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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창업자로부터 온 편지]강태선 -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등록 2018.07.26 15:34

이성인

  기자

편집자주
‘창업자로부터 온 편지’는 한국 경제계의 거목으로 불리는 대기업 창업자들부터 미래를 짊어진 스타트업 CEO까지를 고루 조망합니다. 이들의 삶과 철학이 현직 기업인은 물론 창업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에게도 좋은 길잡이가 되기를 바랍니다.

강태선 -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기사의 사진

강태선 -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기사의 사진

강태선 -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기사의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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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태선 -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기사의 사진

강태선 -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기사의 사진

토종 아웃도어 브랜드, 하면 블랙야크를 떠올리는 분들 많을 텐데요. 한 가지 재밌는 점은 포털 검색창에 ‘블랙야크’를 입력하면 관련 검색어로 가장 위에 보이는 게 ‘100대 명산’이란 사실. ‘쇼핑몰’보다 ‘산’(山)이 먼저인 셈입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닙니다. 실제로 블랙야크와 블랙야크를 일군 강태선 회장의 45년을 따라가 보면, 역사를 관통하는 키워드로 ‘판매’보단 ‘산’을 꼽는 게 더 어울리기 때문입니다.

강 회장과 블랙야크, 그 출발은 단출했습니다. 1973년 종로의 2평짜리 점포, 기성복을 파는 동진사가 시작이었는데요. 특유의 부지런함으로 가게를 꾸려가던 강 회장은 지인의 조언을 듣고 등산장비로 눈을 돌리게 됩니다.

‘옷 장사가 겨울과 달리 여름엔 손님이 많지 않은데, 등산장비는 여름에도 장사가 잘되니···’

등산장비의 구색을 맞추고부터 일반 등산객은 물론 전문적인 산악인과 얼굴을 트는 일도 잦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등산용품이 자리를 잡을수록 강 회장은 점차 산악인으로서의 면모 또한 갖춰갔습니다.

☞ 1975년 ‘동진산악’으로 상호 변경. 첫 브랜드는 ‘자이언트’

1980년 설악산 대청봉에서 우연히 거봉산악회를 만난 건 큰 전환점.

“거봉산악회, 이름도 멋집니다. 지금 제가 자이언트 상표로 장사를 하는데 거봉도 자이언트 피크, 뭐 이런 말 아닙니까. 이건 우연한 만남이 아니라 꼭 운명 같네요.”

이후 거봉에 입회한 강 회장은 산악인들에게 지원을 아끼지 않는 동시에 산악인이라는 스스로의 꿈도 다졌습니다. 거봉산악회 일원으로 일본의 북알프스로 불리는 3,000m의 히다산맥을 오르기도 하지요.

산악인으로서의 그의 자부심은 동진산악의 생존, 나아가 업계 트렌드를 선도하는 원천이 됩니다. 특히 80년대는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이 국내에서 잇따라 열려 대기업들이 레저·등산 분야로 우후죽순 뛰어들던 때.

강 회장은 품질이 아니고선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 거봉 멤버들에게 제품을 가장 먼저 검증하도록 했지요. 다른 업체들이 필드테스트를 생략하던 때인 만큼 전문 산악인에게 테스트를 받은 동진산악의 물건은 확실히 달랐습니다.

‘돈에 혈안이 돼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되지 않겠다. 산사람이 산에서 안전하게 등반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전문업체가 갈 길이다.’
이는 당시 언론 보도를 통해서도 알 수 있는 사실.

◇ 캠핑용 텐트 방수불량 많다 = 시판중인 캠핑용 텐트는 튼튼하기는 하지만 방수 상태가 대체로 불량한 것으로 밝혀졌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6개 업체의 4·5인용 돔형 텐트에 대해 품질시험을 실시한 결과 봉제방법, 끝마무리, 원단강도 등은 모두 양호했으나 ○○○스포츠, ○○레포츠, ○○물산, ○○산맥 등 4개사 제품의 방수 상태는 불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략) 동진의 제품(조우니돔)만이 모든 시험항목에서 합격 판정을 받았다. - 경향신문 1988년 8월 1일자 기사 中

동진산악은 그렇게 전문 동계용 텐트, 의류의 신소재 채택, 암벽화와 등산화의 개발, 릿지 매트(Redge Mattress)의 국내 최초 개발 등 획기적인 기술력을 선보이며 등산장비 전문업체로서의 입지를 다져갔습니다.

☞ 1992년 ‘㈜동진레저’로 상호 변경

1993년엔 고어텍스 원단을 도입했습니다. 다른 좋은 원단도 많은데 굳이 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느냐는 직원들의 의견에 최상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선 꼭 필요한 일이란 설명을 덧붙였지요.

☞ 1996년 ‘블랙야크’ 브랜드화 - 1993년 히말라야 원정에서 야크를 목격. 그 강인한 인상과 신비로움에 반한 게 계기

이후에도 강 회장은 소재와 기능을 향한 욕심을 이어갔습니다. 90년대 중반 국내 최초로 고어와 듀폰이란 첨단 소재를 동시에 적용한 재킷을 선보였을 땐, 등산용 기능과 아웃도어 웨어로서의 패션 간 조화의 성공이란 호평을 듣기도 합니다.

▲1999년 고어텍스 등산화 첫선···불량률 0.01%
▲2002년 방풍발수통기성 소재 에픽 원단 국내 첫 도입
▲2002년 전자파·정전기 차단 등의 효과를 지닌 실버테크 원단 적용
▲2011년 업계 최초로 인체공학 ‘등판’ 시스템 기술을 적용한 등산 배낭 출시

이렇듯 강 회장은 산악인이란 자긍심을 기반으로 ‘많이 팔기’보단 ‘잘 만들기’에 방점을 두며 경영에 임해왔습니다. 요즘 자주 쓰이는 ‘성공한 덕후’란 용어가 어쩌면 그에게 가장 걸맞은 수식어일 터.

☞ 2010년 ‘㈜블랙야크’, ‘㈜동진레저’ 독립법인 설립
☞ 2018년 블랙야크, 3대륙 22개국에 진출

산 정상에 오르는 데는 꼼수가 통하지 않습니다. 필요한 건 든든한 다리와 포기하지 않겠다는 다짐의 연속뿐. 강태선 회장에게 산에서 배운 경영철학이 있다면, 아마도 그것이 아닐 런지요.

‘끝내 넘어야 할 산은 내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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