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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NO 아이파크 여전···브랜드 교체할까

부동산 건설사 기사회생 I-PARK

NO 아이파크 여전···브랜드 교체할까

등록 2022.02.08 16:30

수정 2022.02.08 17:20

김소윤

  기자

강남 등 부촌에서 고급 브랜드로 먹혔던 아이파크삼성동 아이파크 이후 고급 주거지에서도 힘 빠져광주 참사가 직격탄···여전히 아이파크 보이콧 목소리"아이파크 빼달라" 시공사 교체 요구에 수주 '빨간불'브랜드 교체설 대두까지···이미지 땅바닥에 고민 클 듯

NO 아이파크 여전···브랜드 교체할까 기사의 사진

"HDC현대산업개발이 경쟁자인 롯데건설을 제치고 안양시 관양동 현대아파트지구 재건축 정비사업 시공권을 따냈지만 그 기간 동안 '아이파크' 브랜드 교체할 수도 있다는 소문들이 나오고 있어요." <정비사업 관계자>

HDC현대산업개발(이하 HDC현산)이 지난 2001년 출시한 아파트 브랜드 '아이파크(IPARK)'를 20여 년 만에 교체할지 주목된다. 최근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사고 이후 브랜드 가치가 크게 훼손된데다 기존 수주한 사업장들도 거부감이 높아져 시공사 교체 요구에 수주 전망까지 '빨간불'이 들어왔기 때문이다. 이에 이미 조합원들과 접촉하는 도시정비 사업장 직원들은 브랜드 교체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8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광주 북구 운암3단지 재건축 조합은 시공사인 현대산업개발을 비롯한 컨소시엄 주체들을 불러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이곳은 총 3214가구 규모 대단지로 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으로 참여 중이다.

서울에선 강남구 개포1단지 주공아파트 재건축조합원 일부가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단지명에서 아이파크 브랜드명을 빼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노원구 상계1구역 재개발 조합과 강북구 미아동 미아4구역 재건축 조합, 관악구 신림동 미성아파트 재건축 조합 등에서도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이 외에도 현재 현대산업개발을 시공사로 선정한 사업장에서는 추가 안전진단을 요구하고 있다. 현재 부산시민공원 촉진3구역과 경남 창원 신월2구역 재건축 조합 등이 추가 조치 계획 등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HDC현산은 현대건설 주택사업부가 독립해서 출범한 한국도시개발과 한라건설을 모태로 출범했다. 고 정주영 회장의 '현대가 만든 아파트가 얼마나 튼튼한지 보여줘라'는 지시에 따라 만든 '압구정 현대(아파트)'신화의 주역이기도 하다. 실제 이 회사 매출의 약 65%(2020년 기준)가 주택부문에서 발생할 정도로 주력 분야다.

HDC현산의 주택 브랜드인 '아이파크'는 2000년 아이파크 삼성 아파트를 분양하면서 처음 사용했다. 당시 삼성 아이파크는 강남권에서도 특히 인기가 높은 대표적인 초고층 고급아파트였다. 건물높이만 최고 155m에 달해 자연고도를 감안했을 때 '하늘의 성'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으며, 서울에서 한강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집이라 평가받았다.

이후에도 HDC현산은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 도시정비사업(재개발·재건축) 수주로 과거 '삼성동 아이파크' 역사를 재현하며 삼성동 아이파크에 이은 강남권 랜드마크를 조성하기 위해 힘썼다.

그러나 HDC현대산업개발 정몽규 회장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움직임부터 면세점업 등까지 사업 다각화를 시도해 오면서 정작 중요한 본업인 건설업을 등한시하기 시작했다. 즉 건설업을 더 키우기보다는 관심이 주로 다른 곳에 쏠린 것이다.

그 사이 HDC현대산업개발의 경쟁력은 퇴보했다. 특히 '텃밭'이나 다름없던 강남을 경쟁사들에 내줬고, 아이파크의 브랜드 가치도 떨어졌다. 한 때 5위 안에 들었던 도급 순위 등도 계속 추락해 현재는 겨우 9위권 안에 머물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현대산업개발의 도급 순위는 지금보다 더 떨어질 우려가 크다. 이번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사고로 5명 이상의 사망사고가 발생하고, 사고 원인 조사에서 '부실공사로 인해 주요 부분에 대한 중대한 손괴가 있었음'이 드러난다면 HDC현대산업개발에 대해 최장 1년까지 영업정지가 내려질 수 있다. 이미 시공권을 따낸 서울권의 정비사업장에서도 시공사 해체 움직임이 여럿 보이고 있다.

특히 공사중단 명령이 선포된 광주에 이어 서울 등 수도권에서도 '아이파크' 불매 운동 조짐이 보이면서 최악의 경우 주택시장에서 퇴출 될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주택매출이 전체의 70%에 육박하는 HDC현산으로서는 기업 존폐와도 직결될 수 있다는 얘기다. '브랜드 교체설'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기도 했다.

다만 HDC현산은 거론된 브랜드 교체 방안에 대해서는 공식 검토 단계가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HDC현산 관계자는 "아직 광주 붕괴사고 현장 수습도 제대로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브랜드 교체는 너무 앞서 나간 얘기"라며 "일단은 사고 수습과 피해 보상 등에 총력을 다해 시장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건설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사고 수습과 경영 정상화를 위해선 기존에 시공권을 확보한 재건축·재개발 조합 달래기가 시급한 상황인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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