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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명분’은 한국은행이 쌓았는데 ‘실익’은 은행이 챙긴다

오피니언 기자수첩

[한재희의 백브리핑]‘명분’은 한국은행이 쌓았는데 ‘실익’은 은행이 챙긴다

등록 2022.01.14 17:17

한재희

  기자

reporter
한국은행이 통화정책 정상황에 속도를 내면서 기준금리가 단숨에 코로나19 이전 수준으로 돌아갔다. 한은은 기준금리를 인상하기 앞서 금융시장에 ‘명분 쌓기’에 공을 들였다. 이는 시장과 충분한 소통으로 금리 인상으로 인한 불확실성을 최소화했다는 뜻이다. 금융불균형 심화, 물가상승률, 주요국 통화정책 등 다양한 지표와 수치로 기준금리 인상을 타당하게 만들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상의 파급효과다. 당장 체감되는 효과는 예금금리와 대출금리 등 시중금리의 상승이다. 특히 대출금리 상승으로 인한 상환 부담 증가는 기준금리 인상에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날 기준금리 인상 후 열린 총재 기자간담회에서도 상환 부담 우려에 대한 질문이 빠지지 않고 나왔다. 지난 8월과 11월 금리 인상 이후에도 비슷한 질문이 나왔던 것으로 기억한다. 코로나19 불확실성이 이어지고 있어 기준금리를 인상할 때마다 해명해야 하는 중요한 부분이다.

은행들은 사정이 다르다. 최근 대출금리가 오르는 속도를 보면 가계부채 관리에 고삐를 죄고 있는 금융당국 아래 기준금리 인상이라는 그늘막을 누리고 있는 모습이다. 대출 영업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한다는 앓는 소리 이면에는 사상 최대 이익이라는 호재를 맞았다.

KB‧신한‧우리‧하나금융은 지난해 4분기에도 호실적을 거둬 연간 큰 폭으로 상승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가운데 KB금융과 신한금융은 연간 4조원대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대출 규제라는 악재에도 실적이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 금리 인상이 있다.

최근에는 일부 은행이 새해 가산금리를 높여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을 받았다. 연초 가계부채 총량관리에 여력이 생기면서 우대금리를 되살렸지만 가산금리를 높여 그 효과를 없애버려서다.

최대 실적에 ‘성과급 잔치’도 이어지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기본급의 300%를 성과급으로 책정했고 한은행은 기본급 300%에 마이신한포인트 100만점(100만원), 하나은행은 기본급 300%에 8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각각 지난해보다 1.5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업계에서는 은행이 한 해 이자뿐 아니라 비이자수익 사업에 공을 들인 노력도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지만 대출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는 동안 예금금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 없다. “예대금리차가 커지면 금리 산정 과정을 들여다 볼 것”이라는 금융당국의 경고에도 오히려 예대금리차는 더 벌어지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주택담보대출(주담대)과 신용대출 금리가 더 오를 것이란 예상이 쏟아진다. 최근 주담대 최고 금리가 5%를 돌파함에 따라 6%대를 넘어서는 것은 시간 문제라는 분석이다.

물가 안정은 당장에 쉽지 않고 가계부채 악화를 그냥 둘 수 없는 가운데 은행들은 이자 장사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대출을 이용하는 금융소비자의 ‘한숨’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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