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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전쟁]정권마다 ‘숫자와의 전쟁’, 과거에도 통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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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 4대강사업 위해 왜곡
'MB물가’ 통계는 금 제외 꼼수
박근혜 ‘법인세 실효세율’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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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英가디언 선정 10대 ‘눈길을 끄는 자본의 쓰레기들’에 꼽혀. 사진=가디언 캡쳐

통계를 둘러싸고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최근 발표된 ‘고용·가계소득 지표’를 둘러싼 공방이 ‘통계 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갑작스러운 경질성 인사로 야기된 논란은 국가 통계의 신뢰성 문제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과거 정부에서도 통계공방은 있었다. 이명박 정부는 4대강 사업의 홍수 예방 효과와 ‘MB물가’ 통계로 논란이 많았다. 박근혜 정부 때는 법인세 실효세율이 문제가 됐다. 통계는 복잡하고 어렵다. 같은 자료를 두고도 달리 해석이 가능하다. 또 어떤 기준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기 일쑤여서 자의적으로 왜곡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이명박 정부는 당시 거짓된 통계를 근거로 4대강 홍보를 한 것이 드러나 비난에 휩싸인 바 있다. ‘4대강 살리기로 올여름 100년 만의 큰 비를 이겨냈습니다’와 같은 내용이 담긴 4대강 광고를 계속 내보냈다. 홍보 동영상에 따르면 4대강사업 이전인 2002년의 4대강 접경지역 수해피해액은 2조8727억원이었으며, 2003년은 2조209억원, 2006년에는 1조5259억원의 수해피해가 발생했다. 그리고 4대강사업 공사 이후인 2010년과 2011년의 4대강 접경지역 수해피해액은 각각 1951억원과 980억원이었다. 이 통계를 근거로 하여 국토부는 4대강사업의 효과로 인해 수해피해액이 10분의 1 이상 줄었다고 홍보했다.

그러나 야권과 시민단체는 정부의 수치 해석이 왜곡됐다고 비판했다. 국토부의 홍보 동영상을 보면 2007~2009년의 수해피해액 통계가 빠져있다. 4대강사업 공사가 2010년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기 때문에 4대강사업의 홍수예방 효과를 파악하기 위해서는 4대강사업 공사 직전의 수해피해액이 어느 정도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하지만 국토부는 2007~2009년의 수해피해액 통계만 제외하고 홍보 동영상을 만든 것이다.

소방방재청의 2011년도 재해연보에 따르면 2007년의 4대강 수계 수해피해액은 812억원, 2008년은 537억원, 2009년은 1523억원이었다. 4대강사업 공사 직전인 2007~2009년의 수해피해액이 4대강사업 공사 시작 후인 2010년, 2011년 보다 훨씬 적었던 것. 이는 4대강사업이 수해피해액 감소 등 홍수예방 효과가 있다는 국토부의 주장을 정면으로 뒤집는 통계이다. 즉, 4대강사업과 홍수예방은 관계가 없다는 결론이 나온다.

당시 민주당 박수현 의원은 “국토부는 4대강사업의 홍수예방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 2007~2009년의 수해피해액 통계만 빼고 자신들에게 유리한 통계만으로 홍보 동영상을 만든 것”이라며 “이는 명백한 통계 왜곡이자 사실상 국토부가 국민을 상대로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아울러 이명박 정부는 'MB물가’ 통계 논란으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2011년 1∼10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4%에서 4.0%로 뚝떨어졌다. 종전보다 0.4%포인트나 하락했다. 이는 지수 개편 뒤 물가가 떨어전 사례 중 역대 최고였다. 개편효과로 그동안 ‘고물가’ 악몽에 시달렸던 정부는 부담에서 벗어나게 됐다. 정부의 그해 소비자물가 전망치와 한국은행의 중기 물가안정 목표는 3±1%다. 체감물가와는 상당한 괴리가 있지만 어쨌든 지표적으로는 ‘목표 달성’한 셈이었다.

하지만 문제는 물가목표를 달성(?)하는 데 한 품목의 기여도가 너무 컸다는 것이다. 금반지였다. 당시 물가개편은 처음부터 ‘금반지’ 제외를 위한 개편이라는 이야기가 많았다. 통계청과 한은에 금반지는 그해 눈엣가시였다. 국제 금가격이 폭등하면서 금가격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0~30%가 매달 올랐다. 금반지는 2004년 6만원대(3.75g 기준)에서 2011년 25만원으로 4배가량 올랐다. 별로 소비도 안 되는 품목이 물가를 자극하는 것이 억울했다.

이에 63년만에 처음으로 금반지 제외시켰다. 하이투자증권 자료를 보면 10월 소비자물가에서 금반지가 물가인상에서 차지하는 기여도는 0.37%포인트로 휘발유(0.52%포인트) 다음 두 번째로 높았다. 10월 소비자물가가 3.9%였으니까 금반지를 제외하면 3.53%로 뚝떨어진다는 얘기다.

이외에도 소득 분배의 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인 지니계수가 노무현정부 때까지 계속 높아졌는데 경제위기가 시작된 이명박정부 들어 오히려 더 낮아지는 것으로 통계를 조작하는 등 통계왜곡 의혹이 드러나 ‘통계조작’ 정부라는 낙인이 찍혔다.

박근혜 정부에서도 2017년 1월 통계를 둘러싸고 통계공방이 한바탕 벌어졌다. 보수 논객 전원책 변호사와 야권의 유력한 대선후보 이재명 성남시장이 토론을 벌이다 법인세 실효세율을 놓고 언성을 높였다. 이 시장은 11%, 전 변호사는 16%대라고 주장하며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서도 격론이 벌어졌고 토론을 주선한 방송사는 팩트 체크까지 하는 서비스를 했다. 결론은 맞기도 틀리기도 했다. 국세청이 매년 발간하는 국세통계연보에 기록된 31만3098개 기업의 법인세 과세표준과 총부담세액으로 실효세율을 구했다. 2012년 16.8%에서 2013·2014년 16%로 떨어졌고, 2015년 16.1%로 소폭 올라갔다. 각종 공제·감면을 받은 뒤 산출하는 실효세율은 법정 법인세율보다 낮기 마련이다. 2015년 실효세율은 과세표준 2억원 이하(법정세율 10%) 8.9%, 200억원 이하(20%) 14.2%, 200억원 초과(22%) 16.9% 등이다.

현 정부에서도 어김없이 통계 논란이 계속해 제기되고 있다. 가계동향조사의 신뢰도 문제 때문에 통계청장이 경질했다는 해석이 제기되며 일각에선 ‘숫자와의 전쟁’을 시작한 청와대에 대한 우려가 심히 제기되는 상황이다. 미국 소설가 마크 트웨인은 자서전에서 “세상에는 세 종류의 거짓말이 있다. 거짓말(lies), 지독한 거짓말(damned lies), 그리고 통계(statistics)다”라고 말했다. 어쩌면 통계는 보기 좋은 점잖은 옷을 입고 하는 거짓말일 수 있다. 꼼수가 난무하니 통계도, 정부도 믿을 수가 없어지고 있다.

주혜린 기자 joojoosk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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