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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금융위, 가상화폐 놓고 신경전···소관부처·용어 ‘혼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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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금융위가 가상화폐 주무부처에 가깝다”
금융위, 금융자산 인정 안해···권한 밖으로 여겨
가상자산·가상화폐·암호화폐 용어도 입맛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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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수길 기자 leo2004@newsway.co.kr

가상화폐 시장 규모가 급속도로 확대되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까지 주무 부처도 결정하지 못 하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가상화폐 주무부처는 ‘금융위원회’라는 의견을 밝혔으나, 금융위는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정립된 용어도 없고, 소관 부처도 없어 관련 법이나 제도가 너무 허술하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7일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기자실에 방문해 “가상자산 거래소 설치 등에 관한 근거 규정이 특정금융정보법(특금법)에 마련돼 있다”며 “이 특금법이 금융위 소관이므로 금융위가 가상화폐 관련 주무부처 역할을 맡는 게 맞는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아직 논의 중인 사안이기 때문에 저의 견해로 생각해주시면 되는데, 이걸 토대로 갑론을박을 벌여 주무 부처를 빨리 정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홍 부총리는 가상자산이 화폐나 금융자산은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무형이지만 경제적 가치가 있으니까 시장에서 거래가 되는 자산으로 보면 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은성수 금융위원장의 입장은 단호하다. 그는 지난 22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가상화폐 투자를 ‘잘못된 길’이라고 했고, ‘투자’로 볼 수 없기 때문에 ‘투자자 보호’라는 개념도 성립할 수 없다고 말했다. 금융자산이라면 당연히 금융위원회의 정책과 감독 대상이지만 실체가 모호한 가상자산이기에 금융 당국의 소관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 가상화폐 문제는 국무조정실을 중심으로 금융위, 금융정보분석원(FIU), 기재부 등 10개 부처가 공동 대응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이 나오지 않고 있다. 25일 열린 고위 당정청 협의회에서 가상화폐를 어느 부처가 맡을지를 두고 신경전을 벌이다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암호화폐 투자 열풍이 불었던 지난 2017년 이후 4년이 지났는데도 가상화폐의 성격조차 아직 규정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가상화폐, 암호화폐, 암호자산. 현재 우리나라에서 비트코인과 같은 디지털 코인을 지칭하는 용어들이다. ‘가상자산’은 정부와 한국은행이 사용하는 용어다. 정부와 한국은행은 디지털 코인에 ‘화폐’라는 말을 쓰는 걸 경계한다. 코인은 화폐의 3대 조건인 가치의 저장, 가치의 척도, 교환의 매개 기능이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학계는 대체로 ‘블록체인 기반의 암호화 기술을 활용한 화폐’라는 의미에서 ‘암호화폐’라는 용어를 사용한다.언론은 가상화폐와 암호화폐를 혼용하는데 언론사마다 제각각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는 암호화폐나 가상화폐가 아닌 가상자산이란 용어를 쓴다”면서 “주요 20개국도(G20) 처음엔 암호화폐( Cryptocurrency)란 용어를 쓰다가 이제 가상자산으로 용어를 통일했다”고 말했다. 그는 “가상자산을 자본시장육성법상 금융투자자산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금융위원회의 의견”이라며 “주식이나 채권과 같이 민간의 자금을 생산적으로 모으기 위한 자산은 아닌 것 같다는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가상자산을 거래하는 거래소는 이제 특정금융정보법에 의해 금융위에 신고하도록 돼 있다”면서 “자본시장육성법 대상 자산은 아니지만 거래소 규정을 통해 보다 투명하게 거래될 수 있도록, 반 정도 제도화가 진행된다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말했다. 과세 문제에 대해서는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소득이) 기타소득으로 과세되는데, 가상자산을 거래하면서 자산, 소득이 발생하는 부분에 대해서는 조세 형평상 과세를 부과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정부는 당장 내년 1월부터 가상화폐 투자소득을 ‘기타소득’으로 보고 20%의 세금을 물릴 방침이다. 다만 여당은 공식적으로는 계속 논의 중이라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이 제도화될 때까지 과세를 유예해야 한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게 나온다.

고려대 암호화폐연구센터장인 김형중 교수는 “이미 지난달 25일부터 시행된 개정 특정금융정보거래법은 암호화폐를 가치가 있는 자산으로 인정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이를 애써 부인할 게 아니라 법의 취지를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가상화폐 거래소인 코인베이스가 최근 나스닥에 상장했는데 코인의 자산가치를 인정하지 않았다면 가능했겠느냐”며 “열린 눈으로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주무부처를 둘러싼 의견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여러 갈래로 나뉜다. 현실적으로 금융위가 가상화폐 주무부처를 맡아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암호화폐가 기본적으로 금융 행위라는 측면에서 금융위에서 맡는 것이 맞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금융위에 별도의 조직을 구성해 담당토록 하는 방안도 거론하고 있다. 또 국조실이 계속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되 제도화 여부 등 민감한 사안은 금융위가 담당하자는 주장도 나온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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