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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렛 성지' 입성한 롯데 가산점 가보니

[르뽀]]'아울렛 성지' 입성한 롯데 가산점 가보니

등록 2016.02.02 18:07

수정 2016.02.03 10:09

황재용

  기자

지난날 달 말 ‘롯데 팩토리 아울렛 가산점’ 오픈이벤트홀 등 인파 몰려···대대적인 프로모션 전개기존 지역상권과 상생 문제는 풀어야 하는 과제

당초 상생은 없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29일 ‘롯데 팩토리 아울렛 가산점’을 개장했다. 인천 항동점에 이은 롯데의 두 번째 공장형 아울렛으로 가산점은 오픈 전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다. 롯데백화점이 기존 아울렛인 패션아일랜드를 장기임대해 국내 최대 아울렛 상권인 가산동에 진출했기 때문이다.

또 가산동에 위치한 중소 아울렛과 지역상인들은 지난해 11월부터 롯데가 거대 자본으로 지역·영세상권을 파괴한다고 주장하며 가산잠의 오픈 철회를 주장해왔다. 이에 관심과 잡음이 끊이지 않는 가산점을 직접 찾았다.

]'아울렛 성지' 입성한 롯데 가산점 가보니 기사의 사진


◇절반의 성공 거둔 가산동 아울렛 오픈=30일 오전 가산동은 ‘아울렛의 성지’라는 이름값을 보여주듯이 이른 시간부터 사람들로 붐볐다. 가산점에도 많은 발길이 이어졌지만 첫인상이 좋지만은 않았다.

가산점에 도착했을 때는 지하철 출구, 버스정류장, 가산점 출입문 좌우 인도 등에서 아르바이트생들이 연신 전단지를 돌리고 있었다. 가삼점의 그랜드 오픈을 기념해 할인한다는 것이 주요 내용이지만 이를 받고 곧바로 버리는 사람이 대부분이라 가산점 앞 거리는 상당히 지저분했다.

특히 가산점을 방문하기 위해 차량을 이용하는 고객을 유도하는 주차요원이 서툴렀다. 사람들이 길을 건너는 상황에서 차량을 유도해 사고가 날 수 있는 아찔한 순간이 여러 차례 연출됐고 사람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하지만 가산점 내부는 오픈 이틀째라 상당히 깨끗했고 정리정돈이 잘 된 느낌을 줬다. 곳곳에 ‘아울렛을 한번 더 할인하다!’라는 가산점의 모토가 현수막으로 걸려 있었고 각 매장도 최대 70% 할인한다는 내용을 적극적으로 선전했다. 지상 1~3층 공간 1만1900㎡에 들어선 139개 브랜드 모두 마찬가지였다.

그중 1층에 위치한 롯데 아울렛 최초 직매입 자주샵인 ‘롯데 아울렛 스토어’와 이벤트홀 등은 인파가 가득했다. 여러 브랜드의 상품을 비교하고 구매할 수 있도록 2~5개 브랜드를 한 공간에 선보이는 대형 패션 그룹관도 인기가 많았다.

다만 전체적인 방문객이 적었다. 근처 아울렛과 비교해 고객이 적지는 않았지만 주말인 토요일과 롯데라는 대기업, 오픈을 기념하는 대대적인 프로모션이 전개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분명 아쉬운 부분이다.

매장별로 상품 구성이 다양하지 못하다는 것이 보완해야할 부분이었다. 핸드백과 화장품 등의 상품군을 포함해 아울렛의 전반적인 상품 라인업이 부족하다는 고객들의 평이다.

