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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 인수전 본입찰 막판에 발 뺀 하림···그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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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해·공 종합물류기업 시너지 노렸지만
채무규모 크고 추가 투입비용 부담 상당
양재물류단지·식품단지 신사업 집중 가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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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하림그룹이 저가항공사(LCC) 이스타항공 본입찰 막판에 발을 빼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물류 사업을 확장할 수 있다는 이점보다 이스타항공 인수 후 추가적으로 드는 비용이 큰 탓에 ‘득보다 실’이 더 많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하림그룹은 전날 오후 3시 마감된 이스타항공 매각 본입찰에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다. 실사 과정에서 예상보다 부채가 컸고 인수 이후 우발채무 등을 고려하면 추가로 들어갈 자금이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을 통해 인수전에 참전했다. 이스타항공을 인수해 육상(하림)·해상(팬오션)·항공(이스타항공)을 아우르는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겠다는 복안이었다. 항공업계에서도 팬오션을 유력한 인수 후보 중 하나로 꼽았다. 하림그룹의 자금이 충분하고 팬오션과 이스타항공의 사업적 시너지를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 팬오션의 1분기 말 별도 재무제표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1510억원, 팬오션 최대주주인 하림지주의 현금성 자산은 319억원으로 집계됐다.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도 언론을 통해 하림그룹 자체적으로 7000~8000억원 규모의 실탄을 확보해 인수자금은 충분하다며 자신감을 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실사를 거치면서 하림그룹은 이스타항공의 몸값 대비 시너지가 적다는 결론을 내렸다.

특히 인수 이후 회사를 정상화하기 위해 추가로 투입해야 할 자금이 발목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이스타항공은 지난해 1분기 말 기준 자본총계가 마이너스(-) 1042억원에 달해 자본잠식 상태다. 또 체불임금과 퇴직금 700억원을 포함해 항공기 대여료·공항 사용료 등 약 2400억원의 미지급금이 남아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 비용을 결국 인수자가 떠안아야 해 인수비용보다 추가비용이 더 들게 된다.

또 이스타항공은 앞서 합병을 추진했던 제주항공과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9월 합병 무산 책임이 이스타항공의 최대주주인 이스타홀딩스 외 1명에 있다며 계약금(234억5000만원) 반환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에서 제주항공이 승소하면 미지급금과 별도로 대규모 비용을 또 부담해야 한다.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 대여금 100억원을 반환해야 하는 것도 인수에 걸림돌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스타항공이 보유 중인 항공기가 4대에 불과하다는 점도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4대 모두 자체 구매한 항공기가 아니라 임차기로, 리스 비용도 꾸준히 지출되고 있다. 이 중 2대는 결함 논란이 있었던 보잉737맥스로 무기한 운항이 정지된 상태다. 유의미한 운항 재개를 위해서는 추가 항공기 도입이 필수적이라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LCC는 여객 운송에 주력해왔기 때문에 화물 운송에 큰 기대를 걸기 어렵다는 점도 문제가 됐을 것으로 풀이된다. 이스타항공은 화물기도 없어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 같은 대형 항공사의 고운임 장거리 노선을 띄우는 것도 불가능하다. 여객기 화물칸에 화물을 탑재해 여객기를 운항할 때 화물을 함께 운송(벨리 카고)할 수 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제선 운항이 대부분 중단된 상황에서 이마저도 큰 기대를 걸기 어려워졌다.

하림그룹은 이스타항공 인수를 포기하고 앞으로 하림푸드 콤플렉스를 통한 가정간편식(HMR) 생산과 양재동 부지 개발 등 신사업에 힘쓸 전망이다.

양재동 도심첨단물류단지 사업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물류정책과 신설하는 만큼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하림그룹은 지난 2016년 물류센터 건립 목적으로 4525억원을 들여 양재동 부지를 사들였지만, 서울시의 용적률 제한으로 건립 추진이 늦어졌다. 하지만 최근 법제처가 양재동 개발사업에 대해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사전심의를 따로 받을 필요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며 사업의 물꼬가 트였다.

이와 함께 하림푸드 콤플렉스도 가동을 시작했다. 이곳은 5200억원을 투입해 지난해 완공한 공유주방 개념의 종합식품단지로 가정간편식과 천연 조미료, 즉석밥도 생산한다. 하림은 하림푸드 콤플렉스가 종합식품기업의 전초기지가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하림지주는 하림푸드 콤플렉스와 양재물류단지가 그룹 차원의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가정간편식 등 신선식품으로 사업 영역 확장을 꾀하고 있는 만큼 물류단지가 완공되면 시너지가 극대화할 것이란 분석이다.

김민지 기자 km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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