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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폐위기’ 좋은사람들···보디가드에 무슨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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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현 전 대표, 횡령배임 혐의로 고소·고발
3월23일부터 주식거래 정지···‘상폐 위기’
소액주주들이 신청한 기업회생 신청도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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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 브랜드 보디가드와 예스 등을 운영하는 좋은사람들이 잇단 악재로 청산 위기에 처했다.

좋은사람들은 1993년 개그맨 주병진 씨가 설립한 국내 1세대 속옷 제조기업이다. 좋은사람들은 ‘속옷도 패션’이라는 개념을 제시해 화려한 색감과 디자인으로 보디가드와 예스, 섹시쿠키, 제인스딘, 돈앤돈스 등 내놓은 브랜드마다 인기를 끌었다. 좋은사람들은 젊은 고객들 사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국내 속옷 시장에 안착했다. 그러나 설립 30년 만에 기업회생마저 기각되며 증시에서도 퇴출될 상황에 놓였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좋은사람들의 소액주주들이 서울회생법원에 기업 회생절차 개시신청을 했지만 법원이 이를 기각했다. 이에 항고해 재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이달 21일로 계획된 임시주주총회 마저 금지되면서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

설립 이후 ‘주병진’ 유명세로 빠르게 인지도를 끌어올린 좋은사람들은 1997년 코스닥시장에 입성했고, 속옷을 기반으로 향수, 가방, 레스토랑 사업까지 영역을 넓혔다. 2004년에는 연매출 1000억원을 넘어섰으며, 2007년 개성공단에 진출하며 해외 진출에 초석을 다졌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회사가 휘청이기 시작했다. 창업주인 주 씨는 그해 이스트스타 어패럴에 경영권을 매각하면서 회사의 주인이 바뀌게 됐다. 2010년대 중반에 들어서면서는 회사에 악재가 이어졌다. SPA브랜드 등 여러 패션 기업이 속옷 시장에 뛰어들면서 타격을 입은 것이다. 2016년에는 개성공단마저 폐쇄하기에 이르렀다. 1990년대에 점유율 10%를 기록하며 승승장구했던 좋은사람들의 내리막길이 시작된 것이다.

좋은사람들은 이후에도 주인이 수차례 바뀌었고 2018년 10월에는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으로 최대주주가 바뀌면서 2019년 이종현 대표가 지휘봉을 잡았다. 이종현 전 대표는 이기태 전 삼성전자 부회장의 차남이다. 이 전 대표는 수차례 상장사를 인수하고 회삿돈을 유용하는 ‘무자본 인수합병(M&A)’ 의혹을 받는 인물이다.

2000여개의 매장에서 1200억원대의 굳건한 매출을 내던 좋은사람들은 이종현 대표가 선임된 후 사세가 꺾이기 시작했다. 2018년 253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19년 –88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2020년에는 233억원의 손실을 냈고 올해 3분기 누적 적자도 148억원에 달한다. 매출도 2018년 1284억원을 기점으로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2019년 1212억원, 2020년 1120억원으로 줄었다. 올해 3분기 누적 매출은 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8.67% 감소했다.

이 전 대표가 실권을 장악한 뒤로 좋은사람들의 실적이 급격하게 악화한 셈이다. 2019년 8월 좋은사람들 경영진이 500억원 규모의 주주우선배정 유상증자를 발표했는데 이 과정에 문제가 발생했다. 서류상 이 대표가 취득인 주식의 자금출저와 출자자, 실투자자가 허위로 기재된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이 전 대표는 라임 펀드 자금을 좋은사람들 인수 자금으로 사용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10월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을 통해 150억원 규모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을 인수했다. 이 과정에서 인수 자금으로 자기 자금 140억원과 차입금 10억원을 더했다고 밝혔는데, 이 중 100억원 가량이 대규모 환매중단 사태를 일으킨 라임자산운용 주변 자금인 것으로 드러났다.

좋은사람들을 인수한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의 출자자 중 한 곳인 ‘KTP투자조합’이 라임 사태에 연루된 코스닥 상장사 ‘에스모’와 ‘동양네트웍스’, ‘디에이테크놀로지’ 등의 자금이 들어가 있었기 때문이다.

좋은사람들 노조 측은 회사 경영권 인수 과정에서 이 대표의 자금보다 라임펀드 자금이 더욱 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이 전 대표가 라임자산운용의 주범으로 거론되는 이인광 에스모 회장과 깊이 연루돼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기도 했다.

올해 초 제이에이치W투자조합은 출자자들에게 지분을 나눠주고 해산하면서 이 전 대표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상당수를 처분하며 사실상 회사의 주인이 누군지 불분명해졌다. 투자조합이 해산하면서 회사는 감사의견 거절과 대표의 횡령배임 문제, 경영권 분쟁 소송 등 문제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 3월 22일에는 2020년 사업년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 ‘의견거절’로 상장폐지사유가 발생했다. 당시 감사를 맡은 한울회계법인은 회사의 자산 취득과 처분, 매출채원과 미수금, 수수료 등 회사의 다수 거래와 관련해서 적합한 감사 증거가 없으며, 일부 자금 거래와 관련한 적절한 내부통제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을 의견거절 이유로 들었다.

이에 따라 한국거래소는 3월 23일 좋은사람들의 주식 거래를 정지했다. 올해 3월에 진행된 정기주주총회는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안건이 모두 부결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좋은사람들의 상황이 전형적인 무자본 인수로 기업사냥을 당한 회사의 모습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게다가 지난 4월부터 이 전 대표는 회사 내부에서 고소·고발이 끊이지 않았다. 현재 이 전 대표는 최 모 감사와 김 모 사외이사, 좋은사람들 노동조합으로부터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 및 횡령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당한 상태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지난 5월 31일 좋은사람들 소액주주들이 직접 기업회생절차를 접수했다. 상폐 위기에 처할때까지 경영진이 마땅한 대응을 하지 않자 노조와 소액주주가 회사를 살리기 위해 나선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좋은사람들이 제출한 회생 계획안을 검토, 청산가치가 회생가치보다 높다고 판단해 기업회생 신청을 기각했다. 소액주주 대표인 박시형 씨는 서울회생법원에 즉각 항고해 현재 재심사가 진행되고 있다.

김다이 기자 day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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