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금감원장 "불공정 거래, 법과 원칙 적용해 신속·엄정 대응"

퇴직연금 현장 방문 후 기자들에 대응 의지 강조

"늑장대응 지적 겸허히 수용···만전 기하고 있다"

"장외상품 팔던 증권사도 마케팅 경쟁 자제해야"

이복현 금융감독원장. 사진=강민석 기자 [e-mail]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최근 국내증시 내에서 혼란을 일으킨 SG증권발 연쇄 하한가 사태에 대해 "불공정 거래와 시장의 신뢰를 저해하는 행위에 대해 신속하고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이복현 원장은 28일 서울 수하동 미래에셋센터원빌딩에서 진행된 고용노동부-금융감독원 퇴직연금 사업자 현장 방문 간담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서 "불공정 거래에 대한 대응은 핵심적인 정부 정책 사항 중 하나인 만큼 법과 원칙의 일관된 기준으로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그동안 시장의 변동성을 이용해서 부당하게 이익을 얻어내고자 하는 세력이 가짜뉴스를 유포하거나 유튜브 강의 등을 통해 방향성을 과하게 제시하는 행위를 해왔는데 이를 꽤 오래전부터 눈여겨봤다"고 언급했다.

이어 "금융위, 금감원, 검찰 등 자본시장 관계기관의 하나 된 의지로 강력하게 이번 사태를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원장은 이번 사태 전에도 일부 종목의 주가 흐름이 평상시와 달랐음에도 금융당국이 이상 징후를 발견하지 못했다는 지적에 "활동력 있는 시장 내에서 시황 급변 상황이 있다고 해서 이 사안을 무조건 위법 행위이나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할 수는 없다"고 해명했다.

이어 "금융당국은 그동안 각종 제도의 미비점을 면밀히 검토했고 최저 증거금 비율을 높이는 등의 행정지도 조치를 한 이후 감독규정 개정 등에 대해서도 내부적으로 검토한 바가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당국이 늑장 대응을 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겸허히 받아들이겠지만 사건이 발생한 이후 금융당국이 시장에 경고 메시지를 던지고 검찰이 주가조작 세력에 대한 출국 금지를 요청하는 등 여러 조처를 하고 있는 점도 잘 봐달라"고 강조했다.

이날 금감원은 국내 주요 증권사 CEO와 재무·리스크 관리 담당 고위 임원들을 불러 함용일 부원장 주재로 차액결제거래(CFD) 등 레버리지 투자에 대한 리스크와 과도한 신용융자거래 등에 대해 적극적인 관리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이복현 원장은 이에 대해서도 "그동안 증권사들이 전문투자자 제도 등과 관련해 과도한 마케팅을 펼쳤던 것이 사실"이라며 "당국의 관리와 통제도 중요하지만 각 증권사에서도 마케팅 경쟁을 자제하는 것이 필요한 만큼 이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24일부터 이어진 국내증시 일부 상장 종목에 대한 연쇄 하한가 사태가 5거래일 만에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지난 27일까지는 4거래일 연속 하한가를 기록한 종목이 있었으나 28일 장중에는 모두 전 거래일보다 주가가 오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