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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F리테일 이건준 대표, 직원에 제품 강매 논란

[단독]BGF리테일 이건준 대표, 직원에 제품 강매 논란

등록 2021.08.25 15:43

수정 2021.09.23 11:50

이지영

,  

정혜인

  기자

부임 후 첫 성과 절실 전 직원에 제품 강매 지시이커머스·퀵커머스 사업 없이 오프라인만 하는 CU배달 수요 대응해 뒤늦게 생필품 배송 서비스 내놔고객 반응 적자 직원 강매 통해 매출 부풀리기 논란

그래픽=홍연택 기자그래픽=홍연택 기자

이건준 BGF리테일이 대표가 자사 애플리케이션 ‘포켓CU’의 실적을 올리기 위해 직원들에게 강제 구매를 지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업계에서는 올해로 취임 2년차를 맞은 이건준 BGF리테일 대표가 성과를 내기 위해 직원들을 동원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U는 최근 생필품 판매 기능을 더한 자사 앱 ‘포켓CU’의 활성화라는 명목으로 직원들에게 포켓CU를 통해 상품을 구매하도록 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포켓CU는 2018년 멤버십 기능을 탑재해 론칭한 CU의 자사 앱이다. 기존의 와인, 도시락, 선물세트 등의 예약 구매 기능 범주를 확대해 대용량 생필품을 주문하고 원하는 주소지로 받아볼 수 있는 서비스를 선보였다. 현재 판매되는 생필품 예약구매 상품은 쌀, 복숭아, 용과 등 신선식품과 김치, 두루마리 휴지 등 40여 종이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관계자는 “CU 내부에서 팀별로 자사 앱에서 상품을 구매하라고 권고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도 관련된 게시물이 올라와 있다. 한 CU 직원은 “포켓CU 상품을 SC(점포영업관리직원)들에게 강제 구매하도록 강요하고 있다”며 “직책자들은 사지 않고 팀원들에게 강매 시키는 이유가 뭐냐”고 토로했다.

편의점업계에서는 이처럼 직원에 대한 강매를 통해 실적을 부풀리는 악습이 지속돼 왔다. 점포의 매출을 올려주기 위해서다. 비슷한 논란이 수년째 지속되다 보니 최근 들어 자정하는 움직임이 있으나 편의점업계 1위인 CU에서는 여전히 같은 관행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다.

CU가 직원들에게 포켓CU 매출 활성화에 동참하도록 강요하는 것은 배달, 이커머스 사업에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을 점주들과 외부에 알리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CU는 편의점 사업만 하고 있어 배달, 이커머스 시장에서는 존재감이 0에 가깝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이커머스와 퀵커머스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CU는 자체 배달망이 없어 경쟁력이 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CU는 2019년 업계 최초로 ‘요기요’와 손잡고 배달을 시작한 이래 바로고·생각대로 등 배달대행 서비스 업체와의 협력을 강화했고 네이버·카카오톡 등 업계에서 가장 많은 배달 플랫폼을 확보하고 있다. 문제는 최근 배달 수요가 늘며 대행업체들이 배달료를 인상하면서 가맹점주들의 부담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배달의민족, 쿠팡이츠 등도 생필품 바로 배송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어 점포 오프라인 매출에만 기대고 있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때문에 CU는 뒤늦게 일종의 이커머스 사업으로 생필품 판매 및 배송 서비스를 선보였다. CU는 일반 이커머스나 퀵커머스 업체들과의 차별점으로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고 있다. 양곡, 과일·채소, 생필품 등을 온·오프라인 최저가 수준으로 내놓고, 모든 상품을 고객이 지정한 주소지로 2~5일내 무료 배송해준다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고객들의 반응은 상당히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국내에서는 생필품 대다수를 당일, 늦어도 익일 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데 굳이 편의점을 통해 구매할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고객의 구매량이 적다 보니 직원 구매 캠페인으로 실적을 올리고 이를 다음달쯤 ‘서비스 출시 한달 만에 큰 성과가 났다’는 식으로 홍보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건준 대표가 올해 취임 2년차를 맞아 아직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만큼 포켓CU 실적을 무리하게 부풀리려는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이 대표는 원래 지주사 BGF의 대표이사였는데 2019년 말 정기인사를 통해 BGF리테일의 대표이사로 이동했다. 국내 편의점 시장은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르렀는데 근접 출점 규제 강화, 편의점 가맹본부간의 자율 규약 등으로 인해 출점 자체가 어려워지면서 질적 성장과 신성장동력 마련이 절실하다. 당시 CU는 점포 수 기준 업계 1위 지위를 경쟁사인 GS25에게 17년만에 내주며 위기를 맞은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주사 대표를 지내기 전 BGF리테일에서 영업·기획·전략 등을 두루 거친 이 대표가 BGF리테일의 지휘봉을 잡으면서 그룹에서 거는 기대가 컸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코로나19 사태로 CU는 위기를 맞았다. 코로나19 팬데믹 초기 외출 자제로 편의점 매출이 떨어졌고 가맹점에 대한 상생 정책으로 수익성도 악화했다. 야심 차게 준비했던 해외 사업도 코로나19로 어그러졌다. CU는 몽골에 이은 두 번째 해외 시장으로 베트남을 선택하고 현지 기업과 마스터프랜차이즈 계약을 체결했으나, 코로나19로 사업 진척이 지지부진하면서 지난해 6월 이 계약을 해지했다.

BGF리테일 관계자는 “이건준 대표이사가 임직원 강매를 지시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포켓CU는 비대면 소비의 확산 속에 가격경쟁력을 가진 상품들로 점포 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소비자 반응도 긍정적이어서 고객들의 알뜰 소비와 가맹점 운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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