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라면 1년·스낵 반년'만 가격 올려프랜차이즈 업계 이미 2차 가격 인상 단행원자잿값·환율 압박···추가 인상 가능성도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농심은 내달 15일부터 라면과 스낵 주요 제품의 출고가를 각각 평균 11.3%, 5.7% 인상한다. 추석 이후 인상되는 품목은 라면 26개, 스낵 23개 브랜드다. 이에 주요 제품인 신라면은 10.9%, 너구리는 9.9%, 새우깡은 6.7%, 꿀꽈배기는 5.9% 오른다.
농심이 라면 가격을 인상한 것은 지난해 8월이며 스낵은 올해 3월이다. 라면은 약 1년 만에, 스낵은 반년 만에 가격을 또 올리는 것이다. 특히 라면은 '서민 음식'으로 꼽히는 만큼 원재료 가격이 상승해도 바로 소비자 가격을 올리는 것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또 한 차례 가격 인상을 단행한 것은 실적 부진과 원자잿값 상승 압박이 매우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프랜차이즈 업계는 이미 2차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써브웨이는 지난달 대표 제품군인 15㎝ 샌드위치 가격을 평균 5.8% 인상했다. 이는 올 1월에 이어 반년 만의 재인상이다. 대상 메뉴는 15㎝ 샌드위치 18종, 30㎝ 샌드위치 18종 등 사이드 메뉴 포함 총 74종이다. 평균 인상액은 15㎝ 샌드위치 333원(300~500원), 30㎝ 샌드위치 883원(500~1600원)이다.
롯데리아도 6월 16일부터 버거류 등 81종의 가격을 평균 5.5% 올렸다. 대표 메뉴인 불고기버거와 새우버거 단품 가격은 각각 4100원에서 4500원으로, 세트 메뉴는 6200원에서 6600원으로 인상됐다. 이는 또한 지난해 12월 이후 6개월 만의 인상이다.
뚜레쥬르는 3월에 이어 4개월 만에 대표 제품 80여개 권장 소비자가격을 평균 9.5% 올렸다. 이에 따라 단팥빵, 소보로빵, 슈크림빵이 기존 1600원에서 1700원으로 100원 인상됐다.
통상적으로 식품, 외식업계의 가격 인상 주기는 1년에 1번 정도다. 그럼에도 외식업계는 1년 2차례 이상 가격 인상을 단행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식품업계도 농심이 스낵 품목에서 반년 만에 가격을 올리며 업계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는 원자잿값 상승이 지속하고 있는 만큼 가격 인상 압박도 상당하다고 입을 모은다. 우선 밀가루, 팜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상승은 올해 3월부터 본격적으로 불거졌기 때문에 상반기에는 큰 타격을 미치진 않았다.
하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국제 곡물 가격이 높았던 시기(3∼6월)에 구입한 물량이 3분기에 도입되기 때문에 하반기에는 본격적으로 원자잿값 상승 영향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국제곡물관측 7월호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식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84.8로 2분기(163.0)보다 13.4%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사료용 곡물 수입단가지수는 178.4로 전망돼 2분기(158.5) 대비 12.5% 오를 전망이다. 대미환율 상승 영향 등으로 전 분기 대비 수입단가가 뛸 것이란 해석이다.
24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4원 내린 1342.1원에 마감했다. 전날 1345.5원에 거래를 마감해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이날 7거래일 만에 하락세로 전환했지만, 불안한 흐름은 여전하다.
대부분 3~6개월 가량 비축할 물량을 구매하기 때문에 국제 선물가격이 한국 시장에 반영되기까지는 통상 4~6개월이 더 걸린다. 따라서 국제 선물시장에서 지난 3~5월 구매한 원자재 가격은 올해 하반기에, 현재 시점에 구매하는 원자재 가격은 연말이나 내년 상반기에 반영된다.
업계 관계자는 "쉽게 가격을 올리기 어려운 라면마저 1년 만에 가격이 올랐다는 것은 그만큼 원자잿값 부담이 상당하다는 것"이라며 "이런 부담이 여전히 존재하고 있어 식품업체들의 추가 가격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민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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