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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은행 ‘집단대출 조이기’에 연말까지 6만 세대 밤 잠 설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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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까지만”···국민銀, 잔금대출 한도 하향
MCI·MCG 등 ‘주담대 보험’ 가입도 제한키로
수도권서 입주 앞둔 6만세대 대출 난항 예고
“고승범 위원장, 실수요자 피해 외면” 지적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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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금융당국의 대출관리 강화 방침에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실수요자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KB국민은행과 NH농협은행을 기점으로 주요 시중은행이 당국의 지침에 부응해 집단대출 등 주택 관련 대출 한도를 축소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서다.

무엇보다 연말까지 아파트 등에 입주해야 하는 세대가 6만 곳에 달해 기한 내 잔금을 치르지 못하거나 이사를 미루는 피해가 속출할 것이란 우려가 흘러나온다.

28일 부동산시장 분석업체 부동산인포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10월부터 연말까지 전국에서 일반분양을 받은 5만9727세대가 입주를 앞둔 것으로 집계됐다. 재건축 조합원을 포함하면 그 숫자는 총 9만723세대에 이른다.

서울만 들여다보면 당장 10월엔 ▲송파 위례 리슈빌 퍼스트클래스(494세대) ▲DMC SK 뷰(753 세대) ▲마곡 센트레빌(143세대) ▲쌍문역 시티프라디움(112세대) ▲보라매자이(959세대) 등의 입주가 시작된다.

또 11월에는 ▲e편한세상 청계 센트럴포레(823세대) ▲e편한세상 백련산(358세대), 12월엔 ▲홍제역 효성해링턴 플레이스(1116 세대) ▲양원역 금호어울림 포레스트(331세대) 등의 입주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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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다만 우려스러운 대목은 시중은행의 연이은 대출 한도 조정에 이들 실수요자의 자금 조달이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일례로 국민은행은 29일부터 전세자금대출과 주택담보대출, 집단대출, 신용대출 한도를 한시적으로 하향한다. 농협은행이 11월말까지 일부 가계대출 취급을 중단키로 한 이후 몰려든 수요에 대출 잔액이 크게 증가한 데 따른 조치다.

특히 국민은행은 집단대출과 관련해선 입주 잔금대출 취급 시 담보조사가격 운영 기준을 바꾼다. 그 동안 KB시세 또는 감정가액을 바탕으로 한도를 설정했다면, 앞으로는 분양가격과 KB시세, 감정가액 중 낮은 금액을 기준으로 담보가지를 산정해 대출을 내주기로 했다. 아파트 분양가는 대부분 KB시세나 감정가보다 낮아 사실상 분양가를 기준으로 한도를 설정하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사실상 대출 한도가 크게 축소된 셈이다.

그러나 이번 조치로 서울과 인천, 경기 등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받는 세대의 계획엔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은행이 시세가 아닌 분양가를 새로운 기준으로 잡음으로써 입주 자금이 턱없이 부족해지는 탓이다.

투기과열지구(주택담보대출비율 40%) 내 분양가 6억원의 아파트를 예로 들면, 기존엔 KB시세가 10억원으로 책정됐다면 잔금 납부 시 대출을 4억원까지 받을 수 있었다. 하지만 당분간 분양가를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2억4000만원까지만 대출이 허용된다. 따라서 분양 시점에 생각했던 예산보다 1억6000만원을 더 조달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시중은행에서 자금줄이 막혔으니 이 경우 소비자는 저축은행과 같은 2금융권에 기댈 수밖에 없다.

통상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40%로 묶인 수도권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은 분양가의 20%인 계약금을 초기자본금으로 내고 은행에서 중도금 집단대출을 받아 40%를 지불한다. 또 입주 시점에 잔금대출로 갈아타 중도금대출을 상환하고 잔금을 치른다.

여기에 국민은행과 하나은행 등 은행권이 모기지신용보험(MCI), 모기지신용보증(MCG) 가입을 제한하기로 한 것도 악재다. 이는 주택담보대출과 동시에 가입하는 보험인데, 여기에 가입한 사람은 LTV 만큼 대출을 받을 수 있지만, 그렇지 않으면 소액임차보증금을 제외한 금액만 대출 가능해서다. LTV가 3억6000만원이었다면 대출 가능한 금액이 3억1000만원 정도로 줄어든다는 얘기다.

이렇다보니 소비자 사이에선 금융당국에 대한 불만이 적지 않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의 발언과 달리 실수요자를 보호하겠다는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당국이 10월 중순 추가적인 가계대출 관리 대책을 내놓겠다고 예고했지만 시간을 지체하면 골든타임을 놓칠 것이란 걱정이 상당하다.

게다가 당국이 지금의 가계부채 총량관리 기조를 당분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해 내년에도 여건이 그다지 나아지지 않을 것이란 게 외부의 중론이다.

고승범 위원장은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 목표치가 6%대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엔 변함이 없다”며 “이를 내년 이후까지 확장하고 대책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강도 높은 조치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겠다”고 언급했다.

그렇지만 은행권은 가계대출 관리에 만전을 기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당국의 지침을 따르지 않았다가는 제재의 타깃이 될 수 있는 것은 물론, 타 은행의 소비자가 몰려오는 이른바 풍선효과로 대출 규모가 급격히 늘어날 수 있어서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아직까지 집단대출 한도를 줄이거나 모기지신용보험(MCI) 등 가입을 제한할 계획은 없다”면서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대출 총량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

차재서 기자 sia0413@
주현철 기자 jhchul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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