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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도시바 진영 합류···최태원의 묘수 적중

SK하이닉스, 도시바 진영 합류···최태원의 묘수 적중

등록 2017.06.22 00:04

강길홍

  기자

‘한미일 연합’ 우선협상자 선정SK 측, 자금 융자 형태로 참여향후 도시바와 협력 가능성 높여중국·대만 업체 시장 진입도 막아

SK하이닉스, 도시바 진영 합류···최태원의 묘수 적중 기사의 사진

도시바의 반도체 사업 매각에서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묘수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SK하이닉스는 당초 도시바 인수전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에 최 회장은 지분 인수 대신 자금 융자 방식을 선택했고 결국 도시바 진영에 합류하면서 향후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게 됐다.

2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도시바가 일본 산업혁신기구(INCJ)와 미국 베인캐피털,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한국의 SK하이닉스가 결성한 한미일 연합을 반도체 사업 매각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한미일 연합은 2조엔(20조5000억원) 가량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하이닉스는 지분 투자가 아닌 베인케피털에 자금을 융자하는 형태로 참여했다. SK하이닉스의 투자액은 3000억엔 수준인 것으로 추정된다.

당초 SK는 도시바 반도체 인수전에서 뒤쳐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한미일 연합에 참여하면서 도시바 진영의 한축을 이루게 됐다.

반도체 업계의 뜨거운 관심사였던 도시바 인수전에는 SK하이닉스를 비롯해서 미국 브로드컴, 대만 훙하이 등이 참여해 경쟁을 벌였다.

특히 훙하이는 3조엔이라는 막대한 인수가액을 적어냈고 브로드컴도 2조2000억엔을 제시해 SK하이닉스가 포함된 한미일연합보다 높은 가격을 제시했다.

그러나 도시바가 외국 기업에 넘어가는걸 바라지 않았던 일본 정부의 입김이 작용하면서 결국 INCJ가 포함된 한미일 연합이 우선협상자로 선택되는 반전을 일궈냈다.

베인케피탈과 손잡은 최 회장의 묘수가 적중했다는 평가다. 최 회장은 지난 4월 “도시바와 협업할 수 있는 여러 방안을 모색하겠다”며 “단순히 기업을 그냥 돈주고 산다는 개념에서 더 나은 개념을 생각해서 접근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도시바와의 윈윈을 추구했던 이 같은 방식이 결국 한미일연합이 경쟁자를 따돌리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는 결과를 낳았다.

한미일연합은 SPC(특수목적회사)를 설립해 도시바 반도체의 지분 51%를 취득하고 나머지 49%는 도시바 측이 보유하도록 하는 경영자매수(MBO) 방식 딜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영권을 확보하되 도시바 측도 지분을 보유하도록 하면서 도시바가 해외 기업으로 넘어가는 꺼려하던 일본 정부도 만족시키는 방안이다.

도시바도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한미일 연합이 가치 측면에서나 임직원 고용 승계, 민감한 기술 일본 유지 면에서 가장 좋은 제안을 내놨다”고 밝혔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도시바 진영 합류가 어떤 성과를 가져올지는 아직까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당초 SK하이닉스는 도시바 인수를 통해 상대적으로 열세인 낸드플래시 부문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지만 단독 투자 형태가 아닌 만큼 기술 제휴 등이 이뤄질 수 있을지 확실치 않다.

또한 자금을 대는 형태로 컨소시엄에 합류한 만큼 경영 참여가 어느 정도 가능할지 아직까지는 확실치 않다. 이 때문에 향후 투자액에 대해서도 경영 성과가 아닌 정해진 이자를 받는 수준에 그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K하이닉스가 한미일 연합에서 유일하게 현재 반도체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향후 도시바와의 협력 가능성은 열려 있는 셈이다.

또한 도시바가 중국이나 대만 업체에 인수되지 않음으로써 새로운 경쟁자의 시장 진입을 막았다는 측면에서도 의의가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SK하이닉스가 당장 도시바와 협력 관계를 구축한 것은 아니지만 향후 지분 투자나 기술제휴 등의 가능성은 높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새로운 플레이어의 시장진입을 막아냈다는 점도 SK하이닉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도시바와 협력 관계에 있던 웨스턴디지털(WD)이 도시바 반도체 매각에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점은 향후 매각 과정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웨스턴디지털은 도시바에 반도체 사업 매각 절차 중단을 요구하는 한편 지난달 국제상공회의소(ICC) 산하 국제중재재판소에 매각 중단 중재도 요청한 상태다.

뉴스웨이 강길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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