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네이버포스트 유튜브
인간과 공간을 위한 빛의 가장 아름다운 진화 옳은미래 lg의 옳은 미래가 더 궁금하다면 lgfyture.com

[여의도TALK]]美 로빈후드는 이겼는데...‘K스톱운동’이 어려운 이유

  • font-plus
  • font-minus
  • print
  • kakaostory
  • twitter
  • facebook

미국 게임스톱 운동 연일 개미 승리···공매도 헤지펀드 ‘백기’
한국은 상한가에 촘촘한 시장경보···공매도 상환기일도 무제한
외국인 눈치에 글로벌 스탠더드와 거리 멀어진 공매도 제도

이미지 확대thumbanil

그래픽 박혜수 기자 hspark@newsway.co.kr

요즘 미국과 우리나라는 개인투자자와 공매도 세력 간 힘겨루기가 한창입니다. 하지만 내용과 결과 면에선 차이가 큽니다. ‘로빈후드’들은 연일 승전보를 울리고 있지만 우리 동학개미들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죠. 시작은 같았는데 무슨 이유로 결과가 달라진 걸까요.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된 서포트닷컴은 지난 26일(현지시간) 전 거래일 대비 41.12% 급등한 19.70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이어 27일과 30일에도 각각 33.65%, 38.21%씩 치솟았는데요. 지난 18일 8.14달러에 그쳤던 8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347.1%나 올랐습니다.

주가를 끌어올린 주체는 공매도에 대항해 집중 매수에 나선 개인투자자들이었습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주가 급등기에 약 4000만달러(약 463억원) 가량을 순매수했는데요. 주가 상승에 따른 손실을 우려한 공매도 투자자들은 숏스퀴즈에 나서며 주식을 사들였고, 공매도 잔고도 3%p 가량 줄였습니다.

미국 개인투자자들은 앞서 AMC엔터테인먼트와 게임스톱 종목에서도 공매도 세력을 무너뜨렸습니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의 개인투자자 토론방인 ‘월스트리트베츠’(WSB)를 중심으로 모인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초 2달러대였던 AMC엔터의 주가를 62.55달러(6월 2일 고점)까지 올려놨죠.

반공매도 운동의 원조 격인 게임스톱 사례는 워낙 유명합니다. 게임스톱은 지난 1월 27일(현지시간) 뉴욕증시에서 전 거래일 대비 199.53달러(134.8%) 급등한 347.51달러에 마감했습니다. 연초 17달러대로 시작한 주가가 15거래일 만에 무려 20배 넘게 폭등한 겁니다.

개인투자자들의 맹공에 멜빈 캐피털, 라이트스트리트 캐피털 등의 헤지펀드들은 막대한 손실을 입고 백기를 들었습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영국의 헤지펀드 ‘화이트스퀘어 캐피털’은 결국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 로빈후드들의 선전에 고무된 동학개미들도 한국판 게임스톱 운동인 ‘K스탑운동’에 나섰습니다. 공격대상은 코스닥 공매도 잔고금액 1위인 에이치엘비였는데요.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한투연)의 ‘K스트리트베츠’를 중심으로 결집한 3000여 명의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5일 오후 3시경 일제히 4주, 44주 444주씩 집중 매수했습니다.

하지만 결과는 미국과 완전히 달랐습니다. 이날 에이치엘비는 장중 22.16%나 급등하며 기대감을 키웠는데요. 하지만 ‘약속의 3시’ 이후 상승분을 대거 반납하더니 5.54% 상승 마감하는데 그쳤습니다.

에이치엘비의 주가가 기대만큼 움직이지 못한 건 공매도 세력의 반격 때문이었습니다. 이날 하루 에이치엘비의 공매도 거래량은 약 40만주에 달했는데, 전날 거래 규모(2만2484주) 대비 20배 가량 폭증했죠. 사실상 개인투자자들의 패배였습니다.

특히 한투연은 이달 들어 2차 K스톱운동을 계획했으나 무산됐습니다. 금융당국이 ‘시세조종’이 의심된다며 압박했기 때문인데요. 현재는 특정 종목과 시간을 정하지 않고 각자 자율적으로 매수운동을 하기로 결정한 상태입니다.

K스톱운동이 뜻을 이루지 못한 첫 번째 이유는 미국엔 없는 ‘상한가’ 때문입니다. 우리 증시는 하루에 최대 30%까지만 상승할 수 있고, 주가가 조금만 올라도 시장경보가 울립니다. 아무리 집중 매수해도 미국 게임스톱처럼 하루에만 100% 넘게 올리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입니다.

무엇보다 우리 증시는 외국인·기관 등 공매도 투자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설계돼 있습니다. 미국은 공매도 상환기한이 정해져 있어 주가 급등 시 숏스퀴즈로 이어지고, 공매도 세력이 내놓은 물량으로 주가는 더 치솟게 됩니다. 반면 공매도 상환기한이 없는 우리나라에선 주가가 다시 오를 때까지 ‘존버’하면 그만입니다. 공매도 상환기한은 개인투자자에게만 60일로 정해져 있죠.

더 큰 문제는 공매도에 대한 금융당국의 인식입니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K스톱운동이 자본시장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며 개인투자자들에게 경고장을 날렸는데요. ‘공매도 제도개선’을 요구하는 개인투자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한 채 ‘글로벌 스탠더드’만 외치는 형국입니다.

금융당국은 큰손인 외국인이 떠날까 전전긍긍하며 공매도 제도개선에 소극적입니다. 정작 최근 외국인들은 ‘셀코리아’ 공세에 나서며 삼성전자 등의 주식을 연일 팔아치우고 있죠. 기울어진 운동장을 해소할 수 없다면 현행 공매도 제도에 대한 명분은 흐려질 수밖에 없습니다.

이번에 새롭게 취임한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우리만 공매도에 특별한 제한을 가하는 방안에 대해선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고 못 박았습니다. 그렇다면 의무상환기간, 담보비율, 무차입 처벌 수위 등 공매도 ‘제도’ 역시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고쳐야 하지 않을까요.

박경보 기자 pkb@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위로 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