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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괜찮은 거래소 없소?”···시중은행, 가상화폐 계좌 발급 고민

금융 은행

“괜찮은 거래소 없소?”···시중은행, 가상화폐 계좌 발급 고민

등록 2021.06.08 18:09

차재서

  기자

‘가상화폐 거래소 제휴’ 검토 제자리 블록체인 대응, 추가 수익 기대에도자금세탁·시세조종 등 리스크에 부담보안수준 높은 거래소도 찾기 어려워

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가상화폐 실명계좌 발급 여부를 검토하는 시중은행이 제자리걸음을 거듭하고 있다. 블록체인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려면 과감히 가상화폐 거래소와 손을 잡아야 한다는 데 공감하나, 자금세탁 문제와 같은 법적 리스크가 부담되는 탓이다. 여기에 믿을 만한 거래소를 찾기도 어려워 이들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주요 시중은행은 지난 몇 달간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실명계좌 제휴를 위해 내부적으로 논의를 이어왔지만 아직까지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먼저 KB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의 경우 가상계좌를 발급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은 채 추이를 지켜보고 있으며, 거래소 빗썸과의 제휴설이 불거진 우리은행은 ‘사실 무근’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거래소 고팍스와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진 BNK부산은행도 마찬가지다. 가상화폐 실명계좌 발급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했다며 세간의 소문에 선을 그었다.

이처럼 시중은행이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제휴에 조심스러워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사업을 통해 소비자를 늘리고 수수료 이익도 얻을 수 있겠지만, 그만큼 리스크도 함께 떠안아야 하는 만큼 우려가 크다고 이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특정금융거래정보법(특금법) 제정과 맞물려 가상화폐의 관리감독 체계가 틀을 잡아가고 있다는 점도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만일 거래소에 금융당국이 중점적으로 들여다보는 시세조종이나 자금세탁 등 문제가 발생하면 이들과 제휴를 맺은 은행에도 그 책임이 돌아가기 때문이다.

게다가 제휴를 맺을 만한 거래소도 찾아보기 어렵다. 업비트(케이뱅크), 코빗(신한은행), 빗썸·코인원(농협은행)과 같이 상대적으로 거래량이나 보안 수준이 높은 업체는 이미 주요 은행과 제휴를 맺은 상태여서다. 물론 지금으로서는 은행 측의 신중한 태도로 재계약이 지연되고 있지만, 해지 시 경쟁사로 이들 거래소가 옮겨갈 수 있는 만큼 각 은행도 결국 계약을 연장할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즉 소규모 거래소와 손을 잡음으로써 떠안을 리스크를 감내하지 않는 이상, 기존에 제휴를 맺지 않은 은행으로서는 사업에 발을 들이기 쉽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주요 은행의 판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금법에 따라 가상화폐 거래소는 유예 기간이 끝나는 9월23일까지 은행과 실명 계좌 제휴를 맺어야 한다. 따라서 관련 사업에 뛰어드려는 은행 역시 이 기간 내 사업 파트너를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금세탁 우려 등 위험 요인에도 불구하고 현재 은행권에선 가상화폐 거래소와의 제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는 상황이다. 금융업 전반에 쓰일 블록체인 기술에 한 발 더 다가갈 수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를 늘리고 수수료 수익도 얻을 수 있다는 이유다. 일례로 케이뱅크는 업비트와 실명계좌 제휴를 맺은 것을 계기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말 기준 수신 잔액은 12조1400억원으로 작년 6월보다 6배 이상 늘었고, 이용자수도 500만명을 돌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리스크 부담에 판단을 미루고는 있지만 각 은행이 가상화폐 계좌 제휴에 관심을 쏟는 상황”이라며 “실명 계좌 제휴 기간이 아직 남아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신중히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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