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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모리, ‘오너를 위한’ 황당한 변명

[기자수첩]토니모리, ‘오너를 위한’ 황당한 변명

등록 2016.03.28 13:31

수정 2016.04.27 09:23

정혜인

  기자

입사 7개월의 회장 딸 사내이사 선임토니모리 ”경영 참여보다는 책임 강화 목적”일 배우는 단계서 무슨 책임질지 의문

토니모리, ‘오너를 위한’ 황당한 변명 기사의 사진

“업무를 배우는 단계지만 대주주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입사 7개월 차’의 배해동 토니모리 회장 장녀가 사내이사로 선임된 것에 대해 토니모리가 “책임경영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내놓고 있다.

28일 열린 토니모리의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배 회장의 장녀 배진형 씨를 사내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이 원안대로 통과됐다. 배진형 씨는 1990년 생으로 지난해 9월 토니모리에 입사한 사원이다. 입사전 사회경력도 전무하다.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그가 ‘입사 7개월’의 사원이라는 점에서 법적인 책임과 의무를 지는 등기임원이 되기에는 경험과 자질이 부족하다는 논란이 불거졌다.

토니모리 측은 “배진형 씨는 지금 회사 업무에 대해 배우는 단계”라며 “이번에 그가 사내이사에 선임된 것은 경영에 참여한다기보다는 경영권을 지배하고 있는 대주주로서 책임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이해해달라”고 설명했다. 배진형 씨는 토니모리 지분의 약 8.50%인 100만주를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일을 배우는 단계에 있는 사원이 회사 경영의 책임을 진다는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이사는 이사회의 일원으로서 많은 일을 수행해야 한다. 상법상 “회사의 중요한 자산의 처분 및 양도, 대규모 재산의 차입, 지배인의 선임 또는 해임과 지점의 설치·이전 또는 폐지 등 회사의 업무집행” 등의 권한을 갖는다.

지난 1월 공시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토니모리의 이사회 역시 “법령 또는 정관에 정해진 사항, 주주총회로부터 위임받은 사항, 회사 경영의 기본 방침 및 업무 집행에 관한 ‘중요 사항’을 의결하고 있다”고 나와 있다. 또 지난해 3월 공시된 감사보고서에서도 “전략적 의사결정을 수행하는 이사회를 최고의사결정자로 보고 있다”고도 적시하고 있다.

특히 상법 제382조에서는 “이사는 법령과 정관의 규정에 따라 회사를 위해 그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입사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은 데다가 현재 회사 일을 배우고 있는 배진형 씨가 이 같은 이사의 의무를 충실하게 이행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

이사가 중요한 의무와 책임을 지고 있기 때문에 토니모리의 기존 사내이사인 배해동 회장과 홍현기 경영지원본부장은 2015년 기준 분기당 평균 7300만원의 보수를 받았다.

논란을 의식한듯 배진형 씨는 이날 주총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일반적으로 신규 사내이사 선임 후보가 주총에 참석한다는 점에서 ‘책임’을 다하겠다는 대주주로서의 행동은 아니었다.

물론 일부 대기업의 총수들이 보수 공개를 기피하며 등기임원을 맡기 꺼려하는 것과 비교하면 이번 토니모리 오너 일가의 행보는 어느 정도의 의미는 있다고도 볼 수 있다. 대주주로서의 책임을 강화하는 것, 물론 좋다. 그러나 그 책임을 제대로 다할 수 있을 때까지 시간을 두지 못한 토니모리의 ‘섣부른’ 사내이사 선임은 큰 아쉬움을 남긴다.

정혜인 기자 hij@

뉴스웨이 정혜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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