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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경영권 지킨 김선영 대표···헬릭스미스에 무슨일이?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경영권 지킨 김선영 대표···헬릭스미스에 무슨일이?

등록 2021.07.15 17:56

수정 2021.07.15 18:03

이한울

  기자

소액주주 비대위와 주총대결 끝에 경영권 지켜한때 시가총액 2위···임상 실패 이후 주가 폭락바이오벤처 1세대 김선영 대표 향후 행보 주목

경영권 지킨 김선영 대표···헬릭스미스에 무슨일이? 기사의 사진

헬릭스미스의 김선영 대표가 소액주주와의 경영권 분쟁에서 승리하면서 경영권 방어에 성공했다. 한 때 코스닥 시가총액 2위에 올랐던 바이오기업이 임상시험 관리 문제와 유상증자 등으로 주가 폭락과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은 가운데 경영권을 지킨 김 대표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5일 헬릭스미스에 따르면 서울 마곡동 헬릭스미스 본사에서 열린 임시주주총회에서 김선영 대표 등 이사 6명의 해임안은 부결됐다. 다만 주주들이 추천한 최동규 전 특허청장과 김훈식 유티씨인베스트먼트 고문 등 2인의 이사 선임안은 통과됐다.

소액주주 비대위는 헬릭스미스의 주가 하락과 경영진의 대응 방식을 문제 삼으며 김 대표를 비롯한 이사들의 사퇴를 촉구해왔다.

헬릭스미스는 한때 코스닥시장에서 시가총액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기대를 받았지만 지난 2019년 엔젠시스의 임상 3상 초기 단계에서 유효성을 입증하지 못해서 주가가 하락했다.

게다가 경영진은 고위험 사모펀드에 2500억원을 투자해 일부 손실을 본 데다 지난해 11월 단행한 유상증자에 김 대표가 참여하지 않아 주가가 하락했다.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 김선영 대표 = 김 대표는 국내 유전자 치료제 개발 분야를 처음 개척한 국내 바이오벤처 1세대이다. 서울대학교 미생물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매사추세츠공과대학교(MIT) 대학원에서 생물공학 석사학위,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분자유전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조교수로 있다 귀국해 서울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로 임용됐다. 서울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국내에서 최초로 유전자 치료 연구를 시작했고 1996년 헬릭스미스의 전신인 서울대 학내벤처 1호 바이로메디카퍼시픽을 세웠다.

이후 교수와 대표이사를 겸임하며 유전자 관련 연구개발을 계속하다 회사이름을 바이로메드에 이어 헬릭스미스로 바꿨다. 헬릭스미스는 외부투자를 받으며 연구개발에 성과를 내기 시작했고 2005년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에 성공했다.

코스닥 상장이후 2012년 관절염 치료제 임상 통과 등으로 주목받으면서 코스닥 시가총액 2위를 기록했지만 2019년 엔젠시스 임상3-1상 실패 이후 주가가 폭락했다. 15일 종가(3만400원)는 고점인 2019년 3월 13일 종가(31만2200원) 대비해 10% 수준이다.

당시 위약군과 신약후보물질 투여군이 섞이는 임상 오염 사태가 발생하면서 임상 3상 결과가 지연됐다.

특히 임상 실패 발표(2019년 9월 23일) 당시 오너일가가 임상 결과를 미리 알고 지분을 팔았다는 의혹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의 처남인 김용수 전 대표의 부인과 딸이 약 5억3900만원 규모의 헬릭스미스 지분을 처분했기 때문이다. 당시 회사 측은 “공시 사전 유출은 전혀 없었고 주식 매도는 우연한 일치”라고 해명한 바 있다.

2019년 8월에 단행한 1496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도 주가 하락의 원흉으로 꼽힌다. 당시 헬릭스미스 측은 “추가 증자는 없다”며 주주들을 달랬지만, 지난해 12월 또다시 2861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투자자들을 기만했다.

두 번째 유상증자 계획 발표일이었던 지난해 10월 17일, 5만2200원이었던 주가는 하루 만에 3만750원까지 떨어졌다. 당시 김 대표는 자금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주주들의 분노를 키웠다.

김 대표는 유상증자 결정 시점인 지난해 9월 24일, 장남 홍근 씨에게 증여하기로 했던 주식 100만(3.74%)주에 대한 증여도 취소했다. 2019년 10월 홍근씨에 대한 주식증여를 취소한 데 이어 두 번이나 증여 계획을 어겼다.

◇헬릭스미스의 야심작 엔젠시스는 무엇? = 헬릭스미스의 대표적인 파이프라인인 유전자치료제 엔젠시스(VM202)는 HGF 단백질을 발현하는 플라스미드 DNA 유전자치료제다. 단순히 통증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혈관 생성 및 신경 재생 효과를 통해 신경병증의 근본 원인을 공략한다.

당뇨병성 신경병증(VM202-DPN), 허혈성 심장질환(VM202-CAD), 허혈성 지체질환(VM202-PAD), 근위축성 측삭경화증(VM202-ALS·루게릭병) 등 여러 적응증의 국내외 임상을 진행 중이다.

현재 임상 관련 성과들이 점차 나오고 있다. 엔젠시스는 당뇨병성 족부궤양 미국 임상 3상 결과가 발표됐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희귀 유전병인 루게릭병(ALS)을 치료하는 임상 2a상 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하지만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의 임상3상을 진행하는 데만 약 200억원 정도가 들 것으로 추산돼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김 대표는 올 3월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2022년 10월31일까지 엔젠시스 임상에 성공하거나 이때까지 주가를 10만 원으로 올려놓겠다”며 “두 가지 가운데 하나라도 이루지 못하면 내가 보유한 모든 헬릭스미스 주식을 회사에 출연하거나 주주들에게 환원하겠다”고 말했다.

경영권 방어에 성공한 김 대표는 당초 계획대로 엔젠시스 임상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헬릭스미스는 당뇨병성 신경병증(DPN)을 타깃으로 첫번째 임상 3상(3-1, 3-1b)을 실시했으며, 이 결과를 바탕으로 후속 임상 3상(3-2, 3-2b)을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3-3상 개시도 앞두고 있다.

헬릭스미스 측은 “이번 임시주주총회에서 당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준 주주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 이번 결과를 겸허히 수용하고 회사의 시스템과 운영을 개선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이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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