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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날’ D-4···18만 ‘롯데맨’ 피마르는 시간

[위기의 신동빈]‘운명의 날’ D-4···18만 ‘롯데맨’ 피마르는 시간

등록 2017.12.18 10:34

이지영

  기자

롯데 총수일가·주요 경영진 등 9명 22일 1심 선고신 회장 구속땐 비상경영···日주주 변심 가능성 촉각

‘운명의 날’ D-4···18만 ‘롯데맨’ 피마르는 시간 기사의 사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경영비리’ 1심 선고가 4일 앞으로 다가왔다. 롯데는 마지막까지 신 회장의 무고함과 선처를 주장할 계획이지만 징역 10년의 무거운 중형을 구형받은 만큼 재판부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속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만약 신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될 경우 롯데가 추진 중인 10조원 규모의 해외사업과 지주사 체제 완성, 한일 롯데 통합경영 등에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특히 신 회장 구속으로 일본 주주들이 변심할 경우 한국 롯데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일본 롯데홀딩스의 대표이사직을 잃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최악의 사태를 대비해 신 회장은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주주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수십조원을 쏟아부은 중국시장의 불확실성이 해결되지 않은데다, 실형을 선고받은 경영진에 대한 불신이 잠재된 상황에서 주주들이 신 회장을 언제까지 믿을지 알 수 없다. 때문에 신 회장을 비롯한 롯데 18만 임직원들은 하루하루 피말리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22일 ‘운명의 날’···뉴롯데 좌초위기 = 이번 주 법원은 ‘롯데 경영비리’로 재판에 넘겨진 롯데 총수 일가 5명에 대한 1심 선고를 내린다. 기소된 지 1년2개월 만이다. 신 회장과 신격호 총괄회장,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 신영자 롯데장학재단 이사장, 서미경 씨 등 롯데 총수일가의 경영비리 혐의에 대한 1심 선고공판이 22일 서울지방법원에서 열릴 예정이다.

결심공판에서 이들은 각각 징역 10년(신동빈·신격호), 7년(신영자·서미경), 5년(신동주)을 구형받았다. 총수일가 뿐 아니라 채정병 전 롯데그룹 정책본부 지원실장과 황각규 전 운영실장, 소진세 전 대외협력단장, 강현구 전 롯데홈쇼핑 사장 등 주요 전문경영인들도 각각 징역 5년을 구형받아 같은 날 선고가 이뤄진다. 이 중 롯데 창업주인 신 총괄회장은 올해 95세의 고령인 데다 중증 치매까지 앓고 있어 그에게 과연 실형이 선고될지도 관심거리다. 만약 실형이 선고돼 법정 구속되면 영어(囹圄)의 몸이 되는 역대 최고령 재벌 창업주로 기록될 전망이다.

가장 큰 관심사는 역시 50년 넘게 롯데를 철권통치해온 부친에게서 그룹의 경영권을 넘겨받은 신 회장의 실형 선고 여부다.

신 회장에게 실형이 선고되면 지주회사 체제를 지향하는 ‘뉴롯데’ 전략 차질은 불가피하다. 오너 부재로 그룹 경영 자체가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신 회장은 다음 달 26일 국정농단 재판 선고도 앞두고 있다. K스포츠재단에 70억원대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기소된 신 회장은 지난 15일 징역 4년을 구형받았다. 개별 사건이어서 유무죄 판단 여부가 서로 영향을 끼치지는 않지만 기소된 혐의들의 법정형이 높아 실형 선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많다.

신 회장이 법정 구속될 경우 식품·유통 부문 이외 계열사들의 중간지주회사격인 호텔롯데의 상장 추진은 당분간 불가능할 전망이다. 한국거래소의 상장 규정상 회사의 경영투명성이 주요 상장 심사 요건이어서 심사 통과 자체가 어려울 것이기 때문이다.


◇가장 큰 변수는 일본주주 = 일본롯데의 ‘분리 경영’ 가능성도 제기된다. 일본에서는 회사 경영진이 재판에서 실형을 선고받으면 책임을 지고 이사직에서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신 회장이 실형을 선고 받으면 일본롯데홀딩스가 이사회나 주총 등을 통해 신 회장의 대표이사직 해임을 결의할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이런 상황을 대비해 신 회장은 촘촘하게 잡혀있는 공판일정을 피해 직접 일본으로 건너가 주주들에게 읍소하며 설득했다.

현재 일본롯데홀딩스는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佃孝之) 사장이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데, 이 경우 일본롯데홀딩스 이사회의 실권은 다카유키 사장을 비롯한 일본인들이 장악하게 된다. 일본롯데의 지주사인 일본롯데홀딩스는 광윤사(28.1%),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20.1%), 임원지주회(6%) 등이 주요 주주이며 신 회장의 지분율은 1.4%에 불과하다.

◇실형 선고때 쓸 수 있는 최후의 카드는 = 일단 롯데는 마지막까지 신 회장의 무고함과 선처를 주장할 계획이다. 어떡게서든 실형을 피하고 집행유예 선고를 끌어내는 것이 1차 목표다.

전혀 희망이 없는 것은 아니다. 롯데그룹 경영비리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졌던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의 경우도 9년의 무거운 구형을 받았지만 집행유예로 실형을 피했다. 1심 재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만약 실형이 선고되는 최악의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경우 롯데는 평창동계올림픽 카드를 꺼내 실형 집행을 유예해 줄 것을 주장할 예정이다. 그동안 평창 패딩, 평창 운동화 등 평창올림픽 마케팅에 사활을 걸로 나섰던 이유다. 평창올림픽이 끝날때까지는 실형을 유예하고 이후 성공적인 올림픽의 기여도 등을 주장해 형량을 줄이는 방안을 찾고 있다.

재판부에서 이를 받아들일 경우 신 회장은 동계올림픽이 끝날때까지는 형집행을 미룰 수 있다. 3개월의 시간 동안 신 회장은 일본 주주들의 변심을 박기 위해 중국을 설득해 마트 매각을 성사시켜야 한다.

그동안 신 회장은 평창동계올림픽 후원에 매우 적극적이었다.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와 공식 후원 협약을 체결하고 평창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국제신체장애인올림픽), 테스트 이벤트, 대한스키협회 등을 지원했다. 공식 후원사로 지정된 롯데면세점과 롯데백화점을 통해 각각 250억원씩 지원해 롯데그룹의 평창동계올림픽 총 후원금은 600억원에 달한다.

뉴스웨이 이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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