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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대한통운 파업 4주째···‘참여율 8% 얕잡았더니’ 생각보다 큰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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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비 인상분 문제로 작년 말부터 파업 돌입
점유율 48%, 참여율 낮아도 배송차질 日 10만건
명절땐 물량 곱절로···소비자·소상공인 모두 답답
집화이관 타 택배사, 과부화에 택배발송제한 조치
노조 “공정 배분 안해” vs 사측 “인상분 50% 지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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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택배업계 1위 CJ대한통운의 파업이 장기화 수순에 돌입했다. 전체 택배기사의 8.5% 수준만이 이번 파업에 동참했지만, 설 명절과 맞물리면서 배송대란 조짐을 보이고 있다.

19일 택배업계에 따르면 민주노총 전국택배노동조합(택배조노) CJ대한통운본부가 지난해 12월28일 총파업에 돌입한지 이 날로 23일째를 맞았다.

CJ대한통운 택배기사 약 2만여명 중 쟁의권이 있는 조합원 1700여명이 파업에 동참했고, 배송차질은 파업 초반 최대 45만건까지 발생했다. 하지만 생활고를 겪는 일부 노조원이 업무에 복귀하면서 지난주 초반 20만건, 후반 10만여건으로 축소됐다. 현재는 파업 참여 노조원이 많은 경기 성남 등을 중심으로 부분적인 지연만 발생하고 있다.

설 명절이 다가오면서 회사는 물론 소비자와 소상공인으로까지 배송차질 여파가 번지는 양상이다. 통상 택배업은 추석 이후부터 설까지는 대단위 물량이 발생하는 성수기이고, 명절 특수기에는 평상시보다 집화량이 50% 가량 증가한다.

CJ대한통운이 국내 택배시장 점유율의 48%를 차지하고 개인 사업자 비중이 높은 만큼, 피해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밖에 없다. 작년 3분기 기준 CJ대한통운의 택배사업 매출은 2조6176억원으로 나타났다. 업계 2위 롯데택배(8223억원), 3위 한진택배(8075억원)과 3배 이상 차이가 난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5일 성명서를 내고 “CJ대한통운 택배 노조는 소상공인을 볼모로 하는 명분 없는 파업을 즉각 철회하고 정상 업무에 복귀해 달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고객 이탈에 속도가 붙었고, 이탈 소비자와 기업들은 한진택배 등 다른 택배사로 물량을 돌렸다. 안그래도 물량이 집중되는 시기인데, CJ대한통운 몫까지 얹어지면서 배송물량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폭증했다.

이에 택배사들은 송장 출력 금지 등 택배 발송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기업 고객은 비교적 무난하게 접수가 가능하지만, 영세 소규모 사업자들의 경우 개인 접수가 중단된 탓에 피해가 더욱 가중되고 있다. 신선식품과 농수산물 등으로 설 대목을 노리던 농민들의 피해가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CJ대한통운본부의 파업 배경은 사측의 사회적 합의안 미이행이다. 2020년 택배 과로사 논란이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고, 그해 말 정부와 택배 사업주, 종사자, 대형 화주 등이 참여한 사회적 합의기구가 출범했다.

합의기구는 지난해 1월 노사 간 주요 갈등 쟁점이던 택배 분류작업을 설비 자동화로 해결한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1차 합의문을 내놨다. 몇 차례 수정을 거쳤고, 6월 택배요금을 개당 170원씩 인상하고, 인상분이 택배기사들에게 합리적으로 배분돼야 한다는 조항 등이 담긴 2차 합의문이 완성됐다.

하지만 사회적 합의안이 도출된지 6개월 만에 또다시 노사 갈등이 점화됐다.

CJ대한통운본부는 사측이 사회적 합의에 따라 인상된 택배요금을 택배기사에게 공정하게 배분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적 합의 시행에도 여전히 택배기사가 분류작업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점도 지적했다.

이달 14일부터 노조원 100인이 단식농성에 돌입했고, 설 대란을 막기 위해 사측에 ‘72시간 공식대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이를 거부했다. 18일에는 노조원 2000여명이 상경해 이재현 CJ그룹 회장 자택과 한강다리, 시내 주요지점 등에서 집회와 캠페인을 실시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반면 CJ대한통운은 “택배업계에서 가장 모범적으로 사회적 합의를 이행하고 있다. 노조는 합의 이행에 대한 회사 노력을 폄훼하는 것은 물론 국민 고통은 아랑곳없이 투쟁 수위만 높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미 요금 인상분의 50% 가량이 택배기사에게 수수료로 배분되고 있고, 새해부터 분류지원 인력 5500명 이상을 투입했다는 입장이다. CJ대한통운은 지난 5일 사회적 합의 이행 여부를 확인해달라며 국토교통부에 직접 실사를 요청하기도 했다.

사측은 전날 입장문을 통해 “택배현장에서 법과 원칙에 기반을 둔 합리적인 관계가 정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면서도 “대리점연합회와 노조와의 대화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자신들이 교섭 대상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한 셈이다. 노조 측 대화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특히 “합법적인 대체배송을 방해하거나 쟁의권 없는 조합원의 불법 파업 등으로 일반 택배기사와 대리점의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법과 원칙에 따라 현장을 관리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CJ대한통운택배 대리점연합도 서울 중구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의 조건 없는 파업 중단과 현장 복귀를 요구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이번 논란과 관련, 정부 개입이 불가능하다고 밝힌 국토부도 화해를 촉구하고 나섰다.

황성규 국토교통부 2차관은 이날 서울 금천구 CJ대한통운 가산터미널을 방문해 “택배노조 파업으로 국민적 우려가 크다”면서 “소비자와 소상공인 피해가 없도록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CJ대한통운 파업이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지만, 접수 중단 인근 지역이나 다른 택배사로 물량이 몰리면서 택배업계 전체에서 배송 지연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노사간 신경전이 계속되는 만큼, 명절 전까지 극적으로 화해할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했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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