주문 데이터 입힌 박스, 작업자 찾아가는 'QPS'제품이 사람 찾아가는 최첨단 '오토스토어'까지신성장동력 삼아 178조 'CBE 물류시장' 정조준

CJ대한통운 GDC 운영체계 인포그래픽. 자료=CJ대한통운 제공CJ대한통운 GDC 운영체계 인포그래픽. 자료=CJ대한통운 제공

CJ대한통운이 글로벌 이커머스의 물류 전진기지이자 국내 유일 글로벌 권역 풀필먼트 센터인 인천GDC(Global Distribution Center)를 공개했다. GDC는 소비지역 인접 국가에 미리 제품을 보관한 후 국가별 주문에 맞춰 포장, 발송하는 물류센터다. CJ대한통운은 2019년 국내 최초로 GDC 사업을 개시해 글로벌 건강 라이프 쇼핑몰 '아이허브(iHerb)'를 대상으로 글로벌 물류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9일 오후 CJ대한통운 인천GDC를 찾았다. 서울에서 버스를 타고 영종도까지 1시간 20분가량을 달리면 인천GDC가 나온다. 인천GDC에서 인천국제공항 화물터미널까지는 차량으로 약 15분. 공항 코앞에 위치해 글로벌 물류를 수행하는 데는 최적의 위치다.

인천GDC는 500만개 이상의 제품을 보관할 수 있는 센터로 아시아 물류 기업 GDC 중 가장 큰 규모다. 미국에서 받은 제품들이 보세상태로 보관돼 있다가 일본·싱가포르·호주·카자흐스탄 등 아·태지역 4개 국가 소비자가 주문하면 수출통관 및 물류과정을 거쳐 항공으로 운송된다.

CJ대한통운은 인천GDC 운영 경험을 토대로 아이허브와 협력해 사우디에서 중동 지역 인근 국가로 발송하는 '사우디GDC'도 구축하고 있다. 최근 이곳은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Auto-Store)'를 도입해 최종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포장부터 검수까지 '자동화'···QPS로 물류 효율↑

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사진=김민지 기자 kmj@newsway.co.kr

형광 안전 조끼와 방문자증을 착용하고 인천GDC 물류 작업공간으로 들어섰다. 부산항을 통해 배로 들어온 제품의 상자들이 팔렛트 위에 차곡차곡 놓여 있었다. 한 층 더 올라가면 팔렛트에 놓여 있던 상자들을 풀어서 이동 및 보관하는 공간이 나온다.

작업장 한켠에는 자동 박스 제함기들이 쉴 새 없이 박스를 접고 있다. 이곳에서는 크기가 서로 다른 7종류의 박스들이 제함된다. 사람이 박스를 접게 되면 시간이 오래걸리기 때문에 접어주는 기계를 사용하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은 최적 크기의 박스를 사용해 비어 있는 공간을 최소화하고 박스 측면에 표기하는 박스 바코드에 스티커 형태의 코팅라벨 대신 오징어먹물식 잉크를 사용한다. 이로써 현재까지 2200만개의 불필요한 스티커를 사용하지 않는 효과를 봤다.

제함된 박스는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맵핑된 제품이 있는 곳으로 이동한다. 박스가 스스로 물건을 찾으러 가는 셈이다. 박스가 작업자 앞으로 오면, 담을 물건이 있는 바구니가 점등되고 작업자는 해당 물건을 담기만 하면 된다. 이 설비가 바로 'OTP(Order-To-Person)' 방식의 QPS(Quick Picking System)다. 작업자 앞으로 온 박스에 제품을 담으면 자동 컨베이어를 통해 포장단계로 넘겨 물류 효율을 높이는 것이다.

주문한 제품이 담긴 박스는 컨베이어를 따라 검수 공간으로 이동한다. 박스가 컨베이어에 설치된 중량 검수대를 지나는 즉시 화면에 무게가 표시된다. 이미 데이터화 한 제품별 무게 정보를 활용해 소비자가 주문한 제품이 알맞게 들어갔는지를 검수하는 것이다.

중량 검수에서 '정상' 처리가 되면 3D 스캐너가 박스 내 빈 공간을 측정하고 최적량의 완충재를 자동으로 넣는다. 박스 테이핑, 송장 부착 작업도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이후 '휠소터(Wheel-Sorter)'가 국가별로 분류하면 작업자들이 간선 차량에 박스를 싣는다. 작업이 마무리되면 간선 차량들은 인천공항으로 이동해 국가별 노선에 맞춰 발송된다.

이경진 CJ대한통운 CBE운영팀장은 "노동자가 무거운 것을 들지 않고 작업 효율성은 높일 수 있는 설비를 많이 고민하는 중"이라며 "또, 배송 화물 중량을 체크하고 검수하는 스마트패키징 시스템을 도입하고서는 5년간 오포장이 한 건도 없었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로봇·데이터 무장 '오토스토어' 활용까지 더했다

CJ대한통운 인천GDC에서 운영 중인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Auto-Store)' 모습. 140대의 피킹 로봇들이 제품을 보관공간으로 이동시키거나 보관공간에서 제품을 가져와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CJ대한통운 인천GDC에서 운영 중인 최첨단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Auto-Store)' 모습. 140대의 피킹 로봇들이 제품을 보관공간으로 이동시키거나 보관공간에서 제품을 가져와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사진=CJ대한통운 제공

QPS 설비가 있는 공간에서 한층 더 올라가면 CJ대한통운이 최근 센터 내 약 6264㎡(1895평) 규모의 공간을 증축하고 도입한 물류 로봇 시스템 '오토스토어'가 나온다. 오토스토어는 소비자 주문이 들어오면 실시간으로 로봇이 움직이며 물건이 담긴 '빈(Bin·보관 바구니)'을 꺼내 출고 스테이션 작업자에게 전달한다.

16단으로 켜켜이 쌓여 있는 보관공간 위로 140대의 로봇들이 분주하게 움직인다. 큐브 형태로 조립된 바구니들 위로 빠르게 지나가다 어느 한 곳에 멈춰 선다. 그 자리에서 로봇이 와이어를 수직으로 내려 바구니 한 개를 끌어 올린다. 로봇은 바구니를 작업자에게 전달한 후 또 다른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자리를 뜬다.

이는 제품이 사람을 찾아가는 'GTP(Goods-To-Person)' 방식이다. 작업자 앞에 놓여 있는 화면에는 물건의 크기, 개수에 맞춰 최적 박스가 나타난다. 작업자는 해당 박스에 소비자 주문 정보에 맞춰 제품을 넣기만 하면 된다. 오토스토어에는 7만6000개의 바구니가 설치돼 있으며 약 3만종의 제품이 보관되고 있다.

오토스토어는 스스로 재고를 재배치하는 역할도 한다. 피킹 로봇이 돌아다니며 주문량이 많은 물건을 위쪽에 알아서 배치한다. 주문량이 많은 제품은 그만큼 출고 빈도가 높아지는데, 이런 제품을 상단에 배치함으로써 로봇이 물건을 가져오는 시간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팀장은 "고정식 철제 선반에 팔렛트 단위로 보관하는 '랙 방식'과 비교 시 공간을 더욱 촘촘히 활용할 수 있어 보관 효율성이 4배 향상될 뿐 아니라 출고처리 능력도 2.8배 증가한다"며 "물류 현장에서 오토스토어를 실제 운용하는 곳은 국내에서 인천GDC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오토스토어는 현재 최종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으며 오는 12월부터 본격 운영될 예정이다.

이 팀장은 "사람이 제품을 직접 찾으러 가는 'PTG' 방식 대신, 주문 정보가 담긴 박스를 자동으로 전달해주는 'OTP' 방식과 제품이 사람을 알아서 찾아가는 'GTP' 방식의 시스템을 활용해 물류 효율성은 물론 작업 편의성도 극대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QPS와 오토스토어를 함께 운영함에 따라 당일 최대출고량은 기존 2만 상자에서 3만 상자로 1.5배 증가할 전망이다.

178兆 CBE 물류시장···신성장동력 삼아 공략 박차

글로벌 및 한국 CBE 물류시장 규모 인포그래픽. 자료=CJ대한통운 제공글로벌 및 한국 CBE 물류시장 규모 인포그래픽. 자료=CJ대한통운 제공

영국 물류시장 리서치 기업 TI(Transport Intelligence)에 따르면 전세계 CBE(Cross-Border Ecommerce·글로벌 전자상거래) 물류시장은 2026년 17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2021년 97조원 대비 무려 83.5% 성장하는 규모다.

TI는 한국 CBE 물류시장 규모는 2021년 1조1000억원에서 2026년 1조3000억원으로 약 21.4%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국내외 물류 기업들은 한국에 GDC, 국제특송장을 구축하거나 해외 현지에 이커머스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등 CBE 물류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업계는 GDC사업 확대가 CBE 물류시장을 견인할 것으로 보고 있다. 과거처럼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들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해 해외 현지에 직접 진출하는 대신 교통의 요충지 역할을 하는 국가에서 효율적인 GDC운영을 펼치는 것이다.

CJ대한통운은 GDC 운영역량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글로벌 CBE 물류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CJ대한통운은 AEO(Authorized Economic Operator·수출입 안전관리 우수업체) 인증을 획득해 통관 서비스의 안정성과 신뢰성을 국제적으로 공인받았으며 인천GDC는 첨단화·자동화 기술력을 바탕으로 스마트물류센터 1등급 인증을 받았다. 이와 함께 CJ대한통운은 하루 6만개의 직구 물량을 처리하는 ICC센터(Inbound Custom Clearance·국제특송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이경진 CBE운영팀장은 "압도적인 GDC 운영역량을 바탕으로 시간·공간적 제약을 뛰어넘는 '초국경택배' 서비스를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며 "운영 프로세스에 최적화된 첨단기술 확대를 통해 물류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글로벌 CBE 물류시장의 '톱 플레이어(Top Player)'로 입지를 굳힐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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