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계 증권 3사 중 KB증권 실적 악화폭 최대비우호적 시장 환경 탓에 영업이익 50% 급감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 덕에 체면치레선제적 리스크 관리 성과 거둔 하나증권, 선방
해당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지난 9월 미국의 빅스텝(기준금리 75bp 인상) 이후 연이은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50bp 인상)이 부담으로 작용해 전년 대비 실적이 대폭 감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국내 투자시장으로 번지면서 증시 위축이 발생한 가운데 강원도 레고랜드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채무불이행(디폴트) 사태까지 벌어지면서 증권사들의 그룹 내 입지는 더욱 좁아진 상황이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올해 당기순이익 1225억원, 영업이익 1109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5.7%, 52.6% 감소한 수치다.
KB증권 실적 악화는 수탁수수료와 IB수수료 감소 영향이 크다. 3분기 수탁수수료는 873억원, IB수수료는 65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각각 13.1%, 45.3% 감소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올해 3분기에만 당기순이익 3813억원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54.9% 상승한 수치다. 이는 사옥 매각대금인 4438억원이 이익금으로 반영됐기 때문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3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6.9% 감소했다.
신한투자증권 측은 "주식시장 침체에 따른 증권수탁수수료 감소 와 유가증권 관련 이익 감속가 있었다"라며 "다만 사옥 매각의 1회성 이익으로 자본 효율화와 주식위탁매매 시장점유율이 전년동기대비 0.56%p가 대선된 7.77%를 보이는 등 체질 개선을 위해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KB증권과 신한투자증권과 달리 지난 분기 실적 하위권을 차지했던 하나증권의 경우 실적이 개선되면서 그나마 체면을 차리는 모습이다. 하나증권은 3분기 당기순이익 1464억원, 영업이익 1539억원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7%, 48.3% 증가한 수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선제적 리스크 관리를 통한 전략적 시장 대응으로 전년 동기 대비 양호한 성과가 있었다"며 "IB부실자산을 최소화 하고 채권 트레이딩에서 손실방어가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선 증권사마다 위기관리에 적극 나서는 상황이지만 당장 실적이 개선되긴 어렵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한 그룹 내 입지 축소도 불가피하다.
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3분기 브로커리지부터 기업금융(IB)까지 주요 부문의 실적이 둔화되고 4분기는 일부 자산들의 재평가 손실, 부동산 PF 신규 딜 감소 등으로 IB실적 불확실성이 상존해 모든 부문의 전망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남은 기간 동안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관련 유동성 위기와 ELS 및 운용손익 악화 등이 존재한다는 점도 문제다. 일각에선 내년 여의도 증권업계에 피바람이 불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지주 계열사 증권사들이 돈을 많이 벌면서 그룹 내 입지가 높아지고 사장들의 발언권도 세졌지만 올해 들어 많이 위축된 분위기"라며 "수익이 나지 않으니 직원들도 많이 불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임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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