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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지야 놀자

잠들었던 추억이 '빵빵'···'포켓몬빵'의 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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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력 갖게 된 2030세대 "과거 향수 느껴" 대량 구매
띠부씰에 '리셀테크' 결합···피카츄 팔면 수익률 3200%
초등학생부터 중·장년층까지 세대 아우르는 콘텐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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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지난 18일 오후 10시 15분께, 기자는 퇴근길 집 앞 편의점에 들렀다. 깜짝 놀랐다. 못해도 10여명의 초등학생들이 몰려 있었다. 사장님께 조심스레 무슨 일이냐고 여쭸다. 사장님께선 "낮에 포켓몬빵을 사기 위해 온 학생들에게 밤 10시 30분에 물류 차량이 오니 그 때 다시 오라고 했더니 벌써부터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SPC삼립이 24년 만에 재출시한 '포켓몬빵'의 인기가 뜨겁다. 이른바 MZ세대(1980년생~2004년생)부터 그보다 어린 10대까지 포켓몬빵을 얻기 위한 '오픈런'에 합류했다.

포켓몬빵은 1998년에 처음 출시됐던 빵이다. 당시 전국적인 인기와 함께 빵에 동봉된 '띠부씰(떼었다 붙였다 하는 스티커)' 수집 열풍을 일으키며 월평균 500만개가 팔려나가는 등 화제가 됐다.

특히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초반에 태어난 이들이라면 '띠부씰'을 모았던 기억이 있을 것이다. 1998년 당시 초등학교 저학년이었던 기자도 모 항공사에서 준 손바닥만한 사진 앨범에 포켓몬빵 띠부씰을 가지런히 모아본 경험이 있다.

포켓몬빵의 인기 요인을 두고 업계에선 많은 분석이 나온다.

우선 포켓몬빵이 당시 초등학생이었고 이제 어른이 된 성인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켰고, 이들이 포켓몬빵쯤은 쉽게 살 수 있는 경제력을 갖춰 대량으로 구매하게 되며 인기를 얻었다는 해석이다.

실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도 '그때는 엄마를 졸라서 겨우 하나 살 수 있었는데, 지금은 한 박스도 살 수 있다'라는 투의 재치 있는 글이 상당수 올라왔다. 돈이 있어도 구하기 힘들 정도로 품귀현상이 생겼단 의미다.

포켓몬빵이 처음 출시됐던 1998년처럼 띠부씰을 모으기 위해 빵을 찾는 이들도 상당수다. 최근 '리셀(되팔기)' 열풍까지 결합했다. 빵에 동봉된 '미지의 띠부씰'에 베팅하는 것으론 159종의 띠부씰을 모두 모으는 데 한계가 있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이 구하지 못한 일부 띠부씰을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구하는 것이다. '피카츄'나 '뮤' 등 인기 포켓몬은 5만원에까지 거래된다. 1500원짜리 빵에서 나온 스티커의 가격이 3200%나 뛰는 것으로, 수익률만 따지면 명품 리셀보다 나은 장사다.

여기에 '오리지널'이라는 희소성까지 지닌 '띠부씰 구버전'까지 등장했다. 띠부씰 리셀 시장에서 1998년 당시 판매됐던 구버전 스티커는 한 장에 10만원 이상이다. '뗀씰(떼어서 다른 곳에 옮겨 붙인 스티커)'과 '안뗀씰(떼지 않고 원 상태를 보전하고 있는 스티커)'의 가치도 다르다.

빵 '자체'에까지 희소성이 생긴 것 또한 MZ세대로 하여금 포켓몬빵을 '더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요인이다.

과거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 오리온의 꼬북칩 사례가 그렇다. 구하기 어려워지면 더 구하고 싶어지는 욕구와 '내가 이걸 구했다'며 SNS에 인증해 소소하게 자랑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구매욕을 불러일으킨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생산량을 임의로 조절하는 게 아니냐는 '음모론'이 고개를 들고 있는 점도 허니버터칩 때와 유사하다.

사실 MZ세대 전체가 '포켓몬빵'에 열광하는 것은 아니다. 주변만 봐도 '꼭 먹겠다'며 편의점 앞에 줄을 서는 이가 있는 반면, '있으면 한 번쯤 재밌으니까 사지 굳이 줄 서고 웃돈 주고 사진 않겠다'는 이도 있다.

그럼에도 확실한 것은 포켓몬빵 열풍이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됐다는 것이다. 전문가들과 언론들은 이를 추억 마케팅이나 리셀, SNS 인증 열풍 등 다각도로 분석하고 있으며, 모두 맞는 말이기도 하다.

SPC삼립이 '포켓몬빵'을 선택한 것 또한 '신의 한 수'였단 평가다. 포켓몬은 8살에 불과한 기자 지인의 조카까지 '도감'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세대를 아우르는 콘텐츠가 됐다. 거창하게 보자면 포켓몬빵의 재출시가 세대와 세대를 연결해주는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포켓몬빵이 재출시된 이후 딱 한번, 운 좋게 집 앞 편의점에서 '돌아온 로켓단 초코롤' 빵을 구할 수 있었다. 어머니 덕분이었다. 편의점에 간 어머니께서 "너 포켓몬 빵 좋아했잖아"하고 하나 집어오신 빵이었다. 그렇게 포켓몬빵은 세대와 세대를 이어주는 매개체로 자리매김해가고 있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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