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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회장 승계 절차' 손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속내는?

금융 은행

'회장 승계 절차' 손보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속내는?

등록 2023.09.01 06:00

차재서

  기자

그룹 회장 경영승계 프로그램 설계 착수 '우리은행장 오디션' 보완해 인사에 활용"차기 CEO 내부에서···연임 포석" 관측도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우리카드 상생금융 출시 기념,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 및 소상공인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이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굿네이버스 회관에서 열린 '우리카드 상생금융 출시 기념, 취약계층 후원금 전달 및 소상공인 간담회'에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강민석 기자 kms@newsway.co.kr

임종룡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그룹 회장 인선 절차'를 뜯어고친다. 조직 문화 혁신의 일환으로 '우리은행장 공개 오디션'과 같은 인사 시스템을 내재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하지만 취임 후 반년도 채 보내지 않은 임 회장이 일찌감치 승계 문제에 관심을 두자 그룹 안팎에선 여러 말들이 쏟아지고 있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지주는 전략부문을 중심으로 '회장 경영승계 프로그램' 설계에 착수했다. 이들은 우리은행장 선정 과정을 복기하면서 나타난 문제점을 보완해 이상적인 그룹 회장 인선 절차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우리금융은 올해 조병규 우리은행장을 선임하면서 이례적으로 공개경쟁 시스템을 도입한 바 있다. 네 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64일간 ▲외부 전문가 심층인터뷰 ▲다면 평판 조회 ▲업무보고 평가 ▲심층면접 등을 이어갔는데, 각각의 리더십과 비전, 이해력과 습득력은 물론 사고방식이나 위기상황 대처 능력까지 들여다보면서 눈길을 끌었다.

전략부문은 여기서 멈추지 않고 그룹 내에서 회장 후보군을 추려내고 교육을 통해 이들을 장기적으로 검증·육성하는 방안까지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우리금융은 DGB금융의 시스템에 주목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DGB대구은행은 후보군을 대상으로 1~2년에 걸쳐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등 행장 후보를 발굴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계열사OJT(직무교육)와 다면평가, 심층인성검사, 어학능력개발 등 다채로운 교육과 평가로 행장을 뽑는 것으로 유명하다. 황병우 현 대구은행장 역시 같은 절차를 거쳐 CEO로 내정됐다.

따라서 우리금융도 비슷한 형식을 갖출 것으로 점쳐진다. 앞서 이정수 지주 전략부문 상무도 "후보군에게 최소 50시간 이상 연수를 받도록 하고 피드백을 받을 것"이라며 "습득된 지식이 반드시 조직의 역량으로 이어지도록 프로세스를 설계하겠다"고 예고했다.

이처럼 우리금융이 경영승계 프로그램의 영역을 그룹 회장으로 확장하는 것은 임종룡 회장의 철학과 무관치 않다. 그는 취임 이후 내부 논의 중심의 인사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줄곧 주문해왔다. 리더를 육성하는 한편, 검증된 인물에게 경영을 맡김으로써 투명하고 예측 가능한 인사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다만 일각에선 임 회장이 벌써부터 3년 뒤를 생각하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연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반을 닦는 것처럼 비춰진다는 분석이다.

특히 임 회장의 이 같은 행보는 외부의 입김을 차단하고 조직 내에서 차기 CEO를 정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안정적이고 공개적인 경영승계 프로그램이 결국 내부 인사에게 힘을 실어줄 수밖에 없는 명분과 경쟁 구도를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차기 회장 선정을 앞둔 KB금융에서도 이러한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마지막 관문에 진입한 후보는 외부 인사를 포함해 총 세 명이지만, 금융권 전반에선 지주 부회장 두 명에게 시선을 모으고 있다. 오랜 기간에 걸쳐 경영수업을 받았으니 CEO로서의 자격과 역량을 갖추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만일 우리금융이 내부에서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한다면 올해로 64세, 3년 뒤 67세인 임 회장(1959년생) 본인도 도전장을 내밀어볼만 하다. 우리금융의 경우 회장에 선임되거나 재선임될 때의 나이가 70세 미만이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회장 인선 절차를 '공개 오디션'으로 전환하는 것은 이미 예고된 사안"이라며 "임 회장도 조직 문화 혁신 공약을 이행하는 차원에서 각별히 관심을 갖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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