1층부터 3층까지 한 차례 매장을 돈 후에는 개선점이 필요한 부분이 보였다. 한 아웃도어업체는 아직 롯데백화점과 계약이 마무리되지 않아 해당 매장에서는 마일리지, 경품 이벤트 등의 혜택을 이용할 수 없었다. 3층에서는 아직 식음업장 공사가 이어지고 있었고 화장실에서는 페인트 냄새가 나는 등 환기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가산점을 방문한 한 고객은 “사람들로 붐빌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사람이 적어 쇼핑하기 나쁘지 않았다. 가격이 다른 곳보다 다소 싼 것 같지만 브랜드별로 상품이 다양하지 않았고 일부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부분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렛 성지' 입성한 롯데 가산점 가보니 기사의 사진


◇‘상생’ 위한 행보는 어떻게?=앞서 말했듯 오후 2시 가산점은 주출입문 앞에서 버스킹공연을 선보였다. 오픈을 기념하는 행사였지만 이내 다른 사건이 발생했다.

공연 시작 후 30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가산동 아울렛 상권을 형성해왔던 지역상인들을 중심으로 한 금천패션아울렛단지연합회가 공연장 앞에서 가산점 오픈 규탄집회를 시작했다.

이들은 이미 사전에 건 현수막 앞에서 집회를 열었고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전단지를 배포하며 자신들의 억울함을 호소했다. 또 이 자리에서 이들은 롯데그룹이 거대 자본을 앞세워 영세상인들의 지역상권을 파괴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들은 롯데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고 협의를 위한 자리에 나올 때까지 매일 규탄집회를 이어가겠다고 한다. 가산점을 오픈하지 않겠다고 밝혔던 것과 달리 롯데가 조용히 오픈을 준비하며 갑작스럽게 오픈을 진행한 만큼 직접 만나지 않는 이상 신뢰할 수 없다는 얘기다.

서범석 금천패션아울렛단지연합회 회장은 “롯데는 입점을 추진하면서도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며 오픈을 모른 척했다. 이렇게 문을 연 가산점을 통해 롯데가 지역상권을 장악하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현재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지역상권과 영세상인을 지키기 위해 이런 사실을 적극적으로 알리는 것 뿐이다. 지역상권 수호를 위해 다양한 방안을 강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또 연합회의 집회가 끝나고 늦은 점심식사를 위해 가산점이 위치한 SJ테크노빌 지하 식당가에 내려갔는데 여기서도 지역상인들과의 마찰이 있었다.

가산점은 아울렛 3층 일부 공간을 식당가로 구성했다. 이날도 화로구이로 유명한 돈돈과 쭈꾸미시스터즈 등 맛집을 비롯해 김밥과 핫도그 분식점 등 음식점 5개점와 와인 취급점 등이 장사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SJ테크노빌 지하 28개 상점의 상가번영회는 3층 식당가를 둘러싸고 가산점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지하 식당가와 아울렛 식당가가 동일한 음식을 파는 것이 갈등의 시작이었다.

지하 식당가 상인들은 이미 문을 연 음식점의 폐점보다는 3층 아울렛 식당가를 자신들과 동일한 위치인 지하상가에서 운영해달라고 지난 29일 롯데 측에 요구했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롯데가 이를 묵살했고 아직까지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이에 지하 식당가 상인들은 크게 반발해 현재 연합회와의 연대 등 다양한 투쟁방안을 강구하고 있는 중이다. 지하 식당가 한 음식점 대표는 “우리가 원하는 것은 상생이다. 하지만 롯데는 우리의 의견을 무시한 채 자신들만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며 “도대체 롯데가 말하는 상생이 어떤 것인지 궁금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에 대해 롯데는 상생을 위한 노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경쟁력 상실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기존 아울렛 사업자인 패션아일랜드를 장기 임대해 운영하는 만큼 오히려 기존 사업자의 회생을 돕고 있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는 것.

아울렛 관계자는 “2년 이상 지난 장기 재고의 구성비가 높은 아울렛의 특성을 살려 기존 아울렛과의 상품 중복과 경쟁을 최소화했다. 문제가 되고 있는 지역상권과의 상생을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고 해명했다.

황재용 기자 hsoul38@

뉴스웨이 황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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