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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많던 대우증권 인수전···금융 거물들 머리 싸움 본격화

말많던 대우증권 인수전···금융 거물들 머리 싸움 본격화

등록 2015.12.03 12:59

수정 2015.12.03 13:34

김아연

  기자

너도 나도 “우리가 적임”··· 실탄 준비 끝났다

말많던 대우증권 인수전···금융 거물들 머리 싸움 본격화 기사의 사진


KDB대우증권 매각 본입찰 마감이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업계 판도를 바꿀 인수전에 금융 거물들의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

앞서 산업은행은 지난 11월30일 KDB대우증권과 산은자산운용의 본입찰 일정을 오는 21일로 확정하고 입찰자들에게 최종입찰 가격과 자금 조달 방안, 경영 계획 등을 제출할 것을 요구한 바 있다.

현재 인수전에 뛰어든 곳은 KB금융, 미래에셋증권, 한국투자증권, 대우증권 노조 등으로 벌써부터 자신들이 적임자라고 주장하며 전략싸움과 판돈 마련으로 분주하다.

◇절실한 KB금융, 한국형 BoA메릴린치 목표

KB금융지주는 은행과 증권 결합을 통해 ‘한국형 BoA메릴린치’로 도약한다는 목표 아래 KDB대우증권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실제 BoA지주는 메릴린치를 인수해 자산관리(WM) 부문을 종전 전체의 10%에서 20% 이상으로 끌어올렸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이번 인수전에서 2년 넘게 공석이었던 지주 사장 자리까지 만들며 심혈을 기울였다.

또 예비입찰서 제출 이후에는 대우증권에 대한 데이터룸 실사에 착수한 데 이어 그룹 재무 및 전략담당 임원과 실무자들이 지난 19일과 25일 대우증권이 진행한 설명회에 각각 참석해 본입찰 참가 전략을 다듬었다.

특히 자금력에서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KB금융지주는 자회사 국민은행에서 배당금 2000억원 상당을 받고 회사채 발행에도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 후 KDB대우증권 주식을 담보로 국민은행으로부터 인수금융을 받는 것도 가능하다.

KB금융지주가 이처럼 대우증권 인수에 적극적인 이유는 KB금융이 금융지주로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이기 때문이다.

그간 KB금융은 은행 의존도가 높고, 비은행 부문 계열의 비중이 작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혀왔다. KB금융지주의 은행과 비은행의 사업비중은 현재 8대2 정도로 KB투자증권의 자가자본은 5000억원대에 불과하다.

그러나 KB금융지주가 상반기 자본총계가 4조3049억원인 대우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과 합병하면 1위인 NH투자증권을 넘어설 뿐 아니라 비은행권 강화까지도 꾀할 수 있다.

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왼쪽부터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


◇미래에셋, 메가 IB로 발돋움···글로벌IB와 경쟁
미래에셋증권 역시 자본 10조원의 대형 증권사로 키워 글로벌 IB들과 맞선다는 명분에서 이번 대우증권의 인수에 적극적이다.

앞서 미래에셋증권은 최근 이사회를 열고 운영자금 조달을 위해 현재 총 발행 주식인 4395만8609주에 대해 1조2066억6381만7050원을 주주배정증자 방식으로 유상증자키로 결정, 약 9500억원을 확보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인수가 확정되면 KDB대우증권 주식을 담보로 은행권에서 7000억원을 차입하는 인수금융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기자본 3500억원 가량을 더하면 인수자금은 충분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3분기 말 기준 1309억원 규모의 현금과 현금성자산, 1조8680억원 규모의 매도 가능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국내에서 고만고만한 경쟁을 하기보다는 몸집을 키워 글로벌 IB들과 경쟁하겠다는 명분도 충분하다.

업계에 따르면 박현주 미래에셋 회장은 브로커리지가 강한 증권사 인수를 꾸준히 검토해왔으며 자본확충에 대한 의지 역시 강해 대우증권의 인수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최적의 방안으로 떠오른다.

유상증자에 성공한 미래에셋증권이 대우증권까지 인수하면 자기자본만 7조원이 넘는 업계 1위의 초대형 증권사로 재탄생하게 된다.

KB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해 KB투자증권과 합병하면 자기자본 측면에서 NH투자증권을 근소하게 앞지르겠지만 실상 다른 대형사들과 비교하면 눈에 띄는 차별성을 갖지 못한다.

최현만 미래에셋 수석부회장은 “가격만 맞으면 인수할 수 있다”며 “그래도 (대우증권과)제일 비슷하기도 하고 우리가 인수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국투자금융지주, 대우증권 인수로 재도약 발판
한국투자금융지주는 가장 늦게 뛰어들었지만 이번 인수전에서 최대 다크호스로 평가받는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대우증권 인수전이 공론화되던 올해 상반기부터 대우증권 인수를 위한 사전 검토 시너지를 조용히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국금융지주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남구 부회장은 지난 2004년 동원증권 사장에 오른 후 동원증권보다 훨씬 몸집이 큰 한국투자증권을 인수해 업계 '빅4' 중 하나로 키운 경험이 있어 이번 인수전 성공 시 다시 한 번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평이다.

또 일각에서는 구 동원증권과 한투증권의 통합 10주년을 맞이해 ‘아시아 대표 투자은행’으로 도약을 다짐한 만큼 김 부회장이 이번 인수전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대우증권을 인수, 한국투자증권과 합병할 경우 자기자본 7조5000억원 이상의 메가톤급 증권사로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

이를 위해 한국투자증권은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지주에서 5000억원 가량을 지원받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회사채 발행도 검토중이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자금을 대여하는 방안을 함께 고려하고 있다.

◇막판 복병 노조, 국민주 공모로 도전
대우증권 노조는 이번 인수전에서 복병으로 지목된다. 앞서 대우증권 직원들은 우리사주조합 형태로 이번 인수전에 도전장을 냈다.

노조는 국민주 공모 방식으로 인수 자금을 조달한다는 계획을 세워두고 인수자로 최종 선정되면 경영 안정화 차원에서 현 경영진을 유임시킬 방침이다.

또 오는 19일에는 경기도 한 수련 시설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이후의 대응 방향을 결정하고 요구 사항을 구체화할 예정이다.

직원들이 이처럼 인수전에 적극적으로 나선 이유는 같은 업종의 대형 증권사인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새 주인이 되는 방안을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본사는 물론 중복 지점이 많아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이 예상되는 탓이다.

대우증권 노조 관계자는 “국민 공모주 방식으로 1조2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 가량을 투자받을 계획”이라며 “본입찰 전에 국민주 공모를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등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연 기자 csdie@

뉴스웨이 김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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