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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존재감 옅어진 준법위 500일···'이재용 등기 임원 복귀' 문제 어떻게?

산업 재계

존재감 옅어진 준법위 500일···'이재용 등기 임원 복귀' 문제 어떻게?

등록 2023.06.19 14:43

수정 2023.06.19 18:57

김현호

  기자

"지배구조 개선 해결해야"···아직도 금산분리 꼬리표 경영악화에 불 지핀 '이재용 복귀'···준법위 역할 주목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SDI 등 7개 주요 계열사에 대한 준법 감시 역할을 담당하는 2기 삼성 준법감시위원회가 이날 출범 500일을 맞았다. 1기 준법위 대비 영향력이 떨어졌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이찬희 위원장이 역설한 삼성의 지배구조 개선 과제도 아직 해결되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등기이사 복귀를 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준법위 역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책임경영을 강조하면서도 사법리스크가 부담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준법위 회의 공개 미미···"매월 한 번씩 정기회의 진행"
19일 재계에 따르면 2기 준법위는 지난해 2월 5일 공식 출범했으며 법무법인 율촌 고문변호사인 이찬희 위원장을 필두로 권익환 김앤장 변호사,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 등 7명이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존재감 옅어진 준법위 500일···'이재용 등기 임원 복귀' 문제 어떻게? 기사의 사진

출범 이후 500일이 흘렀으나 1기 준법위와 달리 존재감이 줄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1기 준법위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활동 기간이던 지난 2020년 2월부터 2년여 동안 총 21차례의 회의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반면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된 2기 준법위의 회의는 4차례에 불과했다. 1기 준법위는 활동 기간을 500일로 줄여봐도 16차례 회의를 진행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 준법위 관계자는 "현재 준법위는 매월 셋째 주 화요일 정기회의를 진행하고 있고 임시회의도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회의 내용을 공개하지 않는 이유와 관련해 이 관계자는 "1기 보도자료에선 회의 개최 이외에 내용이 나오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며 "2기는 현장 방문 같은 특별한 이슈나 안건이 있는 경우에 한 해 관련 자료를 공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1기 준법위는 활동 기간 중 경영권 승계 문제 등으로 인한 이재용 회장의 대국민 사과와 재발 방지 방안 및 삼성 웰스토리 사건 등을 논의했으나 2기 준법위는 굵직한 내용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 3월 준법위 최초로 평택캠퍼스에서 준법경영 간담회를 열었으나 1기 활동과 비교하면 무게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준법위는 삼성이 정도 경영을 하면서 더 크게 성장하도록 법률 및 정책적 조언을 함께해야 한다"며 "과거 과로사 문제나 (반도체 등 사업장에서 발생한) 암, 백혈병 관련 문제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에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배구조 개편 '지지부진'···'이재용 등기이사 복귀' 재점화
이찬희 위원장은 지난해 1월 임기 시작 전 가진 기자간담회를 통해 2기 준법위의 중점 과제를 ▲인권우선경영 ▲공정하고 투명한 경영 ▲ESG 중심경영의 확립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이 위원장은 "지배구조개선의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존재감 옅어진 준법위 500일···'이재용 등기 임원 복귀' 문제 어떻게? 기사의 사진

삼성의 지배구조는 '이재용 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이어진다. 이 회장은 삼성의 실질적 지주회사 역할을 하는 삼성물산 지분 17.97%를 들고 그룹 전반을 지휘한다. 다만 삼성생명이 삼성전자를 지배하고 있는 점은 '금산분리' 원칙에 위배될 수 있어 삼성의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돼왔다.

재계에선 2기 준법위가 이재용 회장이 '8.15 복권'으로 경영에 복귀하면서 지배구조 개선을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 삼성전자 실적이 부진하면서 업계에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에 불을 지피자 준법위의 대응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달 말 "실적 악화 및 책임 경영 필요성은 오너 일가의 등기임원 복귀로 연결될 전망"이라며 "사법리스크에도 불구하고 실적개선을 통한 주주가치 증대 필요성이 대두된다"고 분석한 바 있다. 현재 삼성전자는 1분기에 이어 2분기까지 전년 대비 영업이익이 90% 이상 줄어들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이 회장은 부회장이던 2016년 10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삼성전자의 사내이사에 선임됐으나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에 연루되면서 2019년 10월부터 미등기임원 신분을 유지하고 있다. 재계 안팎에선 이 회장이 지난해 복권되자 책임 경영 차원에서 등기이사 복귀 가능성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 4월 준법위 회의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이 회장이 미등기 임원으로 남은 데 준법위의 의견이 반영된 것이냐'는 질문에 "아니다"라고 밝힌 바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사법리스크 우려로 이 회장의 등기이사 복귀는 '시기상조'라고 진단했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책임 경영 차원에서 (이재용 회장이) 등기이사로서 활동하는 것이 맞다"면서도 "다만 현재 삼성바이오로직스 승계 문제로 재판이 지속되고 있어 사실상 등기이사로 등재돼 책임 경영을 하기에는 법적으로 문제가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교수는 "(이 회장이) 준법위를 만든 이유는 법적 책임을 지겠다는 뜻"이었다며 "등기이사가 되면 여러 가지 법률적 책임을 많이 지게 되는데 그럼에도 책임 경영을 위해선 향후 등기이사로 활동하는 것이 경영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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