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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 “안진이 요구한 자료 80%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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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중앙지법 10일 안진회계법인 2차 공판 진행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 “비공개 자료 성실 제출”
“고발 배경, 임원 법적 처벌 우려+신용등급 하락”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 ICC판결문 추가 증거 채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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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은 안진회계법인의 자료 요청을 받고 2018년 11월 13일~15일까지 데이터룸을 개설하는 등 의무를 다하고자 했다. 총 50가지 요구 자료 중 40가지를 제공했고 이는 대부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자료였다”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이 교보생명 풋옵션 관련 공판에 증인으로 참석해 풋옵션 가치 산출을 위한 자료 요청에 성실히 임했음을 소명했다.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풋옵션 분쟁을 벌이고 있는 어피너티컨소시엄(FI) 및 안진회계법인 관계자들의 2차 공판이 10일 열렸다. 이날은 박진호 교보생명 부사장이 검찰 측 증인으로 공판에 참석했다.

박 부사장은 2005년 9월부터 교보생명에서 근무해 2007년 12월에서 2019년 12월까지 퇴직연금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2020년에 재무실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경영지원실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이날 검찰은 박 부사장을 증인으로 세워 ▲고발을 하게 된 취지 ▲고발을 핵심적인 내용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안진회계법인이 주장하는 ‘자료 제출 거부’에 대한 사실 여부 ▲신 회장이 가치평가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사유 등을 질문했다.

◇박 부사장 “비공개 자료 충분히 제공했다”=특히 이날은 FI 측의 ‘신 회장은 증발공 규정 등을 평가 방법에 반영하기 위한 핵심자료 제공을 전혀 하지 않았다’는 주장을 반박할 수 있는 증거가 제시됐다.

검찰은 공판장에서 안진회계법인이 요청한 자료 리스트를 스크린에 띄우며 당시 교보생명이 총 50가지 중 40개의 자료를 제공한 것으로 수사됐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박 부회장은 “안진회계법인 측의 요청을 받고 교보는 2018년 11월 13일~15일까지 데이터룸을 개설한 바 있다”며 “제공하지 못한 자료는 없어서 못 준 것이고, 대부분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자료를 성실히 제출했다”고 말했다.

박 부회장에 따르면 당시 신 회장은 ‘향후 5개년 사업계획’의 경우 IFRS 도입이 예정된 2023년이 포함돼 있어 자료를 만들 수 없었고, ‘내제가치평가보고서’는 산출 과정이 워낙 다양하기 때문에 데이터 자체만 제공했다.

이에 검사는 “5개년 사업계획 등 자료는 교보에서 보유하고 있는 자료가 아니었다”며 “가치평가업무 시 미래현금흐름 자료가 없다면 회계법인에서 추정치로 만들었어야 했고 따라서 교보생명이 의도적으로 가치산정을 방해한 것 아니냐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지 않냐”고 증인에게 되물었다. 교보생명이 자료 요청에 성실히 임했다는 취지의 질문이다.

신 회장이 개인적으로 엮인 주주 간 분쟁에 교보생명이 직접 FI측 관련자를 고발한 배경에 대해선 “금감원에서 최대주주가 변경될 수도 있는 사안인 ICC 중재재판 공시 요구가 있었던 차에 자료를 검토해보니 안진회계법인의 위법 사안이 발견됐다”며 “이를 좌시할 경우 윤열현 교보생명 사장을 비롯한 공시 관계 임원들의 법적 책임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이번 풋옵션 분쟁이 교보생명 법인에도 악영향을 미쳤다고도 덧붙였다. 박 부사장은 “주주 간 분쟁에 대한 언론보도가 나온 후 다수의 법인 및 개인 고객에게서 ‘해결이 안되면 거래를 중단하겠다’는 항의가 있었다”면서 “무디스 등 신용평가사에서도 같은 문제로 신용 등급을 하향 조정한 적도 있으며 이는 자금 조달 시 이자율 상향으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회사 측에서 이번 사건에 직접 나설 수밖에 없었던 두 번째를 설명한 것이다.

이번 재판의 핵심인 안진회계법인 회계사의 공인회계법 위반(허위보고·부정청탁) 정황과 관련한 증언도 나왔다.

박 부사장에 따르면 회계는 크게 계산(calculation·당사자 간 합의한 대로 계산하고 제3자에게 공개 금지)과 가치산정(valuation·독립성을 엄격히 요구하지만 결과는 누구에게나 공개 가능)으로 나뉜다.

박 부사장은 이를 바탕으로 “어피니티컨소시엄과 신창재 회장의 주주 간 계약서에는 풋옵션 가치산정 시 ‘독립적으로 해야함’이라는 문구가 명시돼 있다”며 “그럼에도 어피니티와 안진회계법인은 업무 메일을 통해 ‘(FI가)내부적으로 논의해 (가격을)결정하겠다’, ‘(FI 측이 내용을)컨펌해달라’는 등의 표현이 다수 등장한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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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지난 6일 국제상사중재법원(ICC) 산하 중재판정부가 발표한 교보생명 주주 간 풋옵션 계약 분쟁 판결문은 양측 동의 하에 추가 증거로 채택됐다.

다음 기일은 오는 10월 1일과 15일에 진행된다. 박 부사장은 3차 공판에서 검사 측 신문과 변호사 측의 반대 신문에도 응할 예정이다.

◇교보생명 풋옵션 분쟁의 시작=이번 사건은 지난 2018년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신 회장에게 풋옵션을 요구했지만, 신 회장은 가격을 제시하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앞서 2012년 9월 신 회장은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대우)로부터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할 당시 교보생명이 3년 내 상장하지 않으면 주식 매수를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을 걸었다.

결과적으로 기한 내 상장을 하지 못한 교보생명에 대해 어피너티 컨소시엄은 2018년 10월 풋옵션을 행사하고 나섰다.

문제는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산출한 주당 가격은 40만9912원인 반면 신 회장은 자사 주식 가치를 주당 20만원대로 추산하면서 발생한 가격 차이에서 발생했다. FI와 교보생명 간의 풋옵션 행사 가격이 두 배 가까이 차이 났던 것.

이 가운데 교보생명은 지난해 4월 어피너티와 안진회계법인이 풋옵션 가격을 부풀려 이득을 취할 목적의 공모가 있었다며 어피너티 컨소시엄과 회계법인 관계자를 검찰에 고발했다. 검찰은 이를 받아들여 해당 회계사가 어피너티 컨소시엄 등 투자자들의 의견대로 보고사를 작성해 공인회계법상 ‘허위작성’ 및 회계사로 의무를 다하지 않은 데서 오는 ‘부정청탁’의 혐의를 적용했다.

현재까지 교보생명 풋옵션 갈등 관련 공인회계사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인원은 안진 소속 회계사 3명, 어피너티 관계자 2명, 삼덕회계법인 소속 회계사 1명 등 6명이다. 소재 불분명에 따라 기소 중지된 베어링 PE 관계자 1명까지 합하면 총 7명이 혐의를 받고 있다.

이수정 기자 crys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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