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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마지막 달동네···재개발 희망이 또 산으로

달동네 개발 현주소 ①노원 백사마을

서울 마지막 달동네···재개발 희망이 또 산으로

등록 2022.05.17 16:07

수정 2022.05.17 16:09

김소윤

  기자

개발 이유로 서울 판자촌사람들 강제로 이주시킨 곳지난 2009년까지 그린벨트로 묶여 개발 힘들어 당시 재개발됐어야 했는데···시장 두번 바뀌며 지연10명중 9명은 원주민 아냐···1200가구중 100가구 남아이제야 되나 했더니 이번엔 시와 공사비 문제로 갈등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백사마을. 불암산 자락 구릉지에 위치한 지형적 상황과 과거 주민 생활 모습 등 지역 역사 보전 등이 특징이다. 사진 = 김소윤 기자'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백사마을. 불암산 자락 구릉지에 위치한 지형적 상황과 과거 주민 생활 모습 등 지역 역사 보전 등이 특징이다. 사진 = 김소윤 기자

"재개발 된다고 해서 몇십년 세월을 악착같이 버텨왔는데 또 다시 사업이 지연됐다는 소식에 가슴이 덜컹 무너져 내렸어요. 사업이 지연되면 지연될수록 결국에 그 피해는 원주민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수밖에 없어요. 이건 무슨 희망 고문도 아니고.." <백사마을 주민 김 모씨>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라고 불리는 백사마을의 재개발 사업이 이제야 겨우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사업이 또 다시 지연 중단 위기에 처한 모습이다. 서울시에서 임대주택을 지을텐데 왜 이렇게 비싸게 짓느냐며 건축비를 문제 삼아 공사비 산정 결정을 미루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피해를 입는 건 백사마을 원주민들이다. 분담금 낼 돈이 없다며 원주민들 대다수가 이미 백사마을을 떠난 상태에서도 일부 원주민만 남아있는 상황인데 사업이 지연되면 될수록 분담금만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재개발만을 생각해 오랜 세월 동안 버텨운 원주민들의 재개발 희망이 또 다시 물거품 될 위기에 빠져 있는 상황이다.

백사마을은 지난 1967년에 만들어진 마을이다. 과거 정부가 개발을 이유로 용산, 청계천, 안암동 등 서울 각지의 판자촌 사람들을 백사마을로 강제 이주 시키면서 만들어진 마을이다. 현재 서울에 찾아볼 수 없는 풍경들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결코 주민들의 의지가 아니다. 이유는 지난 2009년까지 이 곳 백사마을은 개발제한구역, 즉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 곳 주민들은 백사마을을 발전하고 싶어도 발전할 수 없는 시킬 수가 없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백사마을은 지난 1967년에 만들어진 마을이다. 과거 정부가 개발을 이유로 용산, 청계천, 안암동 등 서울 각지의 판자촌 사람들을 백사마을로 강제 이주 시키면서 만들어진 마을이다. 현재 서울에 찾아볼 수 없는 풍경들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결코 주민들의 의지가 아니다. 이유는 지난 2009년까지 이 곳 백사마을은 개발제한구역, 즉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 곳 주민들은 백사마을을 발전하고 싶어도 발전할 수 없는 시킬 수가 없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

17일 본지는 노원구 중계본동 104번지 일대에 위치한 백사마을에 다녀왔다. 주소에도 알 수 있듯이 백사마을이라는 이름은 중계동 산 104번지라는 옛 주소에서 그대로 따온 명칭이다. 백사마을은 지하철 7호선 하계역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 도착할 정도로 서울 동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백사마을은 지하철 7호선 하계역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 도착할 정도로 서울 동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백사마을은 지하철 7호선 하계역에서 버스를 타고 종점까지 가야 도착할 정도로 서울 동북쪽 끝자락에 위치해 있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

서울의 여느 달동네들이 그렇듯 이 곳 백사마을도 언덕길 사이 사이마다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들이 연결돼 있었다. 일부 집들만 사람이 사는 흔적만 겨우 남아 있을 뿐, 언덕길을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미 폐허가 된 빈집들이 가득했다. 이 곳 빈집들은 빨간 스프레이로 그려진 동그라미와 공가안내문이라고 적혀 있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는 이주가 끝나 철거 예정이라는 의미였다. 곧 재개발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전세집을 얻어 떠난 사람들의 집인 것이다. 이 곳 주민들 말에 따르면 이 곳 사람들이 나간지는 한 2~3년 전쯤 됐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는 그들이 원하는 재개발이 또 다시 지연을 맞게 됐다.

