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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아시아나 인수 ‘고비’ 통과···앞으로 ‘넘을 산’ 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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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시주총서 국민연금 반대에도 정관변경 의결
2조5000억 규모 유상증자 가능···인수 대금 마련 목적
공정위·해외 등 기업결합 통과해야, 독과점 여부 관건
산은 지명 한진칼 이사 선임도···아시아나 노조 반발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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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혜수 기자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정관변경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두 항공사의 통합 작업은 순항할 것으로 보이지만 넘어야 할 산이 산재한 상황이다.

6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날 오전 9시 서울 강서구 본사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발행주식 총수를 기존 2억5000만주에서 7억주로 늘리는 정관 일부개정 안건을 의결했다.

정관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이다. 특별결의는 주총 출석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통과 조건이다.

이번 임시 주총에는 대한항공 의결권을 가진 주식 총수 1억7532만466주 가운데 56%인 9772만2790주가 출석했다.

이 가운데 약 70%(6838만6408주)가 정관변경 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반대표를 던진 30%(2933만6382주)는 국민연금과 출석 소액주주 대부분인 것으로 파악된다.

이날 한진칼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 오너가 3인, 그룹 산하 재단 등 최대주주 및 특별관계자(31%)와 국민연금(8.11%), 우리사주조합(6.39%)를 비롯해 소액주주 10% 가량이 참석한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은 전날 열린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에서 이번 정관변경 안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결정했다. 인수 과정에서 실사 부족 등 절차적 문제를 삼은 것이다.

만약 대한항공이 발행주식수를 확대하지 못했다면, 아시아나항공 인수 작업에 차질이 불가피하다. 대한항공은 오는 3월 2조50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을 마련할 계획이다. 발행주식 총수가 기존 정관대로 2억주로 제한되면 신주 발행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정관변경 성공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앞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다는 점은 우려되는 부분이다. 우선 대한항공은 오는 6월 말까지 국내 공정거래위원회와 해외 각국에서 기업결합심사를 통과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이달 14일까지 기업결합을 신청할 예정이다.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결정된 직후부터 국내외에 전담 법무법인을 선정했고 내부적으로는 전담 부서를 만들어 심사를 준비해 왔다.

공정위의 경우 독과점 유무에 따라 승인 여부를 가릴 것으로 보인다. 저비용항공사(LCC) 점유율까지 포함해서 볼 것인지, 합병 이후 소비자 후생에 악영향을 끼치는 지 등이 관건이다.

대한항공은 인천공항 슬롯 점유율이 40%에 미치지 못하고, 지방공항까지 포함하면 점유율이 더욱 낮아진다며 독점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또 한진그룹 LCC인 진에어는 대한항공과 다른 회사인 만큼, 에어부산·서울 통합과도 별개로 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양사 통합으로 스케줄 경쟁력이 좋아지면 소비자가 혜택을 누리게 되는 것은 물론, 운임도 올리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해외 기업결합심사는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동남아 등에서 이뤄진다. 한 국가라도 기업결합을 불허할 경우 합병은 무산된다.

3월 예정된 대한항공의 대규모 유상증자도 성공해야 한다. 대한항공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로 운영자금 1조원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대금 1조5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자금 조달에 실패하면 대안을 마련할 수밖에 없는 만큼, 인수 절차도 지연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항공은 추가적인 자산 매각이나 유상증자 재도전 등으로 현금을 동원할 가능성이 있다.

한진칼 정기 주주총회에서 산업은행이 지명한 사외이사 3인과 감사위원회위원 선임도 이뤄져야 한다. 한진그룹과 산은은 지난 11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관련 투자합의서를 체결했다. 한진칼이 이를 이행하지 않으면, 조 회장은 5000억원의 위약금과 손해배상책임을 물게 된다. 또 산은은 조 회장을 퇴진시킬 수 있다.

하지만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로 구성된 3자 주주연합이 산은 측 추천 후보의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질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의견이다. 3자 연합 역시 이사회 진입을 노리는 만큼,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에 몰표를 줄 수밖에 없다는 해석이다.

노동조합을 설득하는 과제도 남아있다. 우기홍 대한항공 대표이사 사장은 지난 12월 초 대한항공 일반노조와 조종사노조 위원장을 각각 만나 간담회를 열고, 인수 동의를 이끌어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노조 측은 여전히 반발하는 분위기다. 아시아나 조종사노조는 지난달 28일 국무총리실에 ‘노사정 협의회’ 구성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촉구하는 민원을 제출했다. 이들은 직접적인 인수합병(M&A) 당사자인 양사 노조와 인수기업, 정부 관계자가 함께 모여 고용안정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를 나누자고 주장하고 있다.

대한항공 측은 난감한 상황이다. 아시아나항공의 자회사 편입이 완료되지 않은 만큼, 노조와 접촉하는 것에 대한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결정한 이후 크고 작은 고비를 넘어 왔다. 인수 발표 직후 KCGI는 산은의 한진칼 자금 지원 방식이 부당하다며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이 인용될 경우 산은을 대상으로 한 한진칼의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불발되고 인수 자체가 무산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법원은 한진칼 손을 들어줬다.

지난달에는 아시아나항공 무상 균등감자가 이슈였다. 아시아나항공은 자본금 결손을 해소하기 위해 무상감자를 결정했는데, 2대주주인 금호석유화학과 소액주주의 반발이 극심했다. 무상감자가 실패하면 아시아나항공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고, 대한항공이 확보할 지분율이 하락하면서 인수 차질이 예상됐다.

임시 주총 결과 3대 1 비율의 무상감자가 통과됐고, 대한항공은 계획대로 6월 아시아나항공이 실시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를 거쳐 지분율 64%의 최대주주에 오르게 됐다.

이세정 기자 s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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