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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하는 박병석 국회의장 "의회주의자로 기록된다면 큰 영광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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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퇴임 기자간담회에 열어 2년 임기 마무리
"제도적인 국민 통합 위해 개헌 꼭 필요"
'팬덤정치' 논란에는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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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국회사진취재단

2년 임기를 마치고 퇴임을 앞둔 박병석 국회의장이 26일 "무엇보다도 대화와 타협의 의회주의를 꽃피우고자 했다"며 "의회주의자 박병석으로 기록될 수 있다면 큰 영광일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박 의장은 이날 국회에서 가진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며 "21대 국회는 거의 모든 법안을 여야 합의로 통과시켰다. 여야의 의견이 다른 법안들도 대화와 타협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중재에 전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특히 박 의장은 지난 4월 여야가 극한 대립으로 치닫던 검찰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분리하는 법안에 중재안을 재시한 사례를 언급하며 "여야 원내대표가 합의한 사안이었고, 양당 의원총회에서 추인도 받았다. 새 정부 인수위에서도 합의를 존중한다고 밝혔고, 당시 대통령은 잘된 합의라고 평가했다"고 했다.

이어 "정치권 거의 모든 단위의 동의와 공감대를 거친 아주 높은 수준의 합의였다. 국민투표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단계의 합의"라며 "이러한 합의가 한순간에 부정당한다면 대화와 타협의 의회정치는 더 이상 설 땅이 없을 것이다. 의회정치의 모범을 보였으나 일방적으로 뒤집혔다. 참으로 아쉽다"며 우회적으로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박 의장은 아울러 자신의 임기 2년 동안 본회의에서 4355건의 법안을 처리한 사실을 언급하며 "일하는 국회를 지향했다. 국회가 언제든지 열릴 수 있도록 국회법을 개정했고, 코로나 상황에서도 국회가 멈추지 않도록 비대면 영상회의 시스템과 투표까지 할 수 있는 법적 제도를 갖췄다"고 강조했다.

다만 박 의장은 "때론 대화와 타협의 정치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엄존하고 있다. 그 장애물이 무엇인지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하다"며 "지금 우리의 정치는 편 가르기와 증오, 적대적 비난에 익숙하다. 자기 편의 박수에만 귀를 기울이지는 않는지 돌아보자"고 남은 과제에 대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또 "침묵하는 다수, 합리적인 다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며 "이념과 지역, 세대, 성별로 갈라진 '국민 분열'의 적대적 정치를 청산하자"고 했다.

정권 교체로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되는 '국민통합'을 위해서는 개헌이 필요하다고도 역설했다.

박 의장은 "국민 통합을 제도적으로 이루기 위해서는 개헌이 꼭 필요하다"며 "우리 정치의 갈등과 대립의 깊은 뿌리는 제왕적 대통령제와 한 표라도 더 얻으면 모든 것을 갖는 선거제도에 있다고 오래전부터 강조해 왔다. 제왕적 대통령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 다당제를 전제로 한 선거제도를 갖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도적으로 권력을 분산시키고 제도적으로 협치를 하게끔 개혁해야 한다"며 "역사를 돌이켜보면, 지도자의 선의에만 의지하는 협치는 성공한 예를 찾아보기 어렵다. 대화와 협치를 제도적으로 풀어내는 새 헌법을 만들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박 의장은 이어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도 개헌의 필요성을 거듭 밝혔다. 그는 "모든 지도자가 선의에 의해 협치할 것이라 말한다"며 "하지만 실제 되지 않는 이유는 권력을 분산하고 제도적으로 합의하지 않는 한 사실상 권력 집중은 피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되는 이른바 '팬덤 정치'에 대한 생각을 묻는 말에는 "지금 우리 정치는 자기편만 보고 하는 정치다. 자기편이 치는 박수에만 익숙하고 그것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침묵하는 다수에는 상대적으로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고 쓴소리를 했다. 이어 "적어도 국민에게 지지받는 정당이 되려면 침묵하는 합리적인 다수까지 포함하는 정책과 노선을 걸어야 한다는 점에서 대단히 바람직하지 않은 현상"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촉발된 이른바 '586 용퇴론'에는 "정치권을 포함한 모든 사회는 노년·장년·청년의 결합이 적절하게 이뤄질 때 발전한다"며 "(586의) 진퇴 문제는 국민들이 판단할 것"이라고 원론적인 답변을 내놨다.

박 의장은 마무리 발언에서는 다소 감정이 북받친 듯 울먹이기도 했다. 박 의장은 "임기를 마치고 집무실을 나서는 순간까지 국민이 대한민국 국회의장에게 부여한 의무를 소홀히 하지 않겠다"며 "그것이 지난 2년간 각고의 인내와 헌신으로 코로나 위기를 극복한 국민들께 보답하는 길일 것"이라고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어 "소임을 다하고 난 뒤 의회주의자 박병석으로 기록될 수 있다면 큰 영광이겠다"며 "다시 한번 고통을 감내하며 코로나를 견딘 국민께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문장원 기자 moon3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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