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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SUE FOCUS 분양가상한제의 역설

서울 분양 불패 끝···초양극화 불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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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분상제 미적용 지역서 미분양 속출해 양극화 초래
반면 영등포 등 분상제 적용 지역은 분양 때마다 '불장'
로또청약·공급위축 등 부작용 계속···"개선방안 세워야"
서민 내집마련 돕는 선한 취지지만···역풍만 맞았단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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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부동산 전경.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

기존의 문재인 정부는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분상제)를 도입했지만 결국 시세보다 저렴한 '로또 아파트'만 불러 일으켰다는 지적이 오가고 있다. 청약 당첨만 되면 로또 당첨금에 버금가는 시세 차익을 기대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반면 분상제 미적용 지역에서는 미계약 아파트들이 속출해 결국 양극화만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실제 연초에는 분상제 미적용 지역인 강북, 은평, 도봉구 등 7개구에서 전체 공급 물량의 90% 이상이 미계약 물량으로 남은 단지가 등장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반면 서초, 강남, 송파, 영등포, 용산 등 13개구 분양 때마다 '불장'이다. 이들은 모두 분상제 적용 지역이다.

25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서울 강북구 수유동에 들어서는 '칸타빌수유팰리스'가 미계약된 198가구에 대해 지난 11일 무순위 청약을 실시했다. 이 단지는 지난달 진행한 1순위 청약에서 총 216가구 중 19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이는 전체 분양 물량의 91%에 달하는 비중이다. 당첨 부적격 사유가 있었던 것도 아닌데 서울에서 200가구에 가까운 미계약 물량이 남은 것은 지난 2019년 2월 이후 처음이다.

해당 단지는 당초부터 전용 78㎡가 분양가 10억8840만원에 나와 고분양가 논란이 일었다. 후분양 단지여서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지 않은 탓이다. 수요자들이 반발하자 시행사는 입주자모집공고를 미루고 22개 주택형의 평균 분양가를 기존 6억7077만원에서 6억5825만원으로 1252만원 내렸다. 전용 78㎡ 분양가는 최대 3550만원 낮아졌다.

그럼에도 수요자들은 결국 외면했다. 분양가를 낮췄음에도 전용 59㎡ 일부 주택형이 고가주택 기준인 9억원을 초과하는 등 여전히 높고 입지 역시 낡은 재래시장, 상가, 빌라 등으로 둘러싸여 선호도가 낮았다는 평가다.

또 1순위 청약을 받은 서울 강북구 미아동 '한화포레나미아'는 경쟁률 7.3대 1을 기록했다. 328가구 모집에 2374명이 신청하면서, 대규모 미계약을 피하지 못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연초에는 '북서울자이폴라리스'가 경쟁률 32.4대 1을 나타내고도 미계약분이 나왔는데 최근 들어 가까스로 4개월 여만에 계약이 완료됐다.

이들 단지들이 미분양 사태가 일어난 이유는 강북구에 위치한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이기 때문이다. 통상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격이 시세 대비 저렴해 당첨 시 시세 차익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분양가상한제 미적용 단지는 시세와 비슷하거나 높은 수준으로 책정돼 수요자들의 외면을 받는다. 실제 '칸타빌수유팰리스'는 앞서 언근했듯이 전용 59㎡ 분양가가 9억원을 넘어섰고, '북서울자이폴라리스'와 '한화포레나미아'는 전용 84㎡가 각각 10억3100만원과 11억5000만원으로 책정됐다.

반면 분상제 적용 단지는 여전히 인기가 높았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2가 '센트레빌 아스테리움 영등포(156가구)'의 당첨 가점 커트라인의 경우 59점으로 여전히 높았다. 4인 가구(20점)가 청약통장 가입기간 15년 이상(17점)에 무주택기간 10년 이상(22점)을 갖춰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이 단지는 영등포 도심에 위치해 지하철 영등포시장과 대형마트·영화관·백화점 등을 갖춘 타임스퀘어가 도보권에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아 전용 59㎡ 기준 6억7000만원에 분양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2019년 12·16 대책을 통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를 도입했다. 이를 서울 18개구의 309개동과 경기 광명·하남·과천 일부 지역에 적용했다. 당시 상대적으로 집값 상승률이 낮았던 서울 종로·도봉·강북·중랑·금천·관악·구로 등 7개구가 규제 대상에서 제외된 바 있다.

분양가상한제는 공동주택 분양가를 산정할 때 일정한 표준건축비와 택지비에 가산비를 더해 기준 금액 이하로 정하도록 한 제도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면 인근 시세 대비 20% 이상 저렴한 수준에서 분양가가 책정된다. 청약 당첨자들은 신축 아파트 프리미엄에 더해 그만큼 안전마진을 추가로 확보하는 셈이다.

문재인 정부는 분상제를 도입했지만 서울 등 수도권 내 아파트 가격은 역대급 상승세를 이어갔다. 주변 집값을 끌어내려 시장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던 정부의 호언장담이 무색해진 셈이다.

오히려 시장에서는 분상제가 소수의 청약 당첨자에게 과도한 시세차익을 보장해 주면서 상당수 무주택자들의 상대적 박탈감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분양가가 인근 단지 시세의 절반 수준으로 매겨지다보니 당첨만 되면 수억원의 시세차익이 보장돼 너도나도 "청약부터 넣고 보자"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청약 경쟁을 통한 내집마련 문은 더 좁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분상제에 따른 효과보다 부작용이 더 큰 만큼 보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을 논의해야될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부가 싼값에 조성해 공급하는 공공주택에는 분상제를 계속 적용하되, 민간택지는 시장 자율에 맡기는 방안과, 그동안 도입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온 채권입찰제를 재도입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김소윤 기자 yoon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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