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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그룹 보스상륙작전-퍼시스그룹①]창업주 손동창 회장 2선후퇴···경영승계 막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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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회장은 ‘퍼시스홀딩스’, 손 부사장은 ‘일룸’
지분구조 2개축···아버지와 아들 각각 지배해
손 부사장 지주사 지분 낮아 완전 승계는 아직
손 회장 홀딩스 지분 증여 마쳐야 비로소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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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현정 기자

국내 사무용 가구업체 1위인 퍼시스그룹의 창업주 손동창 회장의 경영승계 작업이 막바지로 치닫고 있다. 장남 손태희 퍼시스 부사장을 정점으로 하는 또 하나의 지배구조 축을 만든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스스로 사내이사직에서 물러나면서 경영권도 사실상 아들에게 넘겼다.

퍼시스그룹은 손 회장이 1983년 창업한 회사로 최근 2세 승계 작업이 한창 진행 중이다.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이 이미 1994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전환한 것과는 완전히 다른 양상이다.

현재 퍼시스그룹의 지배구조는 손동창 회장→퍼시스홀딩스(옛 시디즈)→퍼시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와 손태희 부사장→일룸→시디즈(옛 팀스)·바로스로 이어지는 또 하나의 지배구조가 얽혀있는 상태다. 퍼시스 등 지주사와 그룹 모태 회사는 손 회장이, 일룸 등 ‘알짜’ 계열사는 손 부사장이 맡는 식이다.

그러나 이 지배구조를 만드는 과정이 투명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계속 제기되고 있다. 부자간 지분 증여가 거의 없었는데도 승계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점, 손 부사장이 지배하는 부실 계열사가 알짜회사로 탈바꿈 했다는 점, 이 과정에서 손 부사장이 일부 이익을 봤다는 점 등 탓에 ‘꼼수 승계’라는 지적이다.

손 부사장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구축은 2015년부터 진행됐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일룸의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손 회장이 보유한 일룸의 지분은 2014년 18.90%에서 2015년 난데없이 0%가 된다. 대신 손 부사장의 지분율은 2014년 2.07%에서 2015년 15.77%로 늘었고 장녀인 손희령씨 역시 0%에서 5.20%로 증가한다. 손 회장이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한 것이다.

이듬해인 2016년에는 퍼시스홀딩스가 갑자기 일룸의 지분 45.84%를 이익 소각한다. 회사 전체 지분의 절반 가까이 소각되면서 손 부사장과 손희령씨의 지분율은 29.11%, 9.60%로 증가했다. 2세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앉아 지분을 두 배 가량 늘린 것이다. 손 부사장과 손희령씨가 보유한 지분 외에 나머지는 일룸이 보유한 의결권 없는 자기주식이다. 즉, 사실상 손 부사장과 손희령씨가 100% 지배하는 회사다.

일룸은 2007년 퍼시스홀딩스에서 인적분할한 가정용 가구 회사로, 그룹 내에서 ‘캐시카우’로 꼽힌다. 일룸의 매출은 2010년대 들어 500억~7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지분 증여 직전 해인 2014년 전년 대비 56.52%나 증가한 994억원까지 치솟았다. 이어 2015년 1315억원, 2016년 1555억원, 지난해 1923억원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유지 중이다. 일룸이 고공성장하기 시작하자 자녀들에게 지분을 증여하고 이 지분을 두 배로 늘려줬다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지난해 4월에는 일룸을 시디즈의 최대주주로 만드는 작업이 진행됐다. 퍼시스홀딩스는 당시 보유 중이던 시디즈 지분 40.58% 전량을 모두 일룸에 넘겼다. 손 부사장이 일룸을 통해 시디즈를 지배하는 구조가 이때 만들어졌다.

시디즈는 2010년 퍼시스에서 인적분할해 설립된 교육용 가구 제조회사로 수년째 적자를 보고 있다. 2013년 대기업으로 분류되면서 조달시장에 참여하지 못하게 되자 매출이 급감하면서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지난 1분기 말 기준 직원이 13명에 불과할 정도다.

그런 시디즈에 퍼시스홀딩스가 올해 초 주력 사업인 의자 제조 및 유통부문을 325억원에 양도했다. 이 때 사명변경도 이뤄지면서 옛 시디즈는 현재의 퍼시스홀딩스가, 옛 팀스는 현재의 시디즈가 됐다. 부실 계열사를 알짜 회사로 만들어 아들에게 넘겨준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와 함께 지난해 9월에는 일룸이 그룹 물류·시공 회사인 바로스의 지분 55%를 시간외 대량 매매를 통해 취득한다. 퍼시스그룹에 따르면 손 회장이 보유 중이던 바로스의 지분 100% 전량을 지난해 6월 아들 손 부사장에게 증여했는데, 손 부사장이 이 중 55%를 일룸에 매각했다. 일룸이 손 부사장 남매의 회사라는 점을 고려할 때, 손 부사장은 바로스를 아버지로부터 넘겨 받았을 뿐만 아니라 지분 매각으로 이익까지 얻었다.

이로서 일룸, 시디즈에 바로스 등 대부분의 계열사를 손 부사장이 지배하게 됐다. 이 과정에서 손 회장과 손 부사장 사이에서 실제로 이뤄진 ‘증여’는 2015년 일룸의 지분을 넘긴 것과 지난해 바로스 지분을 넘긴 것 두 차례뿐이다. 계열사간 지분 처분 등 지배구조를 변경해 승계를 거의 완성한 셈이다. 관련업계에서 퍼시스그룹의 승계를 둘러싸고 뒷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손 회장은 지난해 대표이사 임기가 만료된 데 이어 올해 초에는 아직 임기가 2년이나 남은 사내이사직을 자진 사임했다. 회장직은 아직 유지 중이지만 손 부사장이 경영 일선 전면에 나서게 됐다.

다만 여전히 지주사인 퍼시스홀딩스에 대한 손 부사장의 지분율이 현저히 낮기 때문에 최종 승계까지는 몇 단계가 더 남아있다. 현재 손 부사장의 퍼시스홀딩스 지분율은 0.78%에 불과하다.

여기에는 여러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하나는 손 회장이 손 부사장에게 퍼시스홀딩스 지분을 증여하는 일반적인 시나리오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현재 손 부사장 쪽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룸을 퍼시스홀딩스와 합병하는 방안이다.

이외에 일룸이 시디즈와 합병해 우회 상장할 가능성도 시장에서 나오는 시나리오 중 하나다. 시디즈는 실적이 좋지 않긴 하지만 퍼시스와 함께 그룹 내 유일한 코스피 상장사다. 재무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우회상장에 최적화 돼있다. 두 회사가 합병할 경우 높은 주가를 유지해 유상증자 등으로 자금을 조달하면 승계 과정에서 필요한 ‘실탄’을 마련할 수 있다는 구상이다.

정혜인 기자 hi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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