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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미스터 블랙’ 유인영, 연기 욕심으로 똘똘 뭉친 당찬 배우를 만나다

[인터뷰] ‘굿바이 미스터 블랙’ 유인영, 연기 욕심으로 똘똘 뭉친 당찬 배우를 만나다

등록 2016.05.31 07:32

금아라

  기자

유인영,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유인영, 사진=플라이업엔터테인먼트 제공

MBC '굿바이 미스터 블랙' 종영 후 얼마의 시간이 흘렀음에도 유인영은 혼란스러워보였다. 작품을 끝낸 소감을 묻자 "이번 인터뷰가 가장 어려운 것 같다"고 답하며 당황해했다. 기본적인 질문에 머뭇거리는 유인영을 보며 순간 당혹스러웠지만 이내 고개가 끄덕여졌다. 그만큼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유인영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한 작품이었다.

"보통 작품이 끝나면 기분이 허하고 섭섭하거나 후련하다는 등 감정이 명확했어요. 그런데 아직까지 이 작품('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잘 모르겠어요. 드라마 속 감정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 같아요. 촬영하면서도 '벌써 18부네. 다음주면 끝이네'라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너무 시간이 빠르게 느껴져서 실감이 안나네요"

유인영은 매 회 방송 모니터를 하며 자신의 연기를 곱씹어봤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스스로가 "욕심을 지나치게 많이 냈다"며 안타까워하는 모습을 보였다.

"정말 잘하고 싶었어요. 다른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죠. 그래서 오버스럽게 보였을 수도 있어요. 대중에게 한번에 훅 다가가서 '유인영이 이런 모습도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끔 해드리는 것이 바람이었어요. '유인영이 확 달라졌다'라는 반응을 봤으면 더할 나위 없었겠지만 (그러지 못한 것 같아서)개인적으로는 아쉬워요"

대중은 유인영이라고 하면 보통 악녀, 센 언니 이미지를 떠올린다. 그간 거쳐간 작품들이 만들어낸 일종의 고정관념인 셈이다. 유인영은 여기서 탈피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다하고 있었다.

하지만 대중의 생각은 쉽게 바뀌지 않았고 한때 그것은 유인영 스스로를 옭아매는 올가미로 작용했다.

"전에는 많이 속상했었어요. 저 혼자 마음 고생이 심했었죠. 이것저것 보여드리고 싶은데 마음대로 되지도 않았고 다양한 연기를 못 보여드리는 것 같아 아쉬움이 정말 컸어요"

그러나 시간이 흐르고 30대에 접어들면서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시간이 지나니까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되더라구요. '속상하다'고 여겨 달라지는 것은 없으니까요. 고정 이미지라도 가지고 있다고, 그것이 장점이라고 여기게 됐어요. 무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한 거죠(웃음).'별에서 온 그대'(2014)와 '기황후'(2014)를 하게 된 이유도 거기에 있어요. '이미지가 한정되고 역할이 작아도 임팩트가 있는 거면 크게 상관없이 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라는 생각, 결과적으로 그 생각이 잘 맞아 떨어졌어요"

이번 윤마리 역을 맡으면서 느낀 아쉬움은 없었을까. 유인영은 무엇보다 마리가 가진 세밀한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 공을 들였다고 말했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 유인영, 연기 욕심으로 똘똘 뭉친 당찬 배우를 만나다 기사의 사진

"초반에는 평소 모습을 반영하고 싶었어요. 친한 사람들과 있을 때 실제 제 모습을요. 중간 즈음에는 지원이와 선재 사이의 갈등을 나타내는데 신경을 썼어요. 두 남자 사이에서 얕은 감정 기복들을 나타내는 것이 좀 힘들었고 그리고 아쉬웠어요. 제대로 표현하지 못했을 때 마리가 대중에게 비호감 캐릭터로 비춰지게 될 것 같았어요. 저 때문에 마리가 피해볼까봐 신경이 많이 쓰였었죠"

유인영은 이번에 김강우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다. 연기호흡에 대해서 "정말 좋았다"며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김강우 선배와는 연기를 처음 해봤어요. 70%가 선재와 붙는 신이다 보니 좋았죠. 사실 이번 작품으로 처음 뵙는 분이라 촬영 전에 주변 분들한테 여쭤봤었어요. 다행히 다들 좋게 얘기해주셨죠. '너랑 잘 맞을거야'하구요. 그래서 촬영 들어가기 전부터 '다행이다' 라는 마음으로 들어갔어요. 주변 분들 말대로 오빠가 중심을 잘 잡아주셨어요. 제가 흔들리고 혼란스러울 때마다 따라갈 수 있는 기둥이 됐죠. 의지가 많이 됐었어요"

'굿바이 미스터 블랙'은 결말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 말들이 많았다. 민선재라는 인물을 연민이 가는 인물로 만들기 위한 엔딩이 아니었냐는 지적이 있었던 것. 이에 대해 유인영은 "최선의 엔딩이었다"며 말을 이어갔다.

"현실적으로 봤을때 저도 그랬을 것 같아요. 지금 마리한테는 아무것도 남아있는 것도 없고 선재만큼 사랑해준 사람은 없었구요. 마리가 나쁜 캐릭터는 아니에요. 전 마리가 나쁘게 보이지 않았으면 했어요. 마리가 선재를 기다리게 된다는 것, 개인적으론 딱 맞춤 결말이다 싶었죠"

유인영은 '굿바이 미스터 블랙' 전부터 쉴새없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왜 이렇게까지 자신을 몰아 붙이는지 묻자 오히려 반문해왔다.

"시너지 효과를 내려면 제가 뭔가를 해서 기회를 만들어야 가능한 일이지 않나요? 그리고 원래도 잘 안쉬는 편이에요. 가만히 있으면 제 자신을 채찍질을 하죠. 쉬는 기간이 길면 저만 도태되는 느낌이 들어요. 다른 사람들은 열심히 하는데 나만 안하는 것 같고. 이런 생각 때문에 일을 해왔던 것 같아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되기 위해 끊임없이 (작품활동을 하는)것이 제겐 맞다고 생각해요"

이러한 배우로서의 열정은 결혼관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었다. 결혼에 관한 질문에 유인영은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요"라고 운을 떼며 웃었다.

"결혼은 현재로써는 전혀 생각이 없어요. 옛날부터 '결혼은 그간의 삶을 벗어던지고 시작해야 하는, 새로운 삶의 시작이다' 라는 생각을 해왔어요. 그래서 미루고 싶어요. 결혼하기에는 아직 아쉽고 아깝고 어느 때는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어서요"(웃음)

유인영은 어느 누구보다 연기에 대한 욕심이 돋보이는 이였다. 자신을 다잡고 앞서 나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배우. 앞으로도 보여질 유인영의 활약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굿바이 미스터 블랙’ 유인영, 연기 욕심으로 똘똘 뭉친 당찬 배우를 만나다 기사의 사진


금아라 기자 karatan5@

뉴스웨이 금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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