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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육' 점찍은 농심, 잠실에 차린 비건 레스토랑 가보니

민지야 놀자

'대체육' 점찍은 농심, 잠실에 차린 비건 레스토랑 가보니

등록 2022.05.25 15:23

김민지

  기자

지난해 채식 인구 250만명···대체육 시장도 성장 거듭캐주얼 레스토랑과 차별화···7만7천원 '코스 요리' 선봬비건 음식도 맛있고 고급스럽게 "새로운 식문화 열 것"

농심이 25일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포리스트 키친 오픈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성환 농심 외식사업팀 상무가 브랜드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농심이 25일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포리스트 키친 오픈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김성환 농심 외식사업팀 상무가 브랜드를 소개하는 모습. 사진=김민지 기자

농심이 '대체육'을 신성장동력으로 점찍고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 '포리스트 키친(Forest Kitchen)'을 통해 비건 식문화 알리기에 나섰다. 비건 문화의 확산과 대체육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는 트렌드에 발맞춰 새로운 비건 식문화를 열어가겠다는 포부다.

농심은 25일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몰에서 포리스트 키친 오픈 기자간담회를 열고 비건 식문화를 선도하는 대표 레스토랑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포리스트 키친은 농심이 개발한 대체육과 김태형 총괄셰프의 노하우를 접목한 코스 요리를 선보인다. 저녁 10개, 점심 7개 요리가 제공되며 이 중 3가지 요리에 대체육을 사용한다. 가격은 점심 5만5000원, 저녁 7만7000원이며 100% 사전 예약제로 운영된다.

농심이 비건 레스토랑에 도전장을 던진 이유는 비건 식품의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치 소비'를 지향하는 문화가 확산하면서 대체육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한국채식비건협회에 따르면 국내 채식 인구는 2008년 15만명에서 지난해 250만명으로 급증했다. 간헐적 채식주의자(플렉시테리언)도 증가하며 국내 대체육 시장 또한 성장을 거듭해 지난해에는 155억원까지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포리스트 키친 디너 코스 모음 연출사진. 사진=농심 제공포리스트 키친 디너 코스 모음 연출사진. 사진=농심 제공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의 차별화 포인트로 '파인 다이닝'을 내세웠다. 파인 다이닝(Find Dining)은 좋은, 탁월함을 의미하는 파인(Fine)과 격식을 갖춘 식사를 의미하는 다이닝(Dining)을 합쳐 만든 단어로 고급 만찬을 뜻한다.

농심이 포리스트 키친을 파인 다이닝으로 운영하게 된 배경은 비건 푸드에 대한 색다른 경험과 인식 개선에 중점을 두는 전략에 있다. 기존 비건 레스토랑은 햄버거, 파스타 등을 제공하는 캐주얼 레스토랑이 다수였다.

앞서 풀무원이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 오픈한 비건 레스토랑 '플랜튜드'도 기존 비건 레스토랑과 크게 다르지 않다. 플랜튜드는 풀무원의 식물성 단백질과 식물성 대체육을 활용한 샐러드, 파스타, 라자냐 등을 대표 메뉴로 구성했다.

하지만 농심은 그간 대체육을 개발하며 축적한 기술력에 김태형 총괄셰프가 미국 뉴욕의 미슐랭 1, 2스타 레스토랑에서 근무하며 쌓아온 노하우를 접목해 코스 메뉴를 개발했다.

김 총괄 셰프는 지난해 '내 몸이 빛나는 순간, 마이 키토채식 레시피'를 출간하는 등 평소 비건 푸드에 깊은 관심을 갖고 연구해왔다. 글로벌 수준의 레스토랑에서 체득한 메뉴개발 노하우와 그간 비건 푸드에 대한 연구성과를 접목해 앞으로 다양한 비건 메뉴를 선보인다는 각오다.

실제 이날 농심이 소개한 메뉴들은 캐주얼한 기존 비건 레스토랑과 확실히 다른 점이 느껴졌다. 저녁 10개 요리 중 '작은 숲', '코코넛', '흑마늘' 3개 메뉴에 농심의 대체육이 활용된다.

작은 숲은 숲으로 꾸민 트레이에 제철 채소를 이용한 한입거리 음식과 콩 커스터드, 콩꼬치 등을 담았다. 코코넛은 파스타를 표방한 메뉴로, 납작하게 만든 면에 콩고기를 넣었다. 뇨끼처럼 쫀득하면서도 만두와 유사한 맛을 낸 음식이다. 흑마늘 스테이크는 대체육 특유의 식감과 콩 냄새를 흑마늘과 은은한 숯향으로 잡았다.

대체육을 활용하지 않은 메뉴들 또한 상당히 공을 들였다. 맛은 물론이고 시각적으로도 뛰어나 '맛있는 음식'을 넘어 경험과 공감을 불러일으키겠다는 농심의 목표가 뚜렷하게 드러난다는 느낌이었다.

김 총괄 셰프는 "논 비건(Non vegan)도 맛있게 즐길 수 있는 요리를 지향한다"면서 "비건과 논 비건을 아우르는, 비건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는 대체할 수 있는 선택이 없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리스트 키친의 비건 인증은 글로벌 인증 기관에서 받기로 했다. 김성환 농심 외식사업팀 상무는 "포리스트 키친은 유럽 비건 인증 기관인 '이브비건'에서 인증을 받기로 했다"면서 "이곳은 우선 레스토랑을 오픈하고 식자재 등 현장 실사를 거쳐 비건 인증을 하는 엄격한 곳으로 인증까지 최장 3개월까지 걸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사진=농심 제공사진=농심 제공

농심은 포리스트 키친의 추가 매장 오픈 계획이 아직까진 없다는 입장이다. 비건 식품에 힘을 싣고 소비자 인식 확산을 위한 차원에서 매장을 연 것이지, '외식사업'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이유에서다.

김 상무는 "포리스트 키친을 통해서 비건 문화를 알리기 위해 오픈한 것"이라며 "우선 지금 오픈한 매장을 성공적으로 알리는 것이 목표며 매출액 등의 구체적인 지표 공개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신동원 농심 회장이 비건 식품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구상을 밝힌 만큼 이와 관련한 외식사업을 하나의 매장으로만 운영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은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대체육 사업을 신사업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김성환 상무는 "포리스트 키친은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생각한 레스토랑"이라며 "고객에게 새로운 비건 식문화를 소개하고 비건 음식도 맛있게 즐길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는, 식문화를 리딩하는 레스토랑이 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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