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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간 소송 NO” 2년만에 극적 화해(종합2)

[LG·SK 배터리 합의]“10년간 소송 NO” 2년만에 극적 화해(종합2)

등록 2021.04.11 16:46

수정 2021.04.11 16:49

이지숙

  기자

국내 쟁송 모두 취하···10년간 추가 소송 않기로 합의LG 3조·SK 1조 주장에서 양보·최종 합의금 2조 결정美 행정부 압박 작용 한 듯···“배터리 공급망 강화 노력”

“10년간 소송 NO” 2년만에 극적 화해(종합2) 기사의 사진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놓고 2년간 치열한 싸움을 이어가던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극적으로 합의했다. 특히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차질없이 미국 사업을 운영할 수 있게 됐다.

11일 양사는 진행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소송을 모두 종식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는 2019년 4월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 영업비밀 침해 소송을 제기한지 2년만이다.

최근까지도 배터리 소송 관련 난타전을 벌인 양사는 미국 및 우리 정부의 강력한 합의 요청과 사업 확대에 집중하기 위해 합의에 나선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외 쟁송 모두 취하···10년간 소송 않기로=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소송 합의에 나서며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소송과 특허침해 소송 모두 2년만에 마무리 됐다.

양사는 합의를 통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에 현재가치 기준 총액 2조원을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합의금 2조원은 현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등으로 이뤄졌다. 또한 양사는 향후 10년간 추가 소송도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

양사 합의금은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이 요구한 것으로 알려진 3조원 대비 1조원 낮아진 금액이다. LG에너지솔루션이 3조원 이상, SK이노베이션이 1조원 선에서 합의금 협상을 진행했던 만큼 2조원선에서 양측이 합의를 본 것으로 보인다.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합의문을 통해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며, “특히 미국 바이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배터리 공급망 강화 및 이를 통한 친환경 정책에 공동으로 노력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문 발표 후 입장문을 통해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됐으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며 “양사가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반자적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대한민국 배터리 산업 생태계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이번 합의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배터리사업 운영 및 확대에 대한 불확실성이 제거 됐고 미국 조지아주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겠다”며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난타전 벌이던 LG·SK 합의 배경은=양사간의 합의는 미국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을 하루 앞두고 급박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시한은 ITC 최종 결정일로부터 60일째인 이날 자정(현지시각), 한국 시간으로는 12일 오후 1시까지였다.

실제로 업계에서는 지난 2월 ITC의 최종 결정 이후에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날 선 신경전을 이어가 배터리 전쟁이 장기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최근까지도 양사는 합의보다는 미국에서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막판 로비전을 펼치는데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SK이노베이션은 대통령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을 경우 미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도 있다는 ‘벼랑 끝 전술’을 펼쳤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지는 배터리 시장과 막대한 소송 비용, 미국 정부의 강력한 합의 요청 등의 압박이 지속되며 양사는 다시 협상 테이블에 앉았다. 특히 미국 행정부는 SK이노베이션의 미국 시장 철수와 ITC 판결을 뒤집는 것 모두 부담스러웠던 만큼 양사에 합의를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양사간 2년간 미국에서 배터리 소송을 이어가며 소송 비용으로 수천억원을 사용하고 향후에도 소송전이 장기전으로 이어질 경우 소송 비용은 계속해서 증가한다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배터리 시장에서 글로벌 경쟁이 거세지는 가운데 양사의 분쟁이 지속될수록 양 측에게 좋을 것이 없다는 점도 양사가 합의에 나선 배경으로 작용했을 크다. 우리 정부도 정세균 국무총리 등이 여러차례 “양사가 싸우면 남 좋은 일만 시키는 것”이라며 합의를 촉구한 바 있다.

박철완 서정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원자재 수급 불균형 떄문에 배터리도 조만간 영향이 가시권에 들어갈 상황이었던 만큼 미국에서 양사에 강력하게 압박을 했고 이번 합의가 그 결과로 보인다”며 “단 10년간 추가 소송을 하지 않겠다고 명시한 점은 아쉽다”고 말했다.

이어 “장기전으로 끌고 가면 양사 모두 패자가 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 중요하다”며 “3년간 LG와 SK가 분쟁을 하는 동안 경쟁자들이 앞서가고 있다”며 “소송이 끝이 난 만큼 양사가 협력을 잘 해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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