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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제303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모두발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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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한 말씀 드리겠습니다.

‘바람 잘 날 없다.’ 지금의 서울시를 가장 잘 표현하는 문장입니다.

그런데 이 바람이 멀리로부터 불어오는 어쩔 수 없는 바람이 아니라, 안에서부터 소용돌이치며 만들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서울시의회는 우려를 감출 수 없습니다.

어제 서울시는 SH공사 신임 사장에 김헌동 전 경실련 본부장을 임명했습니다. 서울시의회의 부적격 의결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임명이 강행된 데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한 번 시험에서 낙마한 후보를 재 추천해 3차 공모를 추가로 진행했을 때부터 결과는 어쩌면 정해져 있었는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서울 주택정책의 중차대함을 고려한다면, 이번 인사만큼은 좀 다를 거라는 일말의 기대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변은 없었습니다.

시장님, 서울은 결코 정책의 실험장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반값아파트 등 김헌동 사장이 주장한 각종 정책들은 그 어디에서도 검증되지 않은 정책들입니다. 구체적인 공급 규모, 공급 시기, 재원조달 방안 등 알맹이는 전부 빠져있는 청사진일 뿐이었습니다.

한 사람의 머릿속을 스쳐간 생각만으로 천만 시민의 일상을 담보 잡을 수는 없습니다.

서울이 수도로서 가지는 상징성과 파급력까지 고려한다면 더욱 신중한 전략과 실행이 필요합니다.

우리 서민들, 특히 사회초년생들과 신혼부부들이, 그동안 집 때문에 얼마나 많은 한숨을 내쉬어야 했습니까. 그들이 더 이상 눈물 흘리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시장님, 저는 서울시 인사 운영이 진심으로 걱정됩니다.

서울시는 그간 회전문인사, 보은인사로 계속 논란과 비난의 중심에 있었습니다.

마치 정치인 오세훈의 정치 호위무사를 포진시키듯 개방형 직위와 투자출연기관 장을 임명해왔고, 이런 면면에 대해 세간의 우려도 점점 커지고 있습니다.

시장님, 이번 감사위원회 감사 발표 건도 마찬가지입니다.

시장님은 임기가 남아있던 전 감사위원장을 내몰고 그 자리에 과거 자신의 호위무사 같았던 인물을 앉혔습니다.

그리고 감사 의지를 보인지 채 얼마 지나지 않아 3건의 감사 결과를 대대적으로 발표했습니다.

통상 감사는 6개월 이상, 길면 1년 넘게도 기간이 소요됩니다. 얽히고설킨 문제를 하나씩 면밀히 검토해 옮고 그름을 밝히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시간입니다.

그런데 3개월 만에 졸속으로 뚝딱, 그것도 한 건이 아니라 대규모 사안을 동시에 3건이나, 공교롭게도 딱 시장님 입맛에 맞는 주제들로만, 행정사무감사와 예산안 심의가 진행되는 바로 이 시기에, 이렇게 적극적으로 언론에 발표하고 나섰습니다.

감사위원장 인사가 이뤄진 순간부터 이미 ‘답정너’처럼 해치운 이번 감사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로 가득합니다.

동시에 의회를 향한 무시가 배어 있습니다. 의회 민주주의에 대한 일말의 존중과 배려도 없이 예산을 뜻대로 주무르겠다는 압박의 제스처입니다.

시장님, 서울시는 지금 당면한 현안과제가 많습니다.

코로나 민생안정 대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위드 코로나 방역은 얼마나 촘촘히 계획하고 있습니까?

급증하는 확진자 병상 확보는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습니까?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는 재택치료 환자관리는 제대로 되는 중입니까?

수능 이후 학생감염 최소화 방안은 마련했습니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방역 위기에 한파까지 감내해야 하는 취약계층 지원은 잘 준비되고 있습니까?

요소수 확보, 이건 더 큰 문제입니다. 지금 얼마나 확보해놓은 상황입니까?

언제까지 감당할 수 있는지 계산은 정확합니까?

재난현장에 즉각 투입되어야 할 병원 차량, 소방 차량, 그 외 필수 차량들은 모두 차질 없이 운행 가능합니까?

넉넉한 확보가 최우선이지만, 우선순위에 따른 면밀한 재고관리도 중요하다는 사실을 시민들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양해를 구하고 있습니까?

세상의 모든 일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일입니다. 처한 상황이 다르고 입장이 다르고 방법이 다를지라도 서로 예의를 다하고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주면 그래도 마음은 통하는 법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서울시와 서울시의회 사이는 물론이고 서울시와 천만 시민 사이에 절실히 필요한 것이, 바로 이러한 소통과 배려의 자세입니다.

시민들이 바라는 것은 일부를 위한 인사나 감사가 아니라, 우리 모두를 감싸 안는 방역, 안전, 복지라는 튼튼한 보호막입니다.

서울시의회도 그것을 바랍니다. 서울시와 시의회가 서로 터놓고 얘기 나누면서 내년도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로 세우고 싶습니다.

불필요한 곳에 행정력과 예산을 낭비하지 않고 오직 천만 시민들이 바라는 순서대로 정책을 펼쳐나가고 싶습니다.

시장님, 시장님께서 안심소득 제안하셨습니다. 저는 그걸 넘어서는 ‘서울형 기본소득’을 제안합니다.

안심소득의 취지는 좋습니다. 하지만 500가구는 너무 적습니다. 대상이 제한적이면 효과도 제한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예산을 투입하고도 체감이 안 되면 무슨 소용입니까.

특히, 장기간 지속된 위기로부터 모두의 일상을 회복시켜 나간다는 측면에서는 극히 일부에 대한 지원은 무용지물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500가구에 선정되지 못한 나머지 가구들은 상대적 박탈감까지 감당해야 합니다. 오히려 전체 시민의 주머니를 조금이라도 채워서 소비를 진작하는 방식을 택해야 합니다.

지역경제의 막힌 물길을 뚫어주고 스스로 순환할 수 있도록 마중물을 대줘야 합니다. 서울시의회가 생각하는 기본소득 규모는 가구당 50만원씩, 약 400만 가구 대상입니다.

2조 원, 물론 큰 예산입니다. 매년 감당하기에 버거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이 선제적으로 해야 합니다. 선택적이고 집중적인 예산 사용이 얼마나 효율적인 결과를 가져오는지, 서울이 먼저 보여주고 모델이 되어주어야 합니다.

서울형 기본소득은 시민의 최저생활을 보장하는 동시에 망가진 우리 경제의 실핏줄을 되살릴 기회입니다.

찔끔찔끔 떨어지다 마는 빗방울로 갈라진 논바닥을 메울 수는 없습니다. 쩍쩍 갈라진 틈새를 그대로 놔두고 생명을 틔우고 경관을 가꿔나갈 방법도 없습니다.

시장님이 그리는 서울의 미래는 시의회가 그리는 서울의 미래와 불가분의 관계라는 것을 기억해주시길 바랍니다.

아무쪼록 남은 정례회가 무탈하게 진행되고, 앞으로 서울시정과 의정이 걸어 나갈 길이 상생과 협치의 길이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전국 주성남 기자 jsn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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