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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열 호반 ‘겸손경영론’ 먹혔다···대기업 반열

김상열 호반 ‘겸손경영론’ 먹혔다···대기업 반열

등록 2017.09.18 14:06

수정 2017.09.18 16:36

김성배

  기자

"밖에 나가서 사업 자랑 말라" 낮추기분양율 원칙, 가구수 등 리스크 관리 부채비율 낮고 현금력 탄탄 훨훨 비상잘나가도 몸 낮추기···이제 강남 간다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광주상공회의소)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사진=광주상공회의소)

김상열 호반건설 회장의 잘 나갈때일수록 몸을 낮추자는 겸손 경영론이 알려져 건설업계에서 비상한 관심을 끈다. 호반이 최근 주택은 물론 M&A시장 등에서 맹활약하며 7조원에 이르는 대기업 반열에 까진 오른 비결이 김 회장의 기고만장하지 않는 등 사업을 자랑하지 않은 자세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 나와서다. 특히 금호아시아나 인수·합병(M&A) 등 호반이 엄청난 확장력을 발휘하며 최근 SK증권 등 금융업 확장까지 엄청난 식욕을 보이고 있지만 질시와 부러움의 눈초리를 늘 경계해야한다는 그의 소신이 사업 전반을 이끌고 있다는 관측이다.

18일 건설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이달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준대기업 집단(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 기업집단)으로 지정된 호반건설은 자산총액 7조원으로 재계서열 47위까지 뛰어 올랐다. 지난 1989년에 창립해 불과 30년도 안돼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으로 전국 시공능력평가 13위 오르는 등 중견 업체를 넘어 이제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등 10대 건설사들과 어깨를 나란히하고 있다. 실제 업계 가장 큰 행사인 지난 7월 건설인의 날 행사에 전중규 호반건설 대표이사(총괄 부회장)가 대형건설사 CEO들과 함께 당당히 직접 참석하는가 하면 이달 결성된 대한건설협회 대기업 정책위원회에도 호반건설이 당당히 이름을 올려 업계가 이목이 쏠리기도 했다.

김 회장이 이끄는 호반의 사업 확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금호아시아나 인수 시도 등으로 금호와 함께 호남의 맹주로 인정받은 건 서막에 불과할 정도다. 호반건설은 임대주택 사업을 하며 현금을 마련해 최근에는 SK증권, 이베스트투자증권, 한국종합기술 등 M&A에서도 우량회사를 호시탐탐 노리며 성장에 대한 야망을 드러내고 있다. 이같은 확장력은 강력한 현금 동원력에서 비롯된다. 실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그룹 주력사인 호반건설의 지난해 기준 현금성 자산은 4457억원, 1년 안에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자산도 1조1316억원에 달한다. 부채비율은 18.7%에 불과하며, 계열사를 다 합한 부채비율도 46.3% 수준에 그친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종합건설업체의 평균 부채비율은 132.5%에 이른다.

무엇보다 김 회장의 몸을 낮추는 겸손경영론이 알려져 이목이 집중된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김 회장은 평소에 회사 외부에 나가서 사업자랑을 되도록 하지말라고 임직원 입단속을 하는 등 겸손한 자세를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주택사업이 승승장구하고 급기야 대기업 집단에 까지 이름을 올리는 등 수직상승하고 있다고 기고만장해선 안된다는 초심을 임직원들에게 주지한 것이라는 관측이다. 울트라 건설 인수는 물론 시도때도 없이 대우건설 등 대기업 인사 후보에 오르다보니 사업이 잘나갈 때 더 시기의 대상이 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의 리스크 관리 경영도 재조명 받고 있다. 김 회장이 고수한 ‘분양률 90% 원칙’과 ‘무차입 경영’은 회사가 견실하게 성장하는 데 밑거름이 됐다. 이미 분양한 단지의 누적 분양률이 90%를 넘지 않으면 아예 신규 분양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 미분양 위험을 피했고, 빚을 최소화하는 경영 방식으로 곳간 또한 두둑하게 쌓았다. 게다가 가구수도 대단지 보다 리스크를 줄인 중규모 단지를 선호하는 등 위험을 피해 지금의 대기업 호반을 일구었다는 분석도 나온다. 낮은 자세를 취하는 김 회장의 눈은 신사업 뿐만 아니라 강남 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으로 더 높은 곳을 주시하고 있다. 서울 신반포 7차와 방배경남아파트에서 연달이 고배를 마신 호반은 최근에도 방배14구역에서 GS건설과 경합했으나 석패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강남 입성 의지가 워낙 강해 앞으로도 지속적인 도전이 예상돼 성과로 이어질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이 대기업 반열에 오른 만큼 이제 강남 등 메이저리그에 진출해 전국구 브랜드로 거듭날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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