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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은은 지분 매각, 수은은 원리금 상환"···대우조선 채권단, 자금 회수 고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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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주식과 2.3조 영구채 처분 향방 촉각
산은·수은, 내부적으로 자금 회수 방안 검토 중
거래 마무리되는 내년초 인수자 측과 협상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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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대우조선해양이 사실상 한화그룹을 새 주인으로 맞으면서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채권단 자금의 향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매각 무산 후 표류하던 국내 2위 조선소가 21년 만에 국책은행의 품을 떠나게 된 것은 고무적이나, 그간 은행 차원에서 지원한 돈이 '공공성'을 띠는 만큼 반드시 돌려받을 필요가 있다는 인식에서다.

무엇보다 구주가 아닌 '신주' 인수 방식의 거래여서 당장 돌아오는 돈이 없고, 대우조선의 몸값도 앞서 투입한 금액의 절반 수준이라 국책은행으로서는 자금 회수에 신경을 써야 하는 상황이 됐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은 한화그룹의 대우조선 인수 추진과 맞물려 자금 회수 방안을 점검하고 있다. 경쟁 입찰과 주요국 경쟁당국의 기업결합심사를 거쳐 대우조선 매각이 최종 확정되면 인수자 측과 조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앞서 산업은행은 한화그룹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한 뒤 '스토킹 호스' 방식으로 대우조선 매각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다. 인수예정자, 즉 한화그룹과 조건부 투자 계약을 맺고 공개 입찰을 통해 인수자를 정하는 구조다.

일단 대우조선과 한화그룹 측은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방안을 포함한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했다. 거래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한화 측이 지분율 49.3%로 최대 주주에 올라서면서 경영권을 확보하고, 산업은행은 지분율을 55.7%에서 28.2%로 낮춰 2대 주주로 남게 된다.

◇국책은행이 투입한 7조1000억원…방치하면 '특혜 시비' 우려=업계의 관심사는 채권단이 지금까지 대우조선에 투입한 자금을 어떤 방식으로 거둬들이느냐다. 한화 측이 지불하는 액수가 이에 미치지 못하는 데다, 그마저도 대우조선 경영정상화에 모두 쓰이는 탓에 국책은행으로서는 한 푼도 챙길 수 없어서다.

지난 몇 년 사이 대우조선에 들어간 자금은 최소 7조1000억원으로 추산된다. 2015년 대우조선이 6조원대 손실을 낼 것으로 우려되자 정부는 서별관회의를 통해 산업은행 2조6000억원, 수출입은행 1조6000억원 등 총 4조2000억원(출자전환·유상증자 3조6000억원)을 지원토록 했다. 2017년엔 분식회계로 추가 부실이 발생하자 한도대출 형태로 2조9000억원을 다시 투입했다.

별도로 수출입은행은 자금난에 빠진 대우조선을 돕기 위해 2016년부터 세 차례에 걸쳐 각 1조원과 1조2800억원, 480억원 규모의 영구채(만기 30년 사모 무보증 전환사채)를 매입했다. 기존 채권의 출자 전환이 어려워 대우조선의 영구채로 교환하는 방식을 택했다.

따라서 산업은행은 출자전환으로 보유하게 된 대우조선 주식, 수출입은행은 2조3000억원어치 영구채의 처리 방안을 마련하는 게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반드시 돌려놓아야 하는 돈으로 여겨진다. 회수 자체도 중요하지만, 대우조선이 민간 기업으로 돌아가면서 특혜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2018년 일본 당국은 한국 정부의 대우조선 지원과 관련해 공적자금 지원과 관련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절차에 착수하기도 했다.

◇산업은행, 대우조선 주가 4만원 될 때까지?=이 가운데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의 기업 가치가 높아지기를 기다렸다가 지분을 처분하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감지된다.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은 대우조선 매각 방침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대우조선이 정상기업이 돼서 주가가 산업은행의 매입가 부근인 4만원으로 올라가면 투입금액 상당 부분을 회수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했다.

말 그대로 한화의 노력에 힘입어 주당 2만400원(27일 종가)인 대우조선의 주가가 두 배 이상 오르면 자연스럽게 회수하는 금액도 늘어날 것이란 얘기다.

HMM(옛 현대상선)의 성공 사례를 염두에 둔 것으로도 풀이된다. 산업은행은 장기간 경영정상화를 지원한 HMM이 실적 개선에 성공하자 1조4000억원 규모의 이익을 추가로 시현하며 지난해 약 2조5000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현재 산업은행은 HMM이 정상기업으로 돌아섰다고 보고 지분 매각을 통한 민영화를 준비 중이다.

다만 대우조선의 주가가 4만원대로 올라서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 점은 과제로 지목된다. 조선업황이 꾸준히 개선되고는 있지만, 대우조선은 상반기 5696억원의 손실을 내는 등 부진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산업은행이 지분을 들고 있는 데 따른 오버행(잠재 매도 물량) 이슈도 주가에 악영항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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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뉴스웨이 DB

◇수출입은행, '주식 전환'서 '원리금 상환'으로 선회=수출입은행의 경우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우조선이 영구채를 상환토록 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세부적으로 대우조선과 한화의 협상 과정에서 국책은행이 확약한 것처럼 영구채에서 발생한 미지급이자만 주식으로 바꾸고 추후 원리금만 돌려받는 방향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라는 전언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의 통합이 추진되던 2019년 당시만 해도 수출입은행은 채권을 주식으로 바꾼 뒤 처분하는 방안까지 고려했다. 지금처럼 인수대금이 고스란히 회사로 투입되는 구조였고, 대우조선이 이를 상환할 여력도 없다는 진단에서다.

그러나 한화로 인수되는 대우조선이 빠르게 자리를 잡도록 하려면 국책은행으로서 당분간 지원을 이어가야 한다는 판단에 이 같이 방향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2조3000억원에 달하는 채권을 전량 주식으로 바꾸는 것은 수출입은행에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작업이다. 상당한 시간이 걸릴 뿐 아니라 이를 통해 얻은 지분을 일괄 매각하는 게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서다. 영구채 전환 조건인 주당 '4만350원'으로 계산하면 수출입은행에 '약 5780만주'가 돌아가게 되는데, 이는 시장에서 소화하기 어려운 물량이다.

덧붙여 대우조선의 주가가 낮은 수준을 유지하는 지금, 수출입은행으로서는 굳이 주식 전환을 시도할 이유가 없다.

물론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금 회수 방안이 윤곽을 드러내기까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어디까지나 '대우조선 매각 종료'라는 전제 조건이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산업은행 측은 연내 최종 인수자를 선정한 뒤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진 매각을 마무리한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국책은행의 한 관계자는 "거래가 마무리되지 않았고, 대우조선 이사회의 승인이 필요해 세부적인 계획을 공개하기 어렵다"면서도 "한화그룹의 유상증자로 대우조선의 경영환경이 개선되면 국책은행의 자금 회수 여건도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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