서울의 여느 달동네들이 그렇듯 이 곳 백사마을도 언덕길 사이 사이마다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들이 연결돼 있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서울의 여느 달동네들이 그렇듯 이 곳 백사마을도 언덕길 사이 사이마다 구불구불한 좁은 골목길들이 연결돼 있었다. 사진 = 김소윤 기자

백사마을은 지난 1967년에 만들어진 마을이다. 과거 정부가 개발을 이유로 용산, 청계천, 안암동 등 서울 각지의 판자촌 사람들을 백사마을로 강제 이주 시키면서 만들어진 마을이다. 현재 서울에 찾아볼 수 없는 풍경들을 엿볼 수 있는데 이는 결코 주민들의 의지가 아니다. 이유는 지난 2009년까지 이 곳 백사마을은 개발제한구역, 즉 '그린벨트'로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이 곳 주민들은 백사마을을 발전하고 싶어도 발전할 수 없는 시킬 수가 없었다.

지난 2009년 그린벨트가 해제되면서 백사마을은 가까스로 개발되나 싶었다. 지난 2011년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은 "백사마을을 그리스 산토리니섬의 '이아마을'과 같은 곳으로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그는 이 곳에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를 지을 계획을 세웠다. 즉 당초 계획대로라면 백사마을은 지난 2009년 그린벨트 해제와 동시에 임대아파트와 분양아파트가 이미 지어졌어야 했다.

일부 집들만 사람이 사는 흔적만 겨우 남아 있을 뿐, 언덕길을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미 폐허가 된 빈집들이 가득했다. 이 곳 빈집들은 빨간 스프레이로 그려진 동그라미와 공가안내문이라고 적혀 있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는 이주가 끝나 철거 예정이라는 의미였다. 곧 재개발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전세집을 얻어 떠난 사람들의 집인 것이다. 사진 = 김소윤 기자일부 집들만 사람이 사는 흔적만 겨우 남아 있을 뿐, 언덕길을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이미 폐허가 된 빈집들이 가득했다. 이 곳 빈집들은 빨간 스프레이로 그려진 동그라미와 공가안내문이라고 적혀 있는 문구가 쓰여 있었다. 이는 이주가 끝나 철거 예정이라는 의미였다. 곧 재개발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이 전세집을 얻어 떠난 사람들의 집인 것이다. 사진 = 김소윤 기자

그런데 얼마 뒤 서울시장이 바뀌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4년 백사마을 마스터플랜을 짜며 "지형·길·터를 보전할 것"을 주문한 것이다. 사실상 재개발이 엎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그러다 십여 년 만에 또다시 서울시장이 바뀌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다시 당선되면서 백사마을 재개발이 이제야 본격 닻을 올리나 싶었다.

그도 그럴것이 작년 초 서울시는 백사마을 재개발 예정지에 대한 사업 시행계획을 인가했다. 이는 지난 2009년 주택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12년 만이다. 또 작년 하반기에 GS건설로 시공사로 선정하고 올해 관리처분 계획인가 후 착공, 2025년 상반기에 완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당 소식이 들리자 마자 백사마을 주민들은 이주 준비에 분주했다.

그러나 이번에는 예상치 못한 곳에서 문제가 터졌다. 바로 서울시와 공사비 문제를 놓고 사업이 지연된 것이다. 서울시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주거지보전사업구역 내 공사비를 확정·승인해야 사업 추진이 순조로운데 비싼 공사비를 이유로 뜸을 들이고 있다는 것이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지난 4월 조합원 분양 신청을 받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일부 주거지보전사업구역의 사업비(건축비·택지비·가산비 등)가 확정되지 않아 조합원 분양가 산정 등 관리처분을 위한 절차 진행에 차질에 생겼다. 백사마을 재개발 주민대표회의 측은"지난 2011년 오세훈 시장 당시 임대 주거지역은 아파트가 아닌 마을 길 등을 그대로 살려 공동체를 보전하는 형태의 저층주거지로 만들자는 취지에서 서울시가 제안한 것인데, 이제 와서 공사비가 비싸다는 이유로 사업비 승인을 안 해주는 것은 말이 안 된다"라며 "당초 서울시가 제안한 구상인만큼 공사비 승인을 해 사업지연의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고 전달했다.

한편으론 재개발이 된다고 해도 마냥 기쁠 수 없다. 본지가 백사마을 주민과 인터뷰 해 보니 "재개발된다고 해도 우리집이 아니에요. 재개발 소식이 들리자 마자 여기에 살던 사람들은 이미 거의 다 떠난 상태에요. 돈 없으면 이 곳(백사마을)을 떠날 수밖에 없어요. 남은 사람 중 여기 계속 살 수 있는 사람은 열에 서너 명도 안될 거에요"라고 답변했다.

해당 주민은 아파트를 분양받기 위해 악착같이 버텨 왔지만 결과는 냉혹했다고 한다. 재개발이 본격화된 작년부터 투기 바람을 타고 높은 가격에 형성된 분양가 시세는 고스란히 분담금 부담으로 돌아왔기 때문이다. 백사마을 주민들 말에 따르면 이미 원주민 10명 중 9명은 마을을 빠져 나갔다고 한다. 1200가구 중 100가구도 채 남지 않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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