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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치는 커졌는데···셀트리온 없다면?

[코스닥 100대 기업|셀트리온헬스케어]덩치는 커졌는데···셀트리온 없다면?

등록 2019.01.16 09:49

수정 2019.01.16 13:20

유명환

  기자

해마다 두자리수 성장···쌓이는 재고는 몸살지난해에만 창고에 2000억원 어치 제품 방치“셀트리온 의존 낮춰 글로벌 경쟁력 강화 필요”

덩치는 커졌는데···셀트리온 없다면? 기사의 사진

코스닥 시장을 견인하고 있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모회사인 셀트리온과의 독점판매 계약으로 매년 두자릿수 성장을 기록하고 있지만 덩달아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재고자산은 지속적인 문제거리다.

이는 양사간 맺은 공급계약에 따라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 물량을 공급하고 이를 판매하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된 것인데 시장에서는 셀트리온에 대한 의존도를 줄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지난해 3분기 누계기준 매출과 영업이익, 당기순이익은 각각 5247억원, 437억원, 778억원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4년과 비교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68.61%, 14.64% 증가한 수치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성장세는 고속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4년 1647억원 이던 매출은 4년새 82.11% 늘어난 9209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5배 증가했다.

해마다 높은 실적을 기록한 배경에는 모기업인 셀트리온이 있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에서 생산된 바이오시밀러의 글로벌 마케팅과 유통을 담당한다. 셀트리온 제품을 독점으로 판매하는 구조다.

특히 주력 제품인 램시마가 지난 2013년 유럽의약품청(EMA)로부터 판매허가를 받은 이후 성장세가 가팔라졌다.

하지만 ‘독점 판매’ 이면에는 셀트리온헬스케어의 부담이 존재해 왔다. 바이오시밀러는 각국 규제기관의 승인과 허가를 받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그만큼 개발 초기 불확실성과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이러한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지난 2008년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셀트리온과 ‘판매권부여기본계약’을 맺었다. 제품 판매허가 전 초기 안전재고를 취소·환불 불가 조건으로 매입하는 것이다. 그 대신 독점판매권을 확보하게 됐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셀트리온이 만든 바이오시밀러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독점 판매권을 갖는 구조”라면서 “셀트리온헬스케어는 판매권부여기본계약에 따라 품목허가 승인 획득 전 셀트리온으로부터 의무적으로 일정 물량을 매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해당 제품의 시판을 허가하는 품목허가 승인 획득 여부와 관계없이 환불 및 취소가 불가능한 조건”이라고 덧붙였다.

덩치는 커졌는데···셀트리온 없다면? 기사의 사진

이 같은 구조로 인해 셀트리온의 매출이 고스란히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으로 쌓일 수 있다. 실제 최근 일 년 새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판매하지 못하고 쌓아둔 물건이 2000억원 어치 가까이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재고자산은 1조 7510억원으로 전년 대비 10.06%(1763억원) 늘어난 1조 5747억원이다. 헬스케어의 재고재산은 해마다 약 2000억원 가량 늘어나고 있다.

누적된 제품으로 인해 재고자산 회전율도 급격하게 악화됐다. 재고자산 회전율은 기업의 경영활동성 지표 중 하나로 활용된다.

팔기 위해 준비해 놓은 제품·상품과 판매를 위해 준비 중인 재공품이 있다. 재공품이란 공장 생산라인에 있는 재고로 이 물량이 얼마나 빨리 소진되는지 나타내는 지표가 재고자산 회전율이다. 회전이 빠르면 기업 현금화가 원활하다는 의미가 된다.

셀트리온헬스케어의 경우 가장 최근 연말 결산 때도 재고를 소진하는데 2년 가까이 걸리는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해 재고자산 회전율은 1218일로 국내 제약사 가운데 광동제약의 회전율 8.5회보다 약 1000배 가까운 수치다.

매출채권 회수 기간은 몇 년 새 급증했다. 지난 2015년에는 매출채권을 47일 정도 후 현금화했다면, 2017년에는 155일이 걸렸다는 얘기다. 매출채권 회수 기간이 길어지는 것을 두고 가공(허위) 매출이 존재할 수 있다는 의혹이 나오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는 “셀트리온헬스케어가 사실상 셀트리온의 창고 역할에 그치고 있다”며 “이 같은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며 경영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셀트리온과 맺은 독점계약으로 납품받는 물량을 고스란히 떠 안을 수밖에 없는 구조”라면서 “장기간 외부에 노출될 경우 제품 손상이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여전히 높은 셀트리온 의존도다. 2017년 셀트리온은 매출액 8289억원 중 8253억원이 셀트리온헬스케어에서 발생해 내부거래 비중이 99.6%에 육박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시장 다각화에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확실치는 않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외부업체의 약품 판권을 사들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기업 가치가 추가로 높아질 수 있을 것”이이라고 전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 관계자는 “지난해 유럽 허가를 신청한 램시마SC가 올해 상반기 판매 허가가 떨어 질 것으로 전망된다”며 “램시마SC 허가 후 유럽을 시작으로 미국 등 글로벌 시장 확대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명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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