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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배송 마저 초국경 시대 열릴까

유통·바이오 채널 中 플랫폼의 습격

배송 마저 초국경 시대 열릴까

등록 2023.11.08 13:01

수정 2023.11.09 09:53

신지훈

  기자

中 플랫폼 이용자 수 폭증···배송 속도는 '넘어야 할 산'알리익스프레스, CJ대한통운 손잡고 물류 경쟁력 제고쿠팡, 직구도 '로켓배송'···큐텐, 자회사와 '연합전선' 구축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중국 이커머스들의 한국 시장 공략이 본격화했다. 저렴한 가격과 다양한 제품군을 무기로 중국 현지에서 물밀듯 상품을 밀어 보내고 있다. 특히 한국과 가까워 배송비가 붙어도 가격 경쟁력이 뛰어난 것이 최대 장점이다.

단, 느린 배송은 취약점이다. 결국 국내 직구 시장을 두고 벌일 국내 이커머스들과의 한판 승부는 '배송'에 달린 셈이다. 누가 더 정확하고 빠르게 배송해주느냐에 성패가 갈릴 전망이다. 중국은 물론, 국내 이커머스 업체들이 직구 배송 경쟁력 제고에 열을 올리고 나선 이유다.

'잊을만 하면 배송온다'는 알리···CJ대한통운 손 잡았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중국 알리바바그룹의 해외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가 국내에서 비약적인 성장을 이룰 수 있던 주요 요인은 '가격'이다. 1000원짜리 제품도 무료 배송해주겠다고 하니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다만 한계점도 뚜렷하다. '배송'이다. 알리의 직구 배송 기간은 악명 높다. 판매하고 있는 대다수 제품은 국내 구매자가 받아보기까지 대략 3~5주 가량이 소요된다. "알리에서 구매한 것은 잊어야 한다. 그러면 언젠간 집 앞에 와있다"는 밈이 돌 정도다.

최근에는 폭발적으로 늘어난 직구 물량으로 인해 '통관 적체' 현상이 빚어지며 더 느려졌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사상 처음으로 해외 직구 건수는 1억건, 금액으론 50억달러(약 6조3470억원)를 넘어설 전망이다.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직구 건수는 4298만 건으로, 3년 만에 시장이 두 배 이상 커진 셈이다.

배송 마저 초국경 시대 열릴까 기사의 사진

이 때문에 인천항과 평택항, 군산항 세관본부의 특송화물 전용 통관장은 포화(飽和) 상태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1일 최대 소화 물량 이상이 중국으로부터 쏟아져 들어오고 있다 보니 보통 하루 이틀 정도밖에 걸리지 않던 통관이 1~2주씩 지연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에 알리의 물류 자회사 차이냐오는 서울 인근에 물류센터를 열었다. 중국 물류 거점인 산둥성 웨이하이시에는 풀필먼트 시스템을 구축했다. 많이 팔리는 제품을 미리 국내로 들여와 배송 기간을 단축시키겠단 복안이다.

국내 물류 파트너로는 CJ대한통운의 손을 잡았다. CJ대한통운은 올해 기준 매달 100만 박스의 알리 상품을 인천공항에서 구매자에게 배송하고 있다. 알리가 최근 '5일 무료 배송'을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나선 데에는 CJ대한통운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이다.

CJ대한통운과 풀필먼트 사업도 논의 중이다. 공항 근처에 전용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하겠단 계획으로, 주문과 동시에 국내에서 출고할 수 있는 제품류와 양을 늘리겠다는 속셈이다.

'직구도 로켓' 쿠팡···'자회사 연합전선' 큐텐

직구 시장을 두고 알리와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곳은 쿠팡이다. 양사의 직구 시장 점유율은 8% 중반대로 엇비슷하다.

쿠팡은 일찌감치 미국과 중국 등에 풀필먼트 센터를 마련하고 배송 테스트를 거치며 직구 시장 수요에 대응해왔다. 쿠팡의 최대 강점인 '로켓배송'을 직구 시장을 대상으로도 실현시킬 수 있었던 배경이다.

현재 쿠팡은 미국과 중국 로켓직구 배송기간을 2~3일로 유지하고 있다. 현지 물류센터를 공항 인근에 마련해 물류 이동이 용이한데다, 물동량까지 서비스 초기 대비 크게 늘며 수익성이 확보돼 배송일을 앞당기는 요인을 마련했다.

여기에 빠른 배송을 위해 상품을 물류센터에 쌓아둬야 하는데, 재고 예측 능력이 향상되며 배송일을 서비스 초기 대비 대폭 단축시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쿠팡이 소비자가 자주 주문하는 상품에 대한 데이터나, 통관 경험도 가지고 있으니 이를 활용해 일부 배송일 단축 품목을 골라냈을 것"이라며 "쿠팡에서 주문하면 직구 상품도 그만큼 빨리 온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클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 풀필먼트 센터. 사진=쿠팡 제공쿠팡 풀필먼트 센터. 사진=쿠팡 제공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을 모두 끌어안으며 몸집을 불린 큐텐도 직구·역직구 카테고리 중심으로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큐텐의 강점은 자회사들과 연계한 'Qx프라임' 서비스가 꼽힌다. 각 자회사에 입점한 오픈마켓 사업자의 물류 업무를 종합 지원해주는 것이 핵심으로, 큐익스프레스의 물류 인프라를 모두 이용할 수 있다.

큐텐의 물류 자회사인 큐익스프레스는 현재 전세계 17개국에서 32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태국 등에서 물류센터를 운영 중이다. 이 때문에 해외 진출을 원하는 오픈마켓 사업자나 빠른 직구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높다.

큐익스프레스는 최근 경기도 이천에 국내 세 번째 물류센터를 마련하고 취급 상품군을 대폭 확대했다. 이천 물류센터는 1만500평 규모로, 기존 영종도 물류센터(6000평)와 김포 고촌 물류센터(3000평) 대비 2~3배 가량 크다. 특히 냉장·냉동 상품을 유통할 수 있는 콜드체인 시스템도 갖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니치 마켓으로 여겨진 해외직구가 계속 성장하며 국내 유통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있는 상황"이라며 "직구 시장도 이커머스 간 배송 경쟁이 치열해지며 향후 직구 시장의 '초국경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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