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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김범석 김범수 김봉진’ 벤처신화 3인방과 신동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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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범석, 김범수, 김봉진. 최근 우리나라에서 가장 ‘핫’한 기업인이다. 이들은 2010년 플랫폼을 기반으로 스타트업을 창업해 초고속 성장 성공신화를 쓰며 10년 만에 회사를 업계 정상에 올려 놓았다.쿠팡, 카카오, 배달의민족이다.

7살에 미국으로 이민을 떠나 주재원 아버지를 따라 각 국을 돌아다니며 시야를 넓힌 김범석 대표는 하버드대 시절 잡지 창간을 통해 사업가 자질을 확인하고 한국으로 돌아와 소셜커머스라는 플랫폼 사업을 시작했다. 그는 한국소비자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로켓배송 서비스를 내놓으며 이커머스시장을 장악했다. 매출이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는 만큼 적자 규모도 함께 커졌지만 그는 “지금의 적자는 계획된 적자”라고 강조하며 사업을 안정권으로 올려놓기 위한 투자 활동을 멈추지 않았다. 결국 그는 뉴욕증시에 쿠팡 이름을 넣고 태극기를 꽂는 데 성공했다.

대기업 엔지니어 출신 김범수 의장도 전설적인 인물이다. 그는 벤처 붐이 일어났던 2000년 즈음 ‘한게임’이라는 플랫폼을 만들어 창업했다. 그무렵 ‘지식인’ 컨텐츠로 포털업계를 치고 올라오던 네이버와 손을 잡고 거대 기업으로 키우는 데 성공했다. 이후 독립해 소수 인원으로 새롭게 창업,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선보였다. 카톡은 순식간에 ‘국민메신저’타이를을 거머쥐며 쇼핑 금융 등 다양한 산업으로 파고 들어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김봉진 대표는 이모션, 네오위즈, 네이버 등 디자이너 경력자로 근무하다가 2010년 자본금 단돈 3000만원으로 우아한형제들을 창업해 4조7000억이라는 거금을 받고 지분을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에 매각하는데 성공했다. 애초 시작한 사업은 전화번호 안내서비스를 모바일 앱으로 이식하는 사업이었으나 그는 ‘배달’의 중요성을 일찌감치 감지하고 음식 배달 중개 플랫폼으로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 디자이너 경력자답게 독특한 마케팅을 펼치며 소비자 시선을 사로잡았고, 이용자는 급속도로 증가했다. 배민은 국내 시장 성공에 힘입어 서둘러 해외로 진출, 베트남 일본 등 아시아 시장을 공략해 안착하고 있다.

이 세 명의 공통점은 미래가 불확실한 플랫폼 사업에 확신을 갖고 베팅을 했다는 것이다. 각 분야에서 내노라하는 전문가 못지 않은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공교롭게 창업 시기도 같은 2010년이다.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했던 당시 플랫폼 사업은 미래 성공유무를 가늠하기 어려운 모델이다보니 쉽게 접근하기 힘든 분야였다.

남들보다 먼저 시장을 개척해 선점하고 독자적인 서비스로 이용자를 흡수, 해당 서비스가 없이는 살기 불편할 정도로 소비자 삶에 파고드는 전략이 이들의 성공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쿠팡·카카오·배민’ 삼인방 성공스토리를 볼 때마다 머릿속 한 켠에 떠오르는 기업이 있다. 롯데다. 롯데는 명실상부 국내 유통기업 최강자로 손꼽혔던 회사다. ‘유통공룡’ ‘재계5위’ ‘100조 기업’ 등 수식어가 따라다녔다. 롯데가 떠오르는 이유는 이들의 초고속 성장세 속 롯데가 빠르게 하락세를 타고 있어서다. 고(故) 신격호 명예회장은 1948년 일본 도쿄에서 껌 제조사 ㈜롯데를 설립한 뒤 고국으로 돌아와 제과를 시작으로 유통, 식품, 호텔, 화학 등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롯데를 국내 재계 5위 그룹사로 성장시켰다. 국내서 사업을 시작한 지 50년 만에 연매출 100조원을 목전에 뒀던 롯데가 최근 몇 년 새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무너지고 있다.

물론 운이 따라주지 않은 탓도 있다. 롯데그룹은 2015년 이후 각종 악재가 끊이지 않았다. 당시 형제 간 경영권 갈등이 시작되면서부터 오너가 비리 검찰수사, 사드사태, 오너 공백기를 거쳐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까지 직면했다. 2015년 형제의 난이 시작되고 이듬해 대대적인 검찰수사로 롯데그룹 전체 경영시계가 멈췄다. 2017년엔 경북 성주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부지를 제공했다는 이유로 중국과 사이가 틀어져 수십조원을 쏟아부어 공들인 중국 사업을 접어야 했다.

최서원(최순실)씨에게 뇌물을 준 혐의로 신동빈 회장은 구속 수감됐다가 2018년 10월 8개월 만에 풀려났다. 2019년엔 한일 양 국 정치적 갈등이 심화되면서 일본 불매운동이 전국적으로 퍼져 일본기업이라는 꼬리표가 붙은 '롯데'가 가장 큰 피해를 입었다. 한국소비자들은 일본에 대한 부정적인 감정을 한꺼번에 쏟아붓기라도 하듯 롯데를 필사적으로 거부했다. 불매운동이 시들해질 무렵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또 다른 메가톤급 악재가 롯데를 덮쳤다. 방역을 위한 ‘셧다운’은 오프라인 점포를 기반으로 성장한 롯데엔 치명타였다. 백화점 마트 면세점 점포엔 파리가 날렸고, 수 조원을 들여 인수한 세계 각국의 호텔은 사살상 개점휴업 상태에 이르렀다.그나마 버팀목 역할을 하던 화학마저 업황부진으로 하락세를 탔다. 이러는 사이 롯데의 연매출과 시총은 심각한 수준으로 내려 앉았다.

신동빈 회장도 롯데가 창사 이래 최대 위기라는 점은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 지난해 그는 위기 돌파를 위해 대대적인 ‘쇄신’을 강행했다.

신 회장의 오른팔로 불렸던 황각규 전 부회장을 퇴진시키고 그룹 수뇌부를 새로 구성했다. 오프라인 기반으로 성장한 쇼핑의 경우 강도높은 구조조정으로 사업 볼륨을 축소하고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커머스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했다.

신 회장의 이런 쇄신을 통한 체질개선 노력은 롯데에 단연 긍정적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등 당장의 위기 모면을 위한 방법은 한계가 있다. 근본적인 문제를 찾아 뿌리부터 뜯어 고치는 완벽한 변신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삼인방과 비교해보면 롯데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쉽게 찾을 수 있다. 롯데는 전형적인 일본 스타일의 경영방식을 따르고 있다. NO 리스크, 경직된 조직문화, 신속하지 못한 의사결정 등이 대표적인 특징이다. 삼인방 기업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하며 성장할 수 있었던 데는 전문지식과 경험을 갖춘 탄탄한 인력, 빠른 의사결정 영향이 크다고 평가된다.

신 회장이 이들 삼인방의 혁신적인 경영 스타일을 눈여겨 봐야 할 시점이다. 롯데의 근본적인 문제부터 개선해 다시금 국내 유통강자 롯데의 위상을 보여주길 바란다.

이지영 기자 dw0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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