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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커머스 상장 기상도···1년 내내 '먹구름' 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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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불안·이커머스 성장 둔화에 IPO시기 재검토
적자 키우는 공격적 투자→각 사에 맞춘 전략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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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쿠팡의 미국 증시 상장 이후 공격적으로 기업공개(IPO)를 계획했던 이커머스 업체들이 최근 상장 일정을 조정하고 있다. 국내외 금리인상에 따른 증시불안으로 시장이 얼어 붙은데다, 온라인 쇼핑 시장의 성장세가 둔화하며 제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 연내 추진하려던 IPO 시점을 재검토하고 나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코로나 특수를 누리며 IPO 흥행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예상됐으나 엔데믹으로 인한 소비패턴 변화로 기업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할 위기에 몰린 것이다. 게다가 IPO에 실패할 경우 든든한 모기업의 뒷배 없이는 매각이라는 최악의 경우도 맞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올해 컬리를 시작으로 SSG닷컴, 11번가, 오아시스마켓 등이 대기 중인 만큼 컬리의 상장 흥행 여부에 따라 후발주자들의 성패도 갈릴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실패는 안 돼"…'울며 겨자 먹기' IPO=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이커머스 상장사 1호 타이틀로 상장을 준비해 온 컬리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IPO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컬리는 지난 3월 말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당초 5월 말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됐으나 증시 상황 및 컬리 내부 지분 문제 등으로 심사가 무기한 연장됐다. 컬리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이르면 7월, 늦어도 연내 상장한다는 방침이다.

컬리가 상장 심사를 통과하더라고 증시 상황이 좋지 않아 당초 목표했던 수준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컬리의 경우 지난해 12월 앵커에쿼티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 IPO 투자(상장 전 지분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4조원을 평가받은 바 있다.

업계에선 컬리가 IPO에 실패할 경우 기업 매각이란 최악의 상황까지 직면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컬리가 IPO를 통한 자금을 확보하지 못하면 심각한 경영난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란 분석 탓이다. 실제 지난해 7월 컬리가 시리즈F로 확보한 투자금 2254억원은 컬리의 영업손실액인 2177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11번가도 컬리의 경우와 같이 IPO를 몰아붙여야 하는 상황이다. 11번가는 2018년 국민연금·MG새마을금고중앙회·H&Q코리아 등으로부터 5000억원 자금 투자를 받으며 2023년 9월까지 상장을 마쳐야 하는 풋옵션 조항을 계약에 포함 시켰다. 이에 당초 지난달 말 주관사를 선정할 예정이었으나 시장 상황 등을 고려해 일정이 차일피일 미뤄지고 있다.

SSG닷컴은 언제든 IPO 출격이 가능하단 입장이다. SSG닷컴은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과 달리 모기업인 이마트의 든든한 지원이 있다. 다만 현재 주식시장이 기업가치를 높게 받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닌 만큼 이를 고려해 상장예비심사 청구를 연기하고 있다. 강희석 SSG닷컴 대표는 지난 4월 진행한 '오픈톡' 세미나를 통해 "증시 상황을 고려해 주관사와 상장시기를 조율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하반기 주식시장 상황이 개선된다 하더라도 상장 절차에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만큼 SSG닷컴의 연내 상장은 힘들 것으로 전망된다. SSG닷컴도 지난 2018년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블루런벤처스로부터 1조원의 투자금을 받았으나, 지난해까지 목표한 GMV(거래액) 5조1700억원 달성하고, 주관사 선정을 마치며 풋옵션 조항을 충족시켜 IPO 시점에 대한 부담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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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쿠팡식 투자 그만…전략 수정이 필요할 때=이커머스 성장세가 둔화하며 치열하게 외형 확대 경쟁을 벌이던 업계 전략도 수정되는 분위기다.

그간 이커머스 업체들은 대규모 적자 누적에 대해 '계획된 적자'를 언급하던 쿠팡의 과감한 투자 스타일을 따랐다. 시장 점유율 경쟁에서 밀릴 수 없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선 IPO를 앞두고 있는 만큼 성장성 및 경쟁력을 대외적으로 알려야 할 시기다.

이 때문에 이커머스 업체들은 적극적인 홍보를 통해 신규 회원을 확보하고 기업 규모를 키우는데 집중하고 나섰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SSG닷컴은 지난해 605억원의 광고선전비를 지출하며 전년보다 68.5% 확대했다. 같은 기간 컬리는 435억원으로 46.5% 증가했고, 11번가는 1284억원을 사용하며 17.6% 늘어난 수치를 보였다.

안정적인 상장을 위한 내실 다지기에도 힘쓰고 있다. 컬리는 재고율 사수에 나섰다. 환불 처리 이후 새 구매자를 찾아도 되는 공산품과 달리 환불과 동시에 폐기 처리해야 하는 신선식품 카테고리 특성 탓이다. 재고율 사수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하겠단 전략이다. 특히 컬리는 재고율 관리 전략을 상장 과정에서 기업가치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할 것으로 알려졌다. 컬리가 IT 인력 확충에 열을 올리는 것도 같은 맥락이란 해석이다.

11번가는 경쟁사 대비 정체된 매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11번가는 다른 이커머스 업체들이 물류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설 때 수익성 개선에 공을 쏟았다. 그럼에도 수익성 개선을 이루지 못했고, 팬데믹으로 매출 성장세 또한 둔화하며 뚜렷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11번가는 SK텔레콤과 통합 서비스로 충성고객을 확보하고, 아마존 글로벌 스토어로 해외직구 카테고리 확대 및 고객 쇼핑 경험을 넓혀 수익과 성장을 동시에 잡겠다는 구상이다.

SSG닷컴은 신세계그룹 계열사 간 통합 멤버십을 통해 덕을 보겠단 심산이다. 1000억원 대 적자 또한 대부분 성장을 위한 투자 비용이었던 만큼 리스크로 작용하진 않을 것이란 평이다. SSG닷컴은 상장까지 지난해 인수한 지마켓글로벌과의 시너지를 통해 결쟁력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출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 IPO가 연이어 흥행하며 이커머스 기업들도 흐름에 동참해 상장에 나서겠단 계획이었으나 현재 분위기는 그렇지 못하다"라며 "특히 컬리의 경우 IPO가 실패할 경우 매각 등의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 있다. 그동안은 몸집 확장에 중점을 뒀다면 이제는 마냥 적자를 계속 이어갈 수는 없는 만큼 수익성 확보로 전략을 변경할 수밖에 없다"고 내다봤다.

조효정 기자 qu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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