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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시스템, ‘어성철 체제’ 돌입···주가 상승 임무 맡았다

한화시스템, ‘어성철 체제’ 돌입···주가 상승 임무 맡았다

등록 2021.09.02 15:25

수정 2021.09.03 09:30

이세정

  기자

재무전문가, 미래사업 기반 확립 과제M&A·지분투자 활발, 3년간 7000억 투입그룹차원 지배구조 재편, 3세승계와 직결2대주주 에이치솔루션, 지분정리 불가피기업가치-승계자금 규모 비례, 몸값 띄워야

그래픽=박혜수 기자그래픽=박혜수 기자

한화그룹 방산·ICT부문 계열사 한화시스템이 어성철 대표이사 체제로 새 출발을 알렸다. 어성철 사장은 재무적 역량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 만큼, 신사업과 연관된 대형 인수합병(M&A)이 활발해질 전망이다. 한화시스템이 본격적인 주가 관리에 나설 것으로 기대되는 이유다.

한화시스템은 지난 1일 김연철 대표체제에서 어성철 대표체제로 변경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한화그룹이 지난달 26일 발표한 주요 계열사 대표이사 내정 인사에 따른 것이다. 한화시스템 방산부문장이던 어 사장은 승진과 함께 신임 대표이사로 영전했다.

1964년생인 어 사장은 충주고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한화그룹으로 입사했고, 한화그룹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던 경영기획실에서 재무팀 부장으로 근무했다.

임원 반열에 오른 것은 2011년 상무보로 승진하면서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와 한화갤러리아에서 경영전략 담당 임원으로 근무했고, 한화에너지에서 해외사업총괄을 맡기도 했다.

2015년에는 한화그룹과 삼성그룹의 ‘빅딜’에 맞춰 전무로 승진했고, 한화탈레스(옛 삼성탈레스) 지원총괄 겸 경영지원본부장을 맡았다. 한화그룹은 2016년 프랑스 탈레스가 보유하던 한화탈레스 지분 50%를 인수하며 100% 계열사로 만들었고, 사명을 한화시스템으로 교체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로 적을 옮긴 것은 2016년이다. 항공·방산부문 엔진사업본부장이던 그는 2년 뒤 사업본부장을 맡았다. 같은해 말에는 한화시스템 재무실장으로 이동했고, 시스템부문 총괄 경영지원본부장 겸 재무실장과 방산부문장 등을 거쳐 수장에까지 올랐다.

특히 어 사장은 2개월 만에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임원 직급을 한 단계씩 높이는 한화그룹의 직제 개편에 따라 7월 전무에서 부사장이 됐고, 대표이사 발령에 따라 이달 사장이 됐다.

어 사장은 작년 3월부터는 한화시스템 사내이사로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당시 한화시스템 이사회는 어 사장의 이사 후보 추천 사유로 ▲재무적 지식과 사업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우수 ▲창의적 문제해결력을 바탕으로 한 통찰력과 사업가적 마인드를 보유 ▲임직원에 대한 진솔한 커뮤니케이션으로 조직 구성원의 신망이 매우 높은 최적의 후보 총 3가지를 꼽았다.

또다른 이사 후보이던 김경한 ICT부문장(부사장)의 경우 ‘사업에 대한 이해도와 다년간의 경험을 보유’라고 설명한 것과는 미묘한 차이를 가진다. 김 부사장은 사업적 전문성을 강조한 반면, 어 사장은 재무적 역량을 부각시킨 것이다.

한화그룹 역시 이번 인사에 대해 ‘한화시스템이 현재 추진 중인 도심항공교통(UAM), 우주항공사업 등의 미래사업에 대한 투자와 개발을 한층 강화해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무전문가로서 신사업 기반 확립이라는 과제를 준 셈이다.

실제 한화시스템은 올해 6월 1조1607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이 중 60%에 해당하는 7000억원은 향후 3년간 에어모빌리티와 위성통신, 디지털 플랫폼 관련 인수합병(M&A)과 타법인 지분투자 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한화시스템이 8월 세계적인 우주인터넷 기업 원웹에 약 3450억원(3억달러)을 투자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이다. 저궤도 위성사업의 빠른 시장 선점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가 목적이다. 또 에어모빌리티 기체 ‘버터플라이’를 공동 개발 중인 미국 오버에어가 발행한 전환사채권 347억원 어치도 사들이기로 결정했다. 한화시스템은 지난해 2500만달러를 투자해 오버에어 지분 30%를 인수한 바 있다.

한화시스템이 신사업 개척에 총력을 기울이는 배경은 주가 상승과 연결지을 수 있다. 김승연 회장의 세 아들이 지분 전량을 보유한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12.80%를 보유 중이다.

에이치솔루션은 오는 10월 100% 자회사 한화에너지로 흡수합병된다. 경영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이 시작됐다는 해석이 우세한 만큼, 시기를 예단할 수 없지만 한화에너지 합병법인이 보유한 그룹 계열사 지분 정리도 뒤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계열사 지분 정리로 확보한 현금은 오너 3세 3형제의 승계용 자금이 될 가능성이 높다. 한화시스템 몸값과 3형제로 돌아가는 실탄이 비례한다는 얘기다. 한화시스템의 전날 종가는 1만9250원으로, 에이치솔루션 보유 주식에 단순 대입하면 4654억원 규모에 달한다.

더욱이 통상 재무전문가를 최고경영자(CEO)에 앉히는 것은 재무구조 개선이나 금융 리스크 관리, 주가 관리 등과 관련이 깊다. 한화시스템의 부채비율이 올 상반기 기준 78%에 불과하다는 점에 미뤄볼 때, 어 사장은 역할은 더욱 명확해 진다.

업계 한 관계자는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시스템 지분 보호예수가 해제됐지만, 매각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히려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지배력을 유지했다”며 “승계 과정에서 천문학적 규모의 세금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한화시스템 기업가치 제고는